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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손석희의 권력, 프리랜서 기자의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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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손석희의 권력, 프리랜서 기자의 권력

    [조중의칼럼]

    손석희 JTBC 사장 (사진=연합뉴스)

     

    그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신뢰도가 높은 1위 언론인이다. 그의 말 한마디에 정권이 흔들리고 여론의 물길이 바뀐다. 그의 말은 곧 진실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그동안 그가 보여준 사명감과 정의로움과 진실함과 품격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를 향한 시민들의 신뢰와 믿음 그리고 지지는 자연스럽게 파워를 갖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본인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엄청난 권력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모두가 이 시대 최고의 언론 권력자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손석희 JTBC 사장 이야기다.

    이와는 다른 권력도 있다. 가장 단순한 권력에 해당되는 것으로, 상대방의 약점을 이용해 원하는 바를 얻어내는 것이다. 사회학자 스티븐 룩스(Steven Lukes·뉴욕대학 사회학)가 말하는 3가지 차원의 권력 가운데 가장 단순한 1차원적 권력에 해당되는 경우다. 스티븐 룩스는 이 권력은 "두 사람 간의 갈등, 즉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본인의 뜻과 어긋나게 지배하는 형태"라고 말한다. 그는 "'내놔, 아니면 죽어!'라고 협박하는 것"으로 "두 사람의 의지가 충돌하면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지배하는 형태"라고 분석했다.

    손 사장을 폭행 혐의로 고소한 프리랜서 기자가 1차원적 권력에 해당된다. 그는 손 사장의 미심쩍은 행적을 알고 사실 여부를 집요하게 취재했는데, 결국 그것이 손 사장에게는 협박으로 다가간 것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두 사람 간의 상반된 주장과 녹취와 문자 등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손 사장은 방어를, 프리랜서 기자는 공격을 해왔음이 드러났다. 손 사장의 막강 권력이 프리랜서 기자의 단순 권력에 휘둘리고 만 셈이다.

    선하든 악하든,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공통점은 권력의 무게만큼이나 그것을 무너뜨리려는 상대가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철저한 방어를 한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물론 기업과 단체와 조직 등 세상의 모든 권력자는 자신이 거머쥔 권력을 잃지 않기 위해 정보와 인맥과 비밀을 가동한다.

    손 사장은 JTBC라는 미디어를 통해 구축된 자신의 권력이 위협받고 있다는 점을 모를 리가 없었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손이 그 권력을 무너뜨리기 위해 호시탐탐 노리고 있음을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이름 석 자에 담긴 막강한 파워를 순수하게 혹은 나이브하게 받아들인 것인지도 모른다. 자기 자신을 믿었을 수도 있다. 나는 깨끗하고 정의로우며 결코 사리사욕에 물들지 않을 것이라는 신념이 무기였을 지도 모른다.

    손 사장은 자신의 소소한 사생활이 프리랜서 기자의 개입으로 갈등을 일으키는 촉매가 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않은 것 같다. 이 사안은 순식간에 사회적 관심으로 떠올랐다. 그가 평범한 회사원과 달리 이 시대 최고의 언론 권력자이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그를 지지하면서도 도대체 어떤 비밀이 있는 것인지 궁금해 한다. 그를 폭행 혐의로 고소한 프리랜서 기자의 의도된 접근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면서도 손 사장의 진실을 알고 싶어 한다.

    그러나 프리랜서 기자에 의해 알려진 손 사장의 행적은 그 자신과 JTBC의 존립을 흔들만한 위험한 내용은 아닌 것 같다.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것도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권력 때문에 지극히 사적인 비밀을 대중 앞에 드러내야만 하는 억울한 처지가 됐다. 어디 그뿐인가. 프리랜서 기자와의 갈등에서 형성된 단순 권력에 끌려 다니는 '을'의 입장이 되어 버렸다.

    이처럼 1차원적 단순 권력이 지지와 신뢰를 받는 권력에 흠집을 내고 경우에 따라서는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는 세상이다. 그래도 시민들은 진실과 정의가 살아 있음을 보고 싶어 한다. 손석희라는 이름 석 자에 담긴 '사실 공정 균형 품위'라는 이미지에 거는 기대 때문이다. 많은 시민들이 그에게 주어진 권력, 그의 아이콘을 지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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