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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은 미용비 공짜" 후배 이주민에게 돌려주는 '재능기부'



경남

    "일요일은 미용비 공짜" 후배 이주민에게 돌려주는 '재능기부'

    한국생활 6년차 캄보디아 출신 호위차라 씨

    (사진=이형탁 기자)

     

    '사각사각’

    익숙한 손놀림으로 고객 머리를 다듬는 헤어디자이너.

    주인공은 한국생활 6년차 캄보디아 출신 호위차라(35)씨다.

    평일에는 경남 창원에서 자동차 부품을 다루며 공장 일을 하는 그는 17일 주말인 일요일을 반납하고 선뜻 미용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 와서 한국인 봉사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이제는 자신과 같은 이주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오늘 이렇게 머리를 자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이주민 후배들이 한국에서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우리가 돕자며 하나의 아이디어를 사람들에게 제안했다.

    자신이 캄보디아에서 아버지와 형이 운영하는 미용실에서 10년 동안 일한 미용업 경력이 있으니 이 경험을 살려 무료로 이주민들의 머리를 잘라 주자는 것.

    이 제안에 베트남, 필리핀 교민회에서도 자신들도 헤어디자이너가 있으니 동참하겠다며 받아들였다.

    그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이주민을 위한 무료헤어숍'이 이날 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에 문을 열었다.

    이날 찾은 고객들도 처음에는 불안해했지만 완성된 머리스타일을 보며 웃음꽃을 피웠다.

    이날 첫 고객인 쇼진도(42.중국) 씨는 "무료로 머리를 자를 수 있어 감사하다"며 "잘 온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중국 청도에서 한국으로 건너 와 4년째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17일 이주민을 위한 무료헤어숍 개소 기념사진(사진=이형탁 기자)

     

    한국생활 2년차 우보권(50.중국 심양)씨는 한국어가 어눌해 미용실을 갈 때마다 곤혹스러웠다고 한다.

    그는 "한국인 헤어디자이너에게 자신의 원하는 헤어스타일을 설명하기 어려워 힘들었다"며 "하지만 여긴 통역이 있고 또 무료로 머리도 깎을 수 있어 괜찮다"고 반겼다.

    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 이철승 대표는 "이전에는 이주민들을 돕기 위해 한국인들의 재능기능가 대부분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주민들도 10년~20년 체류한 사람과 한국국적을 취득한 이주민 등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재능 기부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주민 자신들이 주체가 돼서 재능기부를 하는 게 현재의 추세이다”고 말했다.

    무료헤어숍 운영시간은 매주 일요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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