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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품목 불문 '전국화된 농작물 산지폐기'…실효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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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품목 불문 '전국화된 농작물 산지폐기'…실효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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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작물 산지폐기의 악순환, 대수술이 필요하다]
    ② 땜질식 처방 '산지폐기' 전국 각지에서 일상화
    배추·무·대파·양배추·시금치 등 품목 가리지 않고 산지폐기
    전남은 물론 제주와 강원,경남 등 지역 불문

    지난 2월 13일 제주도 애월읍 양배추 농가에 대한 산지폐기가 진행 중이다(사진=애월읍 양배추생산자협의회 제공)
    양배추, 무, 시금치 등 채소류의 가격 등락이 매년 되풀이되면서 산지폐기의 악순환은 특정 지역이나 품목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화된 지 오래다.

    겨울 채소의 대표적 산지인 제주도에서도 산지폐기는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7일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양배추 8㎏ 그물망 가격은 4280원 수준으로 최근 5년 평균 5870원과 비교할 때 1600원 가까이 하락했다.

    특히 지난 1월에는 8㎏ 당 3000원 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제주양배추출하조절위원회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양배추 2만3000t에 대한 자율폐기를 진행했다. 이는 지난 2018년 전체 양배추 생산량의 20%가 넘는 양이지만 제주도와 농협, 농가들은 가격 안정을 위해 추가 산지폐기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2019년에 출하될 제주도 내 2018년 산 양배추 재배 면적은 2038㏊로 전체 생산 예상량은 11만 4658t로 추정된다. 이는 2018년 1999㏊, 9만 3544t에 비해 면적은 2% 증가했지만 생산량은 무려 22.6% 증가한 것이다.

    김학종 제주도 애월읍 양배추 생산자협의회장은 "3차에 걸쳐 양배추 밭 130만 평에 대한 산지폐기 작업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물량이 넘쳐나 가격은 오르지 않고 있다"며 "정부는 양배추가 관리수급대상 품목이 아니라는 이유로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월동 무의 상황도 비슷하다. 제주도에서만 지난 1월부터 두 달 동안 총 3만 9000t의 무가 산지폐기됐다. 이 중 4000t은 이후 시장 가격 변동을 고려해 시장에 내놓을지 판단하는 시장격리 조치됐지만 결국 가격이 오르지 않으면서 폐기됐다.

    강동만 제주 월동무 생산자협의회 회장은 "채소를 산지폐기할 경우 채소가격안정제 계약 수준의 보상금을 지급받기도 하지만 농민들이 아무런 보상 없이 자체 폐기를 추가로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문제는 올해뿐만 아니라 해마다 비슷한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2018년에는 제주산 조생 양파가 산지폐기된 데 이어 중·만생 양파도 농업재해에 따른 저급품 증가와 육지 과잉 생산 등의 이유로 지난 2014년 이후 4년 만에 산지폐기됐다.

    양파 최대 주산지인 전남 무안군 역시 조생종 양파에 대한 산지폐기 절차에 들어갔다. 무안군은 군 예산 약 6억 원과 농협 예산 3억 2500만 원, 전라남도 도비 1억 6200만 원 등 총 10억 8000여만 원을 들여 이르면 오는 12일부터 산지폐기를 진행한다.

    앞서 무안군 양파생산자협의회는 정부 등에 최근 양파값 하락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지만 산지폐기를 택한 일부 농민들은 보상금조차 받기 힘든 실정이다. 홍백용 무안군 양파생산자협의회 회장은 "양파에 대한 산지폐기가 매년 문제가 되면서 농민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을 생산자협의회를 조직하게 됐다"며 "그럼에도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아 상황히 심각하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 농수산식품유통(aT)가 발표한 주요 농산물 일일 도매가격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배추 한 포기 가격은 850원대로 평년과 비교할 때 60% 이상 하락했다. 양파 역시 40% 이상 추락했으며 대파와 애호박, 무, 시금치 등도 최소 20%에서 많게는 40% 이상 가격이 떨어져 채소류 대부분이 가격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겨울대파 전국 생산량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진도군의 처지도 마찬가지다. 진도군에서만 1200㏊가 넘는 밭에 대파를 심었지만 이 가운데 채소가격보장제의 보호를 받는 면적은 35㏊에 불과하다.

    2019년도 전남지역 겨울대파 재배면적은 2018년과 비슷하지만 생산량은 6% 가량 늘었다. 전라남도는 겨울대파 가격 안정을 위해 도비 8억 원과 주산지 자치단체, 농협 등이 일정 비율의 예산을 부담해 도내 대파 4872t을 산지폐기 중이다.

    신안에서 재배되는 시금치 역시 가격이 폭락하면서 농민들은 산지폐기를 해야할지 고민 중이다. 판로 확보에 실패한 상황에서 작황까지 좋지 않으면서 2018년과 비교할 때 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겨울 시금치 주산지인 남해군 역시 신안군과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애호박의 주산지인 강원도 화천은 2018년 여름 가격이 폭락하자 산지폐기를 선택하는 농가가 잇따랐으며 인건비도 감당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오이 농가 역시 산지폐기를 택했다. 특히 배추나 무와 비교할 때 애호박·시금치 등 비주류 작목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더딘 상황에서 농민들은 해당 지자체가 마련하는 자구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글 싣는 순서
    ※ '풍년의 역설'로 불리는 농작물 산지폐기의 악순환은 특정 품목이나 지역에 머무는 것이 아닌 이미 전국적 현상이 됐다. 광주CBS의 기획보도 <농작물 산지폐기의 악순환, 대수술이 필요하다> 두 번째 순서로 지역과 품목을 떠나 일상화돼버린 산지폐기 실태에 대해 보도한다.

    ①풍년의 역설-'배추 주산지' 해남 산지폐기 현장을 가다
    ② 땜질식 처방 '산지폐기' 전국 각지에서 일상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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