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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내부문건에는 '삼바 뻥튀기 논의'가 기록됐다



금융/증시

    삼성 내부문건에는 '삼바 뻥튀기 논의'가 기록됐다

    박용진, 추가 의혹 폭로…증선위 '최대 변수'
    최종구 금융위원장 "일리가 있다…최대한 공정 결론 날 것 기대"

    국내 최대 회계법인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의 기업 가치를 뻥튀기했다는 것을 삼성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폭로가 7일 나왔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혐의를 재심의 하고 있는 가운데 고의성을 입증할 '스모킹 건'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비주얼그래픽

     

    ◇ 박용진 의원 삼성 내부문건 폭로 "삼성, 삼성바이오 가치 뻥튀기 알고 있어"

    2015년 8월 5일 삼성바이오 재경팀이 작성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는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3조원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시장평가액은 평균 8조원 이상이라며 자체 평가액과 시장평가액의 괴리에 따른 시장 영향, 이른바 합병 비율의 적정성, 주가 하락 등이 발생 할 수 있으니 이를 예방하기 위해 안진회계법인과 세부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적혀 있다.

    박용진 의원은 삼성바이오의 가치를 회계법인들이 뻥튀기한 사실을 삼성이 알고 있었고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을 할 때, 삼정과 안전회계법인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자체 평가 금액 3조보다 거의 3배에 이르는 8조원 이상으로 평가한 것이 엉터리라는 것을 알고도 삼성이 국민연금에 보고서를 제출했다는 것이다.

    . 비주얼그래픽

     

    2015년 8월 12일 내부 문서에서도 삼성바이오는 바이오 주식 가치 평가에 따른 영향을 분석했다. 삼성바이오의 가치를 '저평가'하면, 합병 비율 이슈가 생기고 합병 비율 검토 보고서와 불일치해서 '사후 대응'이 필요하다는 표현이 나온다.

    박 의원은 "삼성 내부 문서를 통해 드러난 것은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가 제일모직 주가의 적정성 확보를 위해 고의로 분식회계를 한 것"이라며 "이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을 사후적으로 정당화하기 위한 것임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증선위, 핵심 쟁점 '삼성바이오 가치 부풀리기' 이번엔 결론 내나

    삼성바이오 분식회계의 핵심 쟁점은 삼성바이오가 기업 가치를 '고의로' 부풀렸는가 여부였다. 삼성바이오는 2015년 감사보고서를 작성할 때 종속회사로 분류했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변경했다.

    종속회사가 관계회사로 변경되면 지분 가치를 장부가액이 아닌 시장가액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국제회계기준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는 2905억원에서 시장가액 4조 8806억원으로 바뀌었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분식회계의 혐의가 있다고 봤다. 뚜렷한 이유 없이 종속회사를 관계회사로 변경함으로써 기업 가치를 고의로 부풀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바이오 측은 당시 복제약 개발 등으로 기업 가치가 상승하자 공동 투자자인 미국계 다국적제약사 바이오젠이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자신들의 지배력 상실 또는 약화를 우려해 관계회사로 변경했다는 입장을 일관해왔다.

    . 비주얼그래픽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지난 7월 '지배력 판단 변경 부분'에 대해선 판단을 유보했다. 5차례의 심의 끝에 삼성바이오의 공시 누락에 대해서만 제재를 의결하고, 가장 핵심적인 삼성바이오의 가치 부풀리기 의혹에 대해선 금감원에 재감리와 새 조치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금감원은 재감리를 마친 뒤 다시 증선위에 결과를 보고했고, 증선위는 지난 달 31일 재심의를 시작했다. 재심의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 같은 삼성바이오 내부 문건이 제대로 '스모킹 건'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내부 문건을 통해 '분식회계의 동기'가 명확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바이오젠 콜옵션 평가 이슈 관련 회사 내부 문건에 따르면, 회계법인은 삼성바이오가 바이오젠사의 콜옵션 가치에 대해 부채 및 손실을 반영할 것을 요구했다. 그런데 콜옵션 부채를 요구할 경우, 삼바가 자기자본 잠식 상태에 빠질 것이 확실시되자 대안을 찾고자 했다.

    이와 관련해 세 가지 방안 가운데 2안인 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하는 안을 선택해 자본잠식 상태를 양(+)의 자본 상태로 전환했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많은 분식회계의 동기는 장부상의 중요한 숫자를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기 위함"이라면서 "손익 측면에서 적자(-)를 흑자(+)로 반전시키거나, 재무 측면에서 자기자본을 잠식(-)상태에서 양(+)의 상태로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문건에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를 피하기 위한 명확한 동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는 고의 분식의 결정적 증거"라고 지적했다.

    ◇ 삼바 분식회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때문이라는 의혹들 '정황 증거' 나와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혐의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때문이라는 의혹만 제기돼 왔는데 의혹이 사실일 수 있다는 정황 증거들이 나왔다는 점도 큰 성과다.

    2015년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대주주였던 제일모직의 기업 가치가 삼성물산에 비해 떨어지자, 삼성바이오의 가치를 부풀려 모회사인 제일모직 기업 가치를 높이고 이 부회장 등 총수 일가가 삼성물산 주주보다 유리한 합병 비율을 적용 받아 합병이 이뤄지도록 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박용진 의원은 "실질적으로 삼성물산도 참여했고, 삼성그룹 미래전략실까지 공모한 정황이 나왔다"면서 "이 부분도 금감원이 따지고 확인해야 할 사안이며, 증선위의 심의과정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역시 "삼바의 분식회계를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가 나온 이상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투자자 보호의 책무를 지고 있는 증선위가 삼바 분식회계에 대한 판단을 더이상 지체해선 안된다"며 "금감원과 검찰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전후 과정에서 자행된 불편법 행위를 전모를 밝히기 위해 적극적인 감리 및 수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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