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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혜영의 주 1회 드라마 '은주의 방' 촬영기 "훨씬 여유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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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혜영의 주 1회 드라마 '은주의 방' 촬영기 "훨씬 여유로워"

    [노컷 인터뷰] '은주의 방' 심은주 역 류혜영 ①

    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효자동의 한 카페에서 '은주의 방' 주인공 심은주 역을 맡은 배우 류혜영을 만났다. (사진=눈컴퍼니 제공)

     

    지난 22일 종영한 올리브 드라마 '은주의 방'은 보통 주 2회 방송되는 다른 작품과 달리 매주 화요일에만 방송됐다. tvN 불금스페셜 '톱스타 유백이'와 채널A '열두밤'도 주 1회 드라마였다.

    N스크린 시대가 왔다곤 하지만 TV 드라마는 여전히 매주 2편씩 보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시청자들이 적지 않다. 오랫동안 유지된 편성의 틀 때문이다. 자주 시도되지 않는 것이기에 낯설다는 반응이 나왔고, '감질난다'는 애정 어린 아쉬움도 뒤따랐다.

    하지만 적어도,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에게는 의미 있는 도전이었고 성과도 있었다. '은주의 방' 소재현 PD는 지난해 11월 1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노동법을 지키며 아침에 (촬영을) 시작해 이른 시간에 끝내고 있다. 제작 스태프들이 회식 때 '행복하다'고 하더라"라고 밝혔다.

    '은주의 방'에서 주인공 심은주 역을 맡은 배우 류혜영도 마찬가지였다. 류혜영은 촬영 막바지만 빼고 주 3일 촬영, 이틀 휴식이라는 여유로운 일정 속에서 드라마를 찍었다고 설명했다. 충분히 자고 쉬어 스태프들 얼굴이 밝고, 현장 분위기도 좋았다는 것이다.

    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효자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류혜영을 만났다. 3년 만의 복귀작으로 '은주의 방'을 택한 이유부터,'주 1회 드라마' 촬영 경험기까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은주의 방'은 '응답하라 1988' 이후 3년 만에 한 드라마다. 어떤 점이 가장 매력적이어서 선택하게 됐는지.

    모든 배우가 다 같은 생각을 할 것 같다. '어떤 배우가 나오는 작품이면 다 좋다', '그럼 이 배우가 나오는 거라면 무조건 봐야겠다' 하는 마음을 관객들이 가졌으면 좋겠다는 마음. 제가 나오는 작품을 봤을 때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작품을 고르고 결정하는 데 있어서 항상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이번 작품 같은 경우는 그런 생각으로부터 선택된 것도 있었고 나라는 사람의 지금 입장에서 지금 위치에서 되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공백기도 있었지만 어쨌든 내가 선택해서 쉬었던 시간이고, 쉬면서 충전했던 시간 속에서 깨달은 것들도 있었다. '이번에 새롭게 하는 작품은 내가 좀 더 크게 도약하기 위한 어떤 징검다리 같은 작품이었으면 좋겠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때 '은주의 방'이 저한테 왔었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 원작 보고 대본을 봤을 때 관객들이 따뜻하게 힐링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제가 느낀 이 작품의 매력을 전하고 싶었다.

    ▶ '은주의 방' 원작은 어떻게 봤나.

    일단 되게 재밌게 봤다. 인테리어라는 소재가 되게 마음에 들었던 게 (제가) 집 꾸미고 인테리어하는 것에 대해서 되게 관심이 많다. 현실에서는 제가 월세살이니까 (웃음) 맘대로 할 순 없지만 미래에 로망도 있고 관심이 많다. 평소에도 인테리어 전문 채널 같은 것도 보고, 많이 찾아보긴 한다. 인테리어를 소재로 한 '은주의 방'이란 드라마가 나오는데 은주라는 청춘이 백수의 시기를 지내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가 인테리어란 소재와 접목돼 있다는 얘기를 듣고 되게 솔깃했다. 읽어보니까 공감이 많이 됐던 것 같다. 웹툰 처음에 읽어봤을 때 은주한테 공감을 많이 하고 보는 내내 은주 감정을 따라갔기 때문에 잘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류혜영은 드라마로는 3년 만에 복귀했다. 올리브 '은주의 방'에서 주인공 심은주 역을 맡았다. (사진=올리브 제공)

     

    ▶ 본인은 은주와 어떤 부분에서 비슷하고 또 다른가.

    (은주가) 저보다 더 털털하고 긍정적인 건 맞는 것 같다. 제가 은주보다는 좀 더 예민하고 신경을 많이 쓴다고 해야 하나? 그게 예민한 거겠죠? 조금 더 예민한 것 같다. 은주처럼 19년 된 남사친은 없는 거 같다. (웃음) 쉽지 않다. 그래서 판타지다. (은주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되게 많이 나눠 받은 것 같다. 사실 (저는) 28살이었으니까 은주가 한 살 언니다. 그래서 어느 면에서 보면 (은주로서) 1년 더 산 느낌이 있다. 세상을 대하는 태도 같은 것을 제가 은주로서 같이 고민은 했지만, 직면하고 해결하며 성장해나가는 방법들은 은주한테서 배운 것 같다. 몰랐던 면도 많이 알게 되고. 되게 고맙게 생각한다.

    ▶ 드라마는 은주가 퇴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사람이 일주일을 못 자면 죽는대요. 근데 제가 지금 철야 6일 째니까 이 상태로 하루 뒤면 죽겠네요?"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은주가 용감하다고 생각했다. 또 은주의 용감한 면이 있다면 무엇일까.

    아무래도 퇴사. (웃음) 퇴사한 게 되게 용감한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보면 저였어도 퇴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다. 다른 대기업에 입사하기로 되어 있던 상황이니까, 아쉬움 없이 깔끔하게 퇴사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런 면에서 공감하면서 연기했다. 문제는 이제부턴데 (웃음) 새로 가기로 한 회사가 어그러진 거다. 그냥 붕 뜬 처지가 되어버린 것이지 않나. 누구든 그런 상황에 있으면 되게 힘들 것 같은데, 그럴 때 은주 주변 사람들이 길을 보여주고 지탱해준 것 같다. 은주도 용감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사랑을 많이 준 것 같다. 은주 곁에 따뜻한 사람들이 주변에 모여있었던 거 같고. 어쨌든 내 길은 혼자 가야 하는 게 맞지만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성장해 나가는 그런 은주의 모습이 부럽기도 했고, (잠시 침묵) 주변 사람들의 영향이 되게 크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다른 용감한 일이라고 하면, 인스타(그램)로 알게 된 사람에게 연락하는 거? (웃음) 어떻게 보면 되게 무모해 보이기도 한다. 그 무모함이 없으면 이야기가 시작되지 않겠지만, 실제 저라면 그렇게 못할 거 같다. 은주라는 사람이 가진 인간에 대한 믿음에서 그런 무모함이 나오지 않았을까.

    ▶ '은주의 방'은 생활 밀착형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을 들었다. 아주 커다란 사건이 나오지는 않지만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뤄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연기하면서 공감했던 대사나 장면도 많을 것 같은데 그중에서도 오래 남는 장면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처음에 시나리오 4부까지 받아서 보는데, 그때도 느꼈고 촬영할 때도 느꼈는데… 민석(김재영 분)이가 은주한테 뭐라고 하지 않나. 그때 은주가 "하루는 마음먹고 열심히도 살아보고 또 하루는 아무것도 안 남는 열심히가 싫어서 그냥 보내. 그러니까 너무 뭐라고만 하지 마. 나 쭈그러들다 없어지겠다"라고 하는 게 있다. 그 말이 너무 공감된다. 사람들은 사실 결과물로 판단하지만 그 안에 과정이 얼마나 치열한지는 본인이 제일 잘 아는 법이지 않나. 제 상황을 대입해 볼 수 있어서 그 대사가 되게 공감 많이 갔다.

    별 의미 없어 보이는, (시청자가 보기에) 힘준 장면은 아닐 수 있지만 다영 씨가 집 고쳐달라고 했다가 변하지 않을 것 같다고 포기하는 장면이 있다. 은주가 본인의 일을 떠올려보면서 '나랑 닮았다' 하고, 다시 전화를 걸어서 "대단한 거 아니어도 좋으니까 한번 해 볼래요?"라고 한다. (이 장면으로 은주가 다영을) 다시 일으켜줬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을 일으켜주는 장면에서 은주가 되게 많이 성장했다고 느꼈다. 시청자 입장에서도 되게 뿌듯하고 장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을까. 스스로도 못 가눠서 힘들어하던 친구가 점점 성장해서 남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구나 하고 느낄 수 있어서 되게 좋아한다.

    류혜영은 '응답하라 1988'에서 시어머니 역으로 나왔던 김선영과 '은주의 방'에서 모녀 사이로 다시 만났다. 맨 아래 사진은 네 주인공의 모습. 왼쪽부터 윤지온, 박지현, 류혜영, 김재영 (사진=올리브 제공)

     

    ▶ '은주의 방'을 함께한 배우들 이야기도 듣고 싶다.

    일단 (김)선영 선배님께서 '은주의 방'에서 엄마 역할을 해 주신다고 들었을 때 너무너무 감사했다. 선배님한테 바로 '은주의 방 선택해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오랜만에 복귀하는 작품인데 함께해주셔서 너무 큰 힘이 돼요'라고 감사 인사 드렸던 게 기억난다. 첫 리딩 현장 때 선배님이 '너 때문에 한 거다'라고 하시는데 너무 눈물 날 것 같았다. (웃음) 선배님이랑 같이 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엄청 든든했다.

    또래 친구들하고 연기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혜진 역할 맡은 친구(박지현 분)도 되게 밝다. (극중에선) 적 관계지만, 실제로는 되게 재밌게 즐겁게 웃으면서 촬영했던 것 같다. 장난도 많이 치고. 윤지온 씨도 되게 밝은 열정이 되게 넘치는 분이셔서 저도 덩달아서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선영 선배님 빼고는 모든 분이 다 처음 만난 분이지만, 김재영 씨는 19년 지기로 연기해야 하는데 처음에 어색하게 시작하기가 싫어서 제가 처음부터 건방지게 장난도 많이 치고 (웃음) 그랬는데 너무 당연하게 잘 받아주신 것 같다. 사실 그게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장난도 받아주시고 장난도 편하게 잘 쳐주셔서 쉽게 친해질 수 있었던 거 같고, '아, 되게 따뜻한 분이구나' 하고 느꼈다. (저를) 좋아하는 역할인데 그 표현을 되게 잘해주셨다. 민석이라는 사람을 너무 잘 소화해주어서 은주가 옆에서 편하게 기대서 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은주의 든든한 지원군이자 은주를 사랑하게 되는 존재라는 걸 잘 표현해준 것 같다.

    ▶ 오랜만에 돌아온 드라마 현장은 어땠나.

    첫 주연이었다. (드라마에서) 1번 롤을 맡은 건 처음이어서 촬영 직전까지 되게 부담감과 책임감을 많이 느꼈다. 현장에 나가는 게 너무 오랜만이어서 현장 가서 헤맬까 봐 준비도 되게 열심히 하긴 했다. 처음 현장 간 날이 생각나는데 그때 세팅된 모든 스태프에게서 따뜻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백일의 낭군님'에서 그대로 오셔서 합이 다 맞더라. 이미 잘 너무 꾸려진 팀이어서 첫날부터 되게 마음 놓고 편안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그 따뜻한 기억이 촬영 끝날 때까지 계속된 것 같다. 그 기운을 많이 받은 것 같아서 스태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저는 숟가락 하나만 얹은 것 같다. (웃음) 복 받은 현장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 '응답하라 1988' 때와 '은주의 방'은 촬영 분위기가 얼마나 달랐나.

    응팔은 촬영 기간이 되게 길었다. 그런데도 방영 중반 이후에는 거의 생방송처럼 진행돼서 촬영 현장도 엄청 빠르게 돌아가고 다들 잠도 못 자고 열심히 촬영한 기억이 있다. '은주의 방' 같은 경우는 일주일에 한 번만 방송하니까 촬영할 때 시간적 여유가 있었던 게 촬영하는 입장에서는 되게 큰 도움이 되긴 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만 하고 거기다 40분 정도의 분량이니까 너무 아쉬울 수 있다.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하면 끝나는 것 같고, 한 번만 보고 또 일주일 기다리는 게… 그래서 더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촬영 현장에서 감독님하고 배우들하고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눌 수 있어서 (작품 연구를) 더 심화할 수 있는 현장이 아니었나. 여유가 있어서 좀 더 집중하고 좀 더 대화할 수 있었다.

    배우 류혜영 (사진=눈컴퍼니 제공)

     

    ▶ 주 1회 방송되는 드라마 촬영 현장은 구체적으로 무엇이 달랐나. 확실히 여유롭던가?

    그렇다. 3일 촬영하고 이틀 쉬고 이런 식으로 했다. 마지막에 가서는 매일 촬영하긴 했지만… 그런데도 주 2회 방영하는 드라마보다는 훨씬 여유롭게 촬영해서 스태프들이 잠도 충분히 잤다. 일단 컨디션이 좋으니까, 촬영 현장의 기운들이 좋은 거다. 잘 자고 아침에 잘 일어나서 일찍 끝나고 집에 가니까 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분 좋게 촬영해서 스태프분들도 행복했던 것 같다. 선순환이랄까.

    ▶ '은주의 방'을 찍으며 다양한 방송 주기나 분량을 가진 드라마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지 궁금하다. 어쩌면 그동안 편성 방침이 너무 오래 유지됐기 때문에 주 2회가 당연해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주 1회가 시청자 입장에서는 감질나고 더 기다려질 수 있는데, 촬영하는 입장에서는 오히려 편했다. 기자님 말씀처럼 이게 익숙해지면 그렇게 기다림도 힘들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이 작품이 시청률이 그렇게 많이 나오진 않았지만 보신 분들은 다 좋게 보셨다고 해서 감사하고 있다. 저희 작품이 계기가 되어서 시청자도 행복하고 촬영하는 사람들도 행복할 수 있는 그런 작품을 계속 만들어나갔으면 좋겠다. 분명히 주 1회는 감질나는 게 있지만, 그만큼 더 집중하고 심화해서 좋은 작품을 찍었다고 생각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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