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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신흥폭력조직 ''기장 찬이파''가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부산의 대표적인 폭력조직인 ''칠성파''가 자신의 기존 활동구역인 기장지역으로 세력을 확대하는 것에 위기감을 느껴 2-3개 조직이 연합해 신흥 조직을 만들었으며, ''청부폭력''과 ''조직원 살인미수'' 등 전형적인 조폭들의 범행을 서슴치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신흥폭력조직을 만든 뒤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두르고 금품을 뜯어낸 혐의로 ''기장찬이파'' 황 모(43)씨 등 15명을 구속하고, 행동대원 김모(34)씨 등 35명을 불구속 입건하는 등 모두 50명을 무더기로 검거했다.
경찰에 구속된 황 모씨는 기장통합파 두목으로 활동하던 중 지난 2006년 초부터 기존 거대 폭력조직인 ''칠성파''가 자신의 활동지역인 기장으로 세력을 뻗치는 것에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현재 부산 기장지역이 개발붐으로 거대 상권이 형성되고 있는데다, 부산-울산 고속도로가 건설돼 도로 길목인 기장지역을 여러 조직폭력조직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칠성파 세력확대에 위기감 느껴 연합조직 결성자신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고 느낀 황씨 등 기장지역에 있는 군소 폭력조직, 일요회, 재건 기장파 등 폭력조직 3개 우두머리는 지난 2006년 5월 세력을 합치기로 합의하고 ''기장 친이파''라는 신흥 폭력조직을 결성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세력을 대외에 알리기 위해 상대 조직원들에게 살인 위협을 가하거가, 집단 폭력, 보호비 명목으로 돈을 뜯어내는 등의 범행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3개 폭력조직이 연합하는 것을 반대하고, 미리 나눠놓은 활동무대에 서로 침입할 경우 흉기를 휘둘러 살해까지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 등은 지난해 9월 하순, 기장군 장안읍 야산에 조직연합에 반대하고, 더 이상 폭력배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조직원 최모(39)씨를 끌고 가 생매장을 시키겠다고 위협한 뒤 둔기로 집단 폭행해 전치 4주의 상처를 입혔다.
이들은 최씨에게 "땅에 묻힐래, 충성할래?" 라고 협박하며, 충성 서약서를 강제로 쓰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은 지난달 20일, 조직원 김 모(40)씨가 허락 없이 남의 구역에 침입해 유흥가 등지에서 보호비를 뜯는다는 이유로 흉기로 등 부위를 찔러 살해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리원전 공사장 진입공사 입찰에도 관여
그밖에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중장비 진입 공사 입찰 과정에서 자신들이 관리하는 업체가 지정되기 위해 상대 중기업자 2명을 감금한 뒤 마구 폭행해 전치 4주의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이들은 기장군 장안읍 초등학교가 있는 지역에 유흥주점 허가가 나지 않는다는 점을 미리 알고 무허가로 영업을 하고 있는 주점에 들어가 업주에게 문신을 보여주며 협박해 상습적으로 ''공짜술''을 먹고 4천 5백만 원 상당의 금품을 뜯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신흥폭력조직이 결성됐다는 첩보를 입수해 2개월간 기획수사를 벌인 끝에 이들 조직원들을 대거 붙잡았다.
부산 해운대경찰서 조직폭력배소탕팀 신광수 형사는 "조폭 순찰활동을 돌던 중 소속이 다른 조직원들이 같이 활동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수사에 착수한 결과 ''기장친이파''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아직 체포되지 않은 9명의 행방을 계속 추적하는 한편, 해운대 기장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조직폭력배들의 소탕을 위해 계속 수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