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으로 어두워진 건물 안 [로이터=연합뉴스]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또 다시 대규모 정전사태가 일어났다.
25일(현지시간) AP,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28분쯤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해 서부 여러 주에서 전기 공급이 끊겼다.
카라카스 동부의 많은 지역과 미라플로레스 대통령궁, 정부 부처가 밀집해 있는 도심지역에서 전기 공급이 끊겨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정전으로 사무실에 불이 들어오지 않자 근로자들은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거나 걸어서 귀가하기 위해 일찍부터 사무실을 떠났으며 일부 상점들은 약탈을 우려해 일찍 문을 닫았다.
카라카스 외곽에 있는 시몬 볼리바르 국제공항에서도 전기가 끊겨 승객들의 발이 묶이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국영전력회사인 코르포엘렉과 공보부는 이번 정전 규모 등 구체적인 피해상황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전국 23개주가운데 16개주가 정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날 정전원인을 공격 탓으로 돌렸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공보부 장관은 국영 VTV에 출연해 "주요 전기 공급원인 동부 구리댐 수력발전시설을 겨냥한 공격으로 정전이 발생했다"면서 "국민이 불안에 처하기를 바라는 야권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정전사태는) "지난 3월 7일의 공격과 비슷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며 "피해복구에 5~6시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트위터를 통해 "마두로 정권은 허위 정보를 흘리고 불안감을 조성하려고 이런 순간들을 이용한다"고 반박하고 "23개 주 가운데 최소 17개주가 정전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7일 베네수엘라에서 국가 전체 전력의 80%를 공급하는 구리댐 수력발전시설의 중앙통제 시스템과 배전 설비 등이 고장나면서 전국 23개 주 가운데 19개 주에 전기공급이 끊기는 대규모 정전사태가 일어났다.
1주일간 복구작업이 계속됐으며 300명이 시위와 약탈과 관련해 구금됐다.
비정부 단체인 '건강을 위한 의사들'은 대정전 기간에 공공병원에서 26명이 사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