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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목소리 높이는 北美···'강대강' 대치 언제까지?



국방/외교

    서로 목소리 높이는 北美···'강대강' 대치 언제까지?

    北 동창리 시설 재개 보도돼···사실 여부 떠나 애매모호한 상황 이용하는 北
    이전 협상 국면에서도 장벽에 부딪힐 때면 강대강 대치 나타나
    돌파구는 우리 정부 중재 역할?···제재 틀 안 남북교류 유지하며 양측과 소통 이어가야

    (사진=연합뉴스 제공)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끝난지 일주일이 지난 현재, 북미는 신중한 가운데서도 서로를 향한 강한 메시지를 발산하며 '기싸움'이 한창이다.

    일단 북미 모두 대화의 동력을 지속해 나갈 뜻을 밝히고는 있지만, 북한은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고, 미국 역시 제재 강화를 외치며 맞서는 구도가 연출되면서, 향후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 北 ICBM 만지작? 사실인지는 의견 갈려···'모호한 상황' 이용하는 듯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복구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을 두고 미국에 대한 압박책이란 분석이 나온다.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은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시험 발사 장소로 북한은 2016년 2월 이곳에서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사이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분단을 넘어'는 5일(현지시간) 2차 정상회담 결렬 직후인 지난 2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들며 동창리 발사장의 재건 움직임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은 지난해 8월 이후 활동이 중단됐다가 재개된 것이어서 북한의 고의적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을 곁들였다.

    재건 움직임 포착된 北동창리 미사일발사장 위성사진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이 사실인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 의견이 갈린다. 국방연구원 김진아 연구위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동창리에서 여러가지 활동이 조금씩 있어 왔고 처음이 아니다. 시기상으로 봐도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라고 단정하기는 의심의 여지가 남아있다. 또 도발을 재개함으로써 북한이 얻을 이득이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다만 사실 여부를 떠나 북한이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목적이 녹아있음은 엿볼 수 있다. 동창리 움직임에 대한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북한은 딱히 이에 대한 해명 등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동창리 시설 폭파를 위한 것인지 혹은 ICBM 발사를 위한 것인지 모호성을 주는 것이 전략적으로 북한에게 유리한 상황"이라며 "ICBM 발사 준비 움직임이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또 미국에 직접적으로 행동에 나서라고 목소리를 키우며 공을 떠넘기려는 모양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6일 미국을 향해 북한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전에 조속히 동시 행동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다는 이른바 '빅딜 문서'에 대해서도 '강압적이고 패권적 발상'이라며 비난했다.

    하지만 이같은 북한의 움직임에 맞서 미국도 물러서지는 않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대북 초강경파인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5일(현지시간)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으려 한다면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제재 강화'는 경제적인 위기를 헤쳐나가고 있는 북한에는 가장 뼈아픈 카드다. 이번 2차 북미회담에서도 북한은 '전면적인 제재 완화'를 요구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 있다.

    그간 몸을 낮추다 2차 회담 국면에서 전면 등장해 목소리를 높인 볼턴 보좌관의 발언은 향후 미국의 강경한 태도가 당분간 이어질 수 밖에 없음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그 자체만으로 북한에는 압박이 될 수밖에 없다.

    ◇ 협상 국면마다 '비핵화' 둘러싸고 나타났던 북미 '강대강 대치'

    북미의 이같은 '강대강 대치'는 협상이 장벽에 부딪힐때면 나타나곤 했던 현상이었다. 지난해 6월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은 앞서 북미 간 팽팽한 핵담판 끝에 트럼프 대통령의 '돌연' 회담 취소 통보로 위기를 맞았던 전력이 있다.

    조선중앙TV가 공개한 북미 정상 '하노이 작별' 장면 (사진=연합뉴스 제공)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김 위원장과의 대화를 고대했지만 슬프게도 북한의 최근 성명에서 나타난 엄청난 분노와 공개적인 적대감에 근거할 때 지금 시점에 오랫동안 준비했던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느낀다"고 취소배경을 설명하며 북한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미국이 선(先)핵폐기 후(後)보상 방식인 '리비아 모델'을 언급한 것을 두고 북한은 마이크 펜스 미국 대통령에게 '정치적 얼뜨기'라는 등 원색적 비난을 쏟아내는 등 강경 대응을 했는데, 이에 초강수를 뒀던 것이다. 다만 당시에도 대화는 지속해 나갈 뜻임을 밝혔었다.

    북미는 1차 정상회담 이후에도 핵 리스트 제출, 종전선언, 대북제재 문제 등을 놓고 연일 신경전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격 비핵화 협상 무대에 나섰던 북한은 단계적 보상과 종전선언 등을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었다. 이에 맞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불가역적 비핵화'(CVID·FFVD)를 강조하던 미국은 당시 정제유 밀수출 등 중국과 러시아의 제재 이탈 움직임이 포착되자 제재 강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압박했다. 북한은 "앞에서는 대화판을 펼치고 뒤에는 제재 굿판을 벌린다"며 맹비난하면서 강대강 대치가 도드라졌다.

    비핵화의 정의와 그 구체적 방법론은 북미 간 반드시 합의를 봐야 하지만 이견이 매우 큰 핵심 의제여서 줄곧 잡음이 나왔던 사안이다.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도 이에 대한 이견이 불거지자 북미가 기싸움에 들어가는 구도가 됐다.

    ◇ 북미 대치 언제까지 계속될까···돌파구는?

    전문가들은 북미 간 강대강 대치가 쉽사리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획기적인 타결이 될 듯 분위기가 조성됐던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도 결국 서로의 비핵화에 대한 이견을 재확인하면서 대화의 동력이 다시 걸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완전한 비핵화와 그에 따른 상응조치에 있어 북미가 서로 내놓은 안에 만족하지 못했고, 이 것이 사전조율되지 못하면서 정상 간 톱다운 타결 역시 어려웠다. 한 외교소식통은 "높은 수준이 아니라고 할지라고 조금이라도 진전된 비핵화 혹은 상응조치가 있어야 다시 한번 대화를 시작할 '명분'이 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제재의 고삐를 쥐고 있는 이상 스스로가 협상에서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화 재개가 늦어지더라도 당분간 관망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번에는 미국 내 정치적 요인까지 부각된 상황이어서 대화가 곧장 재개되는데는 어려움이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 스탠들이나 셧다운 등으로 정치적 수세에 몰려있는데다 미 내부 대북 강경파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시점이다.

    북한 역시 2차 회담에서 타결에 실패하며 최고지도자의 존엄에 더이상 상처를 입지 않기 위해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다만 양측 모두 대화를 이어가려는 의지는 확고한만큼, 향후 상황이 어떻게 변화하는가에 따라 대화는 얼마든지 가능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 변화'는 우리 정부의 중재 역할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정훈 교수는 "북미는 현재 대화의 의지는 있지만 만날 명분이 없는 상태"라며 "서로가 이야기한 원칙의 차이가 너무 크다.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방미 등 바쁜 움직임을 계속 이어가며 북미와 대화하고 이를 토대로 북미가 수긍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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