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간절하게 다가오는 주민들의 생생한 명령 들어
'시민의 정부 준비위원회'가 내놓은 성과... 시민이 정책 주체 될 수 있다는 것 보여줘
도시의 작동원리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것에서 출발한 것이 대중교통천국 개념
■ 방송 : 강원CBS<시사포커스 박윤경입니다>(최원순PD 13:30~14:00)
■ 진행 : 박윤경 ANN
■ 정리 : 홍수경 작가
■ 대담 : 이재수 춘천시장
민선 7기가 지난 8일로 100일을 맞았죠. 시사포커스 박윤경입니다에서는 취임 100일을 맞은 이재수 춘천시장을 만나보겠습니다. 시민이 시정의 주인공이 돼야 한다는 이른바 시민정부를 또 다시 강조하고 나섰는데요. 어제 춘천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만났습니다. <아래는 주요 일문일답 정리>
◇박윤경>안녕하세요?
◆이재수>안녕하세요? 춘천시장 이재숩니다.
◇박윤경>네, 요즘 바쁘시죠?
◆이재수>네, 살인적인 일정이라는 말이 남의 얘긴 줄 알았는데 제 삶에 들어앉았습니다. 죽음의 질주를 하는 것 같습니다.
◇박윤경>며칠전, 취임 백일을 맞으셨습니다. 춘천시장으로 보낸 지난 100일 어떠셨는지요?
◆이재수>정말 지난 100일간 어떻게 지냈는지 되새기기 어려울만큼 과정이 빽빽했는데요. 시장으로서 몸 만들기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이 되는 과정이 업무에 대한 이해만 가지고 되는 게 아니구나라는 걸 체감했습니다.
태도와 마음가짐이 정말 남달라야 하는데 최소한의 훈련이 필요했다는 걸 느꼈습니다. 100일간의 일정을 감수하면서 몸만들기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시민들을 만나면서 저에게 요구하는 것들이 느껴져요.
10분내내 울기만 하는 분, 10분내내 고함치시는 분들 등 전달되는 방식이 어떠하든지 정말 간절하게 다가오는 생생한 주민들의 명령이었습니다. 시민들을 위한 새로운 길로 만들어볼 생각, 다짐도 더 크게 한 지난 100일이었습니다.
이재수 춘천시장은 8월22일 사북면 별빛지역아동센터에서 사북면 주민들 50여명과 함께 ‘시민과 함께하는 공감톡’ 시간을 가졌다. (사진=춘천시청 홈페이지 캡쳐)
◇박윤경>민선7기 출범 100일을 맞아 지난 월요일 기자회견도 하셨습니다만 다시 한 번 시민주권, 시민의 정부를 강조하셨습니다. 시민의 정부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신다면요?
◆이재수>좀 저항이 있었어요. 왜 정부라는 말을 쓰느냐? 우리 스스로 완결성을 갖는 주체로서의 자긍과 자부를 키우는 측면에서 쓴 언어인데, 법률용어는 아니잖아요. 시가 지방자치단체라고 해서 중앙정부의 하위개념으로 중앙정부에 권한을 위임해준 대상이었던 기존의 개념을, 우리 스스로 정부 구성을 한 거고 행정도 있고, 입법단위도 있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민주주의의 가장 핵심원리 중 보충성의 원리가 있어요. 주권자로부터 가장 가까운 단위의 조직이 그 주권자를 보충해주는 역할을 하는 건데, 그걸 우리는 시민의 정부라 얘기를 하고요. 시민들의 직접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정부로서의 시민의 정부, 그 관점들을 다시 만들어보겠다는 의지지요.
◇박윤경>이를 실현하기위해서, 취임 초기부터 '시민정부 준비위원회'를 구성해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해 오신 것으로 압니다. 성과는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또 과제가 있다면요?
◆이재수>시민들이 해낼 수 있다. 시민들에게 뭘 맡기면 불안해하는 게 기존 관료주의 관성이라면 배가 산으로 간다.. 관료 단위에서 늘 써먹던 얘기에요. 근데 막상 맡겨보니 해내잖아요. 행복한 시 정부 구현을 위해서 다양한 정책들을 시민들과 호흡하면서 만들었거든요.
너무 근사합니다. 제가 깜짝 놀랄만큼의 새롭기도 하고 다양한 아이디어가 들어왔거든요. 충분히 시민들이 해낼 수 있고 정책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걸 분명히 보여준 성과라고 봅니다.
8일,이재수 춘천시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회견을 했다(사진=춘천시 홈페이지 캡쳐)
과제는, 이런 부분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가 필요한 것 같아요. 한 건주의, 한방. 이런 게 있어요.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거죠. 새로운 어법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가 충분하지 않으니 언론에서도 계속 한건주의를 주문해요. 한건주의 관점에서 접근하면 답이 안 나옵니다. 관성에 젖어서 지금 시행하는 가치와 성과를 폄훼하는데 그런 걸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박윤경>그런데 직접민주주의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자칫 일부 소수의견이 전체를 대변할 수도 있고 또 이미 지방의회가 있는 마당에, 갈등의 소지가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제기됐는데요?
◆이재수>준비위원회가 한 일은 시민들을 만나러 다니는 일이었어요.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나오는 얘기를 들어왔는데, 주민하면 ~단체, 시 정부와 익숙했던 단체. 예컨대 이통장협의회라는 게 있다면, 이통장이 아니라 이통에 살고 있던 사람들을 만난 거예요. 그런 부분에서 소홀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어요. 그래도 가치가 있었다고 보고요.
의회부분은요. 의도적 비틀기라고 봐요. 의회의 권한을 침해할 수 있는 소지는 거의 없어요. 왜냐면 시민들로부터 나온 의견을 예산을 입혀 의회에 제출할 거고, 의회가 가결 또는 부결할 거거든요. 의회의 권한은 절대 터치하지 않았다고 말씀 드립니다.
◇박윤경>앞으로 시민의 정부가 본격적으로 추진할 구체적인 사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이재수>문화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단위들이 존재하지만 마을단위 문화창작 공간을 현장으로 배치해서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문화체험도 하고 발굴도 할 수 있겠고요. 마을단위의 주민들이 반드시 훈련만 돼 있는 게 아니잖아요. 일반인들이 자연스럽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하는 마을회의 지원센터와 같은 중간조직을 만들 생각입니다.
◇박윤경>자 그리고 얼마전 버스파업과 관련해서 '버스완전공영제'를 둘러싼 논란이 있습니다. 대중교통천국을 위한 춘천시의 복안, 지금 어떤 그림을 그리고 계신가요?
◆이재수>제가 버스를 직접 타고 출근을 할 정도로 대중교통의 편리성을 만들어보자는 운동을 제안하고 있는데요. 우리 사회 근본 패러다임을 바꾸는 운동이에요. 자동차 중심의 도시 운영으로 발생하는 미세먼지 문제, 주차장 문제, 도로 확장 문제, 도심 열섬 문제 등은 자동차 유지로는 해소할 방법이 없어요.
자동차 저감의 방법은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하는 거고요. 그렇게 자동차를 줄이는 것이 대중교통을 육성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게 됩니다. 도시 안에 숲을 조성하고 보행로를 확보해 걷는 문화를 만들면 이웃을 복원해주는 기능을 하고 공동체를 살찌우게 하는 것까지 확대해 새로운 문화공동체가 만들어지죠.
도시의 작동원리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것에서 출발한 것이 대중교통천국 개념이에요. 그런데 그 시기 하필 버스가 법정관리가 됐어요. 제가 취임하기 전 버스 회사가 법정관리가 됐어요. 최악의 경영상태를 갖게 된 상황에서 파업이 이뤄져 시기가 뭔가 맞아떨어지지 않았어요.
빨리 법정관리가 종료돼야 갈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요. 다만 아쉬운 건 공영제인데요. 하루아침에 될 수 있는 성질은 아니고요. 지금 이용률이 14%거든요.
이 때 공영화를 하게 되면 적자폭을 어떤 분은 300억정도로 봐요.(버스를 평소 이용하지않는)80% 이상의 분들이 혈세를 쓴다는 걸 동의해줄까요? 춘천시정부의 예산이 풍부하다면 모르지만 가용예산이 500억도 채 안돼요. 3~400억정도인데 거기에 다 쓴다는 것에 동의해줄 시민들은 없을 거라 봅니다.
그래서 이걸 20~30%로 올려놓고 시행한다면 적자폭도 줄지만 동의가 높아지겠죠. 그런데 안타깝게도 파업으로 이용률이 더 떨어지고 있어요. 10%이하로 떨어지면 버스 공영제는 더 멀어지고 늦어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저로서는 안타깝습니다.
◇박윤경>특별히 지금 시급하게 매듭을 풀어야할 당면한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이재수>제일 중요한 건 시민주도성이에요. 시민들이 주권자로서 역할을 양도하지 않고 행사할 방법이 무엇일까. 이걸 찾아내는 게 과제고요. 내년 예산 곳곳에 시정부가 해야 할 사업 안에 녹여내는 겁니다. 업무보고를 받고 있는 중인데 그 안에 계속 얘기하는 게 시민의 정부가 지향하는 주도성과 자발적 에너지를 사업 속에서 어떻게 녹여낼 것인가. 그 부분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강원CBS박윤경 아나운서가 춘천시청 시장실에서 이재수 춘천시장과 인터뷰를 갖고있다.(사진=강원CBS)
◇박윤경>4년 후 이것만큼은 춘천의 모습이 달라질 것이다. 자신있게 말씀하실 수 있는 부분은?
◆이재수>적어도 우리 시정부에서 이제부터는 당사자에 의해 작동되는 지역사회를 지향하고요. 예컨대 장애인의 문제는 장애인이 제일 잘 알죠. 그래서 춘천시 장애인 정책은 장애인이 주체가 되고요.
모든 영역에서 주체성이 분명히 확인될 것이고요. 좀 더 가시적인 효과를 얘기해보라고 한다면 문화도시라는 걸 명확하게 도시브랜드로 내세울 것입니다.
◇박윤경>끝으로 시민들에게?
◆이재수>이 정부는 시민의 정부임을 분명히 합니다. 시민들이 채워주시고 만들어주시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습니다. 시민들과 함께 동업의 마음으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약속드리고요. 시민들께서도 주인의 역할을 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박윤경>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이재수 춘천시장이었습니다.아래는>시사포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