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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회사 애플, 14억 서비스 플랫폼 회사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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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폰 회사 애플, 14억 서비스 플랫폼 회사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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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셜 이벤트' 하드웨어&서비스 회사 전환의 예고편
    10억 아이폰 사용자 포함 14억 기반 성장 가능성 주목

    애플의 '서비스' 개념을 설명하고 있는 팀 쿡 CEO (사진=애플)

     

    애플 창립 이래 하드웨어를 내놓지 않은 보기 드문 행사였다.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의 애플파크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열린 '스페셜 이벤트'는 스티브 잡스가 매년 검정색 터틀넥에 청바지를 입고 애플 신제품을 선보였던 전통이 바뀐 날이었다. 대신 팀 쿡은 늘 그렇듯 검정 니트에 화이트 셔츠를 받쳐 입은 '비즈니스맨' 냄새를 풀풀 풍기며 새로운 서비스를 발표했다.

    과거 미디어와 개발자, 업계 관계자들로 꽉 찼던 공간은 오프라 윈프리, 스티븐 스필버그 등 화려한 TV 쇼와 할리우드 관계자들이 자리 한 켠을 차지했다.

    ◇ 소프트웨어&하드웨어 → 소프트웨어 기반 하드웨어&서비스 회사로

    애플은 이날 비디오 스트리밍(애플TV+)과 뉴스, 게임(애플 아케이드) 등 엔터테인먼트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그나마 참석자들이 직접 만져볼 수 있었던 '제품'은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출시한 티타늄 재질의 애플 신용카드였다. 지난 주 아이패드 에어/미니와 맥, 에어팟 2세대를 조용히 공개하면서 이날 행사는 애플의 새로운 변화에만 초점을 맞췄다.

    애플은 아이폰이나 애플워치, 맥을 들고 나와 제품의 혁신과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자랑했던 것과 달리 고객이 듣는 음악에 이어 TV와 영화, 뉴스와 같은 볼거리, 그리고 게임 서비스와 같은 즐길거리 선보였고, 더 많은 애플 제품을 구입하라고 일상에서 입출납까지 관리해주는 신용카드를 출시하는 핀테크 회사가 됐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무대에 올라 "언제 어디서나 놀라운 컨텐츠와 경험을 직접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이제 애플 디바이스로 업무를 하거나 사진을 찍거나 채팅을 하는 것 이상의 '콘텐츠'를 직접 서비스하겠다는 계획이다. 애플의 자신감은 전 세계 14억 개에 이르는 디바이스와 충성도 높은 애플 팬들에서 나온다.

    애플 비디오 스트리밍 애플TV+ (사진=애플)

     

    ◇ 아이폰·아이패드·워치·맥 대신 비디오·뉴스·게임 콘텐츠 서비스 강화

    애플이 뛰어든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는 넷플릭스, 아마존, 훌루, 디즈니 등 경쟁 업체들과 가을부터 뜨거운 경쟁을 벌여야 한다. 오리지널 콘텐츠 등 올해 10억달러 이상을 쏟아부을 계획이지만 작년 넷플릭스가 투입한 80억달러에 비하면 아직 새발의 피다. 하지만 비디오 콘텐츠 공룡 디즈니까지 뛰어드는 치열한 경쟁만큼이나 이 분야가 애플에게 얼마나 절실한 시장인지 말해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애플의 현실은 지난 4분기 실적이 말해준다. 아이폰, 아이패드, 워치, 맥북, 맥 등 5대 하드웨어가 이끌었던 애플 실적은 크게 주춤했다. 843억달러(약 94조3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전망치보다 약 5% 이상 줄어들었다. 10년 만에 처음이다.

    반면 애플뮤직, 아이튠즈, 앱스토어, 아이클라우드, 애플케어 등 핵심 서비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110억달러에 달했다. 같은 기간 애플의 밥그릇이었던 아이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419억8천만달러에 그쳤다. 대신 서비스 부문 매출이 이를 만회하며 총 매출을 끌어올렸다. 기본 검색을 iOS에 탑재한 구글로부터도 연간 약 10억달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분기별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의 서비스 부문 매출은 1분기 91억달러에서 2분기 95억달러, 3분기 99억달러, 4분기 109억달러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준다.

    애플 아케이드 (사진=애플)

     

    팀 쿡은 1월 CNBC에 출연해 "올해 새로운 서비스를 발표할 것"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일들이 생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 애플은 함구했지만 업계는 애플 플랫폼 내에서 '콘텐츠를 구매하는 새로운 옵션'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것은 모바일 이용자 선호도가 높은 비디오, 뉴스, 그리고 게임으로 현실화했다. 기존 서비스가 모바일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이른바 '서비스'이었다면 애플이 새롭게 추가한 것이 '디지털 콘텐츠'다.

    개발자와 공급사의 몫이었던 콘텐츠 영역에 애플이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팀 쿡은 4분기 실적에 대해 중국의 경기 둔화와 미중간 무역 갈등을 중국 시장에서의 애플 전체 매출 중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아이폰 판매 부진 원인으로 지목했다. 사실 중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교체 주기 증가와 높아지는 판매가로 인해 소비자 저항이 심화되고 있고, 아이폰 역시 위상까지 흔들린 것은 아니지만 '꺾였다'는 점은 무시하기 힘든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애플 하드웨어 사업은 당분간 어려움을 이어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제조사를 제외하면 글로벌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도 어려움을 겪는 것은 마찬가지다. 대신 삼성은 서비스 대신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술을 축으로 하는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난관을 타개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제조산업 기반의 삼성이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방향이라면 애플은 9억대의 아이폰을 포함해 14억대에 이르는 디바이스에 콘텐츠를 흘려보내겠다(streaming)는 전략이다.

    애플 5대 하드웨어 (사진=애플)

     

    ◇ 아이폰 판매 감소세…확고한 사용자 기반을 가진 '먹거리'

    워싱턴포스트는 "2007년 아이폰 출시 이래 성장을 주도해온 애플의 모바일 기술은 점차 애플뮤직이나 아이클라우드와 같은 서비스 플랫폼 의존도가 전차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룹 벤처스의 애널리스트 진 먼스터는 "애플이 5년 안에 애플TV와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연간 150억달러, 게임에서 30억달러, 애플카드 수익에서 15억달러, 뉴스 구독으로 5억달러 등 약 200억달러의 서비스 매출 또는 총 780억달러 총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하드웨어가 받쳐주지 못하면 서비스도 장기적으로 고전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맥 보안 블로그 인테고(Intego)는 "중국과 인도 같은 대규모 시장에서 아이폰 판매가 감소하는 등 전반적인 하드웨어 플랫폼 판매가 부진하면 다양한 서비스가 증가하더라도 애플의 매출 감소를 막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다만, 어느정도 보충막은 되어줄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 서비스가 고정형이라는 한계와 함께 가능성도 지목했다. 인테고는 "안드로이드에서 사용 가능한 애플뮤직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서비스는 한 가지 이상의 애플 제품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며 서비스 확장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14억 대에 이르는 방대한 사용자 기반과 여러 서비스 구독 플랜을 결합상품(가칭 애플 프라임)으로 저렴하게 제공할 경우 가입자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플카드 (출처=애플)

     

    ◇ 미디어 서비스 회사로 확장…애플이 보는 미래

    애플은 앞으로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및 기타 장치를 만드는 미디어 서비스 기업으로 진화 할 전망이다.

    맥은 1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가지고 있으며 9억 대가 넘는 아이폰은 이미 효자상품이며 현재의 고객 기반 서비스는 월 구독료를 충분히 늘려갈 수 있는 하이엔드 사용자층으로 이동하고 있다.

    IT 전문가인 커크 맥엘헌은 "(가칭)'애플 프라임' 구독은 애플 사용자 기반을 확고히 하고 성장 잠재력이 무한한 분야에서 매출을 증가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애플 생태계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영역까지 아우르는 능력은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차별화되며 미래를 위한 이상적인 토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T매체 맥월드는 "애플의 비즈니스 전환이 낯설지만은 않다. 구형 맥에서 아이팟, 아이폰, 현재의 맥과 같은 휴대용 장치로 이동했고, OS 9에서 OS X로 전환, 무엇보다 가장 전환은 인텔로의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은 2003년 6월 IBM의 파워PC(PowerPC)에서 인텔의 X86 프로세서로 전환했다. 구형 맥이 단종되면서 일부 사용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지만 로제타(Rosetta)로 불리는 가상 환경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했고 이전보다 더 빨라졌다. 첫 번째 새로운 맥이 출시되는데 6개월이 걸렸고, 전체 제품을 전환하는데는 1년, 맥을 다시금 최고의 컴퓨터 브랜드 반열에 올리기까지 10년이 걸렸다.

    애플이 내놓은 서비스는 시작에 불과하며 비즈니스 중심을 서비스로 전환하는데도 그만큼의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인텔 X86으로 전환시킨 맥을 소비자들에 얼마나 더 좋은 것인지 납득시키기만 하면 됐지만 애플TV+, 애플카드 등은 애플 고객들의 기기 사용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 "애플은 아직 아무것도 팔지 않았다…향후 10년, 머리를 굴려야 한다"

    맥월드는 "새로운 정체성을 가지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비디오 서비스나 신용카드는 이미 시장을 통제하는 강력한 플레이어들이 있다"며 "이번 애플 이벤트는 아직 확신을 심어주지 못했다"고 우려했다.

    제품의 구매가치를 명확하게 해줄 작동 방식이나 콘텐츠를 명확히 보여주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애플은 아직 아무것도 팔지 않고 있다"며 "그 사이 뭔가를 보여줘야 할 것" 조언했다.

    이어 "애플은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고 그것을 뒤집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며 "애플은 아직 아무것도 팔지 않고 있다. 이날 행사를 통해 시작을 알리고, 상황이 변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톱 플레이어가 되는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CNBC는 이런 불확실성을 오프라 윈프리가 어느정도 해소해줬다고 전했다.

    윈프리는 행사 무대에 올라 "애플 플랫폼은 내가 하는 일을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할 수 있게 해준다"며 "그것들은 10억 개의 호주머니에 들어 있다. 10억 개의 호주머니"라고 말했다.

    애플의 프리미엄 서비스가 사전 설치 될 전 세계 아이폰의 수를 언급하며 힌트를 남긴 것이다. 10억 아이폰 사용자의 '지갑을 열 것'이라는 중의적 표현으로도 읽힌다.

    무어 인사이트&전략의 설립자이자 사장인 패트릭 무어헤드는 "실제 관심이 집중된 것은 애플이 이 설치 기반 서비스를 어떻게 시장에 내놓을 것인가 였다"며 넷플릭스나 아마존과의 차별화 수익을 창출할 포인트라고 말했다.

    스티브 잡스가 일군 소프트웨어 및 컴퓨터 하드웨어 개발·제작 회사였던 애플은 창립 43년, 아이폰 출시 12년, 스티브 잡스 사후 및 팀 쿡 취임 8년 만에 구글·넷플릭스와 같은 '소프트웨어 기반 하드웨어 & 서비스 회사'로의 성공적인 전환(transition)을 꾀하고 있다. 여전히 아이폰 회사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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