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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는 욕설 문자 메시지, 알고보니 발신처가 구청"



부산

    "느닷없는 욕설 문자 메시지, 알고보니 발신처가 구청"

    구청 민원인 등 휴대전화번호 도용해 욕설 문자메시지 살포
    조사 결과 발신처는 구청 사무실
    수사 의뢰받은 경찰, 발신자 확인 작업

    부산의 한 구청에서 민원인 등에게 욕설 문자메시지가 발송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부산CBS)

     

    부산의 한 구청에 불만을 제기했던 민원인 등에게 욕설이 담긴 문자메시지가 대거 뿌려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메시지를 보낸 곳은 다름 아닌 해당 구청이었는데, 경찰과 구청 측은 민원인 등을 대했던 구청 직원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XXX야"

    부산에 사는 A씨는 지난달 초 처음 보는 휴대전화 번호로 문자 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문자메시지에는 A씨 자신의 이름과 함께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이 적혀 있었다.

    A씨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욕설 문자는 며칠 동안 반복됐다.

    발신번호 3~4개가 번갈아 가며 문자를 보냈고 내용은 모두 "XX놈아", "죽어라" 등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이었다.

    참다못한 A씨는 해당 번호에 전화를 걸어 따졌다.

    하지만 수화기 너머 상대방은 문자를 보낸 적이 없다며, 오히려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며칠 뒤, 이번에는 A씨에게 "왜 욕을 하느냐"며 따지는 문자메시지가 들어왔다.

    욕설을 보냈던 바로 그 번호였다.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한 A씨는 곧바로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어 메시지를 보낸 적이 없다고 해명한 뒤 오히려 자신도 욕설 문자를 계속 받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온갖 욕설을 담은 문자메시지가 한 달 이상 계속 날아들어 상당히 불쾌했다"며 "심지어 욕설을 보낸 번호로 되레 왜 욕을 하느냐고 따지는 문자까지 받아 누군가 일부러 문자를 보내는 게 아닌지 의심했다"고 말했다.

    결국, A씨를 비롯해 정체불명의 욕설 문자를 받은 5명은 한 자리에 모였다.

    A씨를 제외한 이들은 모두 부산 B구청 관계자들이었고, 비슷한 시기에 욕설 문자를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A씨는 그제서야 지난해 B구청을 찾아가 직원에게 민원을 제기했던 사실을 떠올렸다.

    피해자들은 특정 구청 관계자가 민원인이나 다른 직원의 휴대전화 번호를 도용해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판단해 B구청에 조사를 요구했다.

    B구청 감사실이 확인한 결과 욕설 문자들은 해당 구청 내부 서버에서 발송된 것으로 드러났다.

    구청은 이를 바탕으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B구청 관계자는 "신고가 들어와 확인해 보니 구청 내부에서 문자가 발송된 것으로 확인했다"며 "다만 아직까지 누구가 문자를 보냈는지 확인해줄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B구청 직원이 평소 불만이 있던 민원인이나 직원들의 번호를 도용해 문자를 보낸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구청 내부에서 욕설 문자가 발송됐다는 신고가 들어와 수사 중"이라며 "특정 구청 직원이 번호를 도용해 문자를 보냈다는 주장도 들어와 사실 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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