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배우 이광수, 이솜, 신하균, 육상효 감독 (사진=박종민 기자)
'방가? 방가!',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 등으로 비주류에 대한 따뜻한 시선의 코미디를 만들어 온 육상효 감독이 '나의 특별한 형제'로 돌아왔다. 장애를 소재로 한 작품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기 위해, 장애를 특별한 삶의 조건으로 여기지 않는 관점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감독 육상효)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육상효 감독과 신하균, 이광수, 이솜이 참석했다.
'나의 특별한 형제'는 머리 좀 쓰는 형 세하(신하균 분)와 몸 좀 쓰는 동생 동구(이광수 분)가 피 한 방울 안 섞였지만 20년 동안 한몸처럼 살면서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실제로 광주의 한 복지원에서 십여 년을 한몸처럼 산 지체장애인 최승규 씨와 지적장애인 박종렬 씨의 실화에서 출발했다.
육 감독은 "장애인분들, 장애인 활동을 하는 분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장애를 비극이나 특별한 삶의 조건으로 규정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면 유머가 자연스럽게 나오더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애가 있는 분들이 열심히 도우며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우리가 같이 살아갈 용기를 얻자는 취지로 만들게 됐다"고 부연했다.
목 아래로는 움직일 수 없는 제약이 있어 동구 없이는 아무데도 갈 수 없지만, 두 사람이 같이 사는 책임의 집 대표 브레인 세하 역은 신하균이 맡았다.
신하균은 "몸이 불편한 역할이어서 대사만으로 모든 걸 소화했다. 감독님이 숨도 크게 쉬지 말라고 하셨는데 다른 건 제어되지만 제가 장기까지는 제어하기가…"라고 해 좌중에서 웃음이 나왔다.
'나의 특별한 형제'를 고른 이유에 관해서는 "코미디라서 선택했다기보다는 어떤 이야기를 하느냐가 더 중요했다"며 "약한 사람들끼리 서로 돕고 더불어 산다는 메시지가 너무 좋았다"고 답했다.
육상효 감독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이광수는 형 세하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형 바라기'로 뭐든 자라 잊고 실수도 많이 하지만 마음만은 누구보다 순수한 동구 역을 연기한다. 신하균이 대사로 모든 걸 표현하려 애쓴 것과 반대로, 이광수는 대사가 많지 않아 행동과 표정, 눈빛에 신경 써야 했다.
이광수는 "형의 손발이 되어주는 역할이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아파트를 오르는 씬이 있었는데, 형이 보기보다 가벼운 편은 아니더라. 촬영할 때 미안해하셔서 훈훈하게 촬영했던 기억이 난다"며 웃었다.
또한 육 감독이 동구가 건강한 몸이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운동을 열심히 했다고 밝혔다. 이광수는 "(이)솜이랑 같이 수영장에서 4개월 정도 강습을 받아서, 이젠 물만 봐도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광수는 "실제 장애를 가진 분들이나 그 가족분들이 불쾌감을 느끼지 않고 연기에 공감해 주신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으로 연기했다"고도 전했다.
이솜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고시원에 사는 취업 준비생 미현 역을 맡았다. 구청 수영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우연히 만난 세하의 제안으로 동구의 수영 코치가 되고, 이렇게 20년 형제 세하-동구의 새로운 친구가 된다.
이솜은 "가장 보통 청춘의 얼굴을 담은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민첩하게 반응하려고 했다. 잘 웃고, 잘 울고, 잘 짜증 내고, 잘 무너지고 잘 일어서는 청춘들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육 감독은 "주인공이 두 명인 장애인 영화들이 장애인 한 명과 비장애인 한 명이 움직이는 게 많았다면, '나의 특별한 형제'는 각각 다른 형태의 장애와 약점을 가진 두 사람이 도와서 산다는 게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따뜻한 감동과 훈훈한 웃음을 느낄 수 있는,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해피한 영화"(신하균) '나의 특별한 형제'는 오는 5월 개봉한다.
신하균, 이광수, 이솜이 제작보고회 중 박장대소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