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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수업료 냈는데 퇴학이라네요”···80대 만학도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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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어제 수업료 냈는데 퇴학이라네요”···80대 만학도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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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지중·고등학교 “학칙에 따른 절차…학생 수업권 보호"

    만학도인 권옥자(80) 할머니가 퇴학조치는 억울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대전 예지중고등학교 만학도들과 직위해제된 교사들이 31일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퇴학처분 취소와 교사 복직 등을 촉구했다.

     

    권옥자(80) 할머니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지난 29일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인 예지중·고등학교에서 퇴학통보서를 받았다. 수업료를 내지 않은 게 퇴학사유다. 3일만 더 다니면 중학교 졸업이었다.

    31일 대전시교육청 앞 집회 현장에서 만난 권 할머니는 “억울하다. 너무 억울해...”라며 또 눈물을 흘렸다.

    할머니는 공공근로로 한 달에 27만원을 받아 20만원을 수업료로 내왔다. 연말에는 일거리가 없어 수업료를 내지 못했다고 했다.

    권 할머니는 “친구가 1분기 수업료 58만9천원을 꿔 줘서 어제 냈는데, 학교에서는 이미 퇴학처리를 했으니 소용없다고 한다. 졸업 전에만 내면 된다고 했는데...이렇게 퇴학시키는 게 어디있냐”며 잔뜩 팬 주름 속의 눈물을 닦아냈다.

    극심한 학사파행으로 행정조치가 예고된 대전 예지중·고등학교에서 만학도 20여 명이 무더기로 퇴학조치를 당했다.

    예지중·고등학교는 지난 29일 수업료를 내지 않은 만학도 9명을 포함해 27명에게 퇴학통보서를 보냈다. 퇴학처분을 받은 10명은 다음달 2일 졸업을 앞둔 학생이었다.

    퇴학처분을 받은 학생들과 총학생회는 “대전시교육청이 최근 학사파행의 책임을 물어 예지중·고등학교에 올해 신입생 모집 중지와 보조금 지원 중단 등 행정조치를 하기로 하자, 학생들에 대한 보복성 조치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예지중·고등학교 관계자는 “수업료 미납자에 대해서는 내용 증명과 구두 전달 등으로 수업료를 내달라고 수차례 공식적으로 요청했지만, 이를 내지 않아 학칙에 따라 퇴학 처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나머지 학생들은 많게는 3주째 수업에 나오지 않는 등 무단결석을 했거나 학생들을 선동해 수업을 거부한 뒤 집회에 참석한 부분에 대해서 학교 교칙을 적용해 퇴학처분을 한 것”이라며 “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190~200명의 학생들의 수업권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대전시교육청은 “졸업을 앞두고 만학도들이 퇴학 처분을 받은 것은 안타깝지만 학교 운영은 학교 교장이 맡아서 하는 것인 만큼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학사파행이 쉽사리 풀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만학도들과 직위해제된 교사 19명은 이날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퇴학처분 철회와 직위해제된 교사 즉각 복직 등을 요구했다.

    예지중·고등학교에서 직위해제된 교사인 맹현기씨는 "공공형 시립학교가 문을 여는 3월까지 갈 곳 없는 만학도들을 위해 대체공간에서 수업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위해제된 교사들은 만학도들의 신청을 받아 대전 유성구의 한 건물에서 검정고시 등을 도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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