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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할머니와 버려진 아이, 서로가 있어 빛났다…연극 <자기 앞의 생>



공연/전시

    병든 할머니와 버려진 아이, 서로가 있어 빛났다…연극 <자기 앞의 생>

    국립극단 작품 <자기 앞의 생>, 배우 양희경 이수미 더블 캐스팅
    각박한 현대사회에 인간애와 연대의 소중함 일깨워

    연극 <자기 앞의="" 생="">, 사진 = 조은정 기자

     

    "사람은 사랑할 누군가가 없이는 살 수 없대요"

    세상에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단 한 사람만 있다면 그 인생은 충분히 가치있는 것이다. 사람은 사람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 프랑스 작가 로맹 가리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 <자기 앞의="" 생="">은 인생을 충만하게 채워주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파리 슬럼가의 허름한 아파트에서 오갈데없는 창녀들의 아이들을 키운 로자 할머니와, 그녀에게 맡겨진 마지막 아이 아랍계 소년 모모의 인생은 남들에게는 비참해보일 수 있다. 하지만 서로가 있기에 그들의 삶은 충만하다.

    연극은 인생의 밑바닥에 있는 노인과 소년이 서로에게 힘이 돼 주며 삶을 헤쳐가는 모습을 담담히 보여준다. 유태인으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끌려가 끔찍한 삶을 살았던 로자 할머니의 아픈 과거를 다독여주는 것은 어린 소년의 맑은 마음이다.

    과거의 어떤 상처도 결국에는 사람으로 치유되며, 사람을 통해 위로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가 연극을 관통한다. 물질적인 탐욕으로 인간애를 잃어가는 오늘날 두 사람의 이야기는 울림을 준다.

    소설 <자기 앞의="" 생="">은 프랑스 소설가 로맹 가리가 필명인 '에밀 아자르'로 발표한 작품이다.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를 쓴 로맹 가리는 평론가들의 극심한 비판으로 심적인 고통에 시달리다가 <자기 앞의="" 생="">을 필명인 에밀 아자르로 발표한다.

    평론가들은 에밀 아자르와 로맹 가리를 비교하며 깎아내리기도 했지만, 권총 자살로 삶을 마감하면서 유서에 <자기 앞의="" 생="">의 저자가 자신이었음을 밝혀 프랑스 문학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자기 앞의="" 생="">은 프랑스에서 작가 겸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자비에 제이야르의 각색을 통해서 2007년 초연된 이후 프랑스 주요 연극상을 휩쓸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서 국립극단의 공연을 통해 처음으로 소개된다.

    로자 역에는 무대와 브라운관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배우 양희경과, 55회 동아연극상에서 연기상을 수상한 국립극단 시즌단원 이수미씨가 더블 캐스팅됐다. 모모 역의 오정택, 카츠 의사 역의 정원조, 유세프 카디르역의 김한 등 유망주 배우들이 출연한다.

    연극은 후반부로 갈수록 진한 울림을 준다. 프랑스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만큼 번역체와 서구적인 상황들이 생소하고 어색한 부분들이 있지만, 후반부에서는 집중도가 올라간다.

    양희경씨는 산전수전을 다 겪었지만 자신보다 더 약한 아이들의 '돌봄'으로써 삶의 의미를 찾는 로자 역할에 완벽히 분했다. 진한 눈물 연기를 펼치며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로맹 가리의 팬이라면 원작과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있다.

    국립극단의 <자기 앞의="" 생="">은 2월 22일부터 3월 23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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