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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그래도 한국과 미국은 '같은 페이지'에 있는 걸까



뒤끝작렬

    [뒤끝작렬]그래도 한국과 미국은 '같은 페이지'에 있는 걸까

    트럼프 대통령.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한국이 5억달러를 더 지불하기로 했다. 방위비분담금은 올라가야 한다. 몇 년동안 더 올라갈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13일 한국 정부가 발칵 뒤집혔다.

    올해 적용될 제10차 방위비분담금협정(SMA) 협상을 간신히 끝내고 가서명까지 마쳤는데 서명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추가 인상 압박을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각료회의에서 자신의 업적을 과시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우리는 좋은 무역협상, 좋은 군사협상을 향해 먼 길을 가야 한다"며 '좋은 협상'의 예로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들었다.

    한국 정부 입장에서 이 번의 경우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그가 계속 제기해온 '안보무임승차론'이나 '미국 호구론'과는 차원이 다르다.

    한미가 협정문에 가서명한 게 불과 이틀전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코 앞에 두고 한미공조가 절실한 시점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특히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공조 강화의 필요성은 미국측에서 더 강조하고 나선 상황이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평양을 다녀온 뒤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면담한 자리에서 "우리는 같은 페이지에 있다(on the same page)"고 했다고 한다.

    물론 이는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말한 건 아니다. 비핵화 협상에서의 한미공조, 대북제재 틀 내에서의 남북관계 진행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이지만 한미공조 전반으로 넓혀 해석해도 무리는 아니다.

    양국이 방위비분담금의 총액과 계약기간을 두고 맞서다가 가까스로 합의해 서둘러 가서명한 것도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공조 균열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결과를 엄밀히 뜯어보면 양측이 똑같이 양보한 것인지는 의문시된다. 당초 한국 정부의 경우 총액 1조원 상한을 지키는 것보다는 계약기간 1년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완강한 입장이었다고 한다.

    미국 입장에선 총액 10억달러보다 계약기간 1년 확보가 더 이득일 수 있다. 1년으로 단축하면 바로 또 이어질 분담금협상에서 인상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협정 타결에 대해 뉴욕타임스 등도 "더 많은 비용을 부담시키려는 트럼프 대통령 의지에 따라 1년 계약이 됐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 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북미정상회담 전에 협정을 타결시켜 한미동맹을 공고히 했다는 미국 전문가들의 평가를 무색케 한다.

    비핵화 협상에서는 한국 정부가 반드시 미국과 보조를 맞출 것을 요구하면서도, 미국은 세계 경찰도 아니고 호구도 아니기 때문에 자국 이익이 우선이라는 인식을 다시 한번 드러낸 셈이다.

    비건은 이에 대해 뭐라고 할까. 그래도 한국과 미국은 같은 페이지에 있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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