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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화 폭락에 온라인은 '터키 직구' 문전성시



IT/과학

    리라화 폭락에 온라인은 '터키 직구' 문전성시

    터키 국민들 '울상'인데, 지구 반대편에서는 '축제'

    미국 제재 여파로 터키 화폐인 리라화(TRY)의 폭락세가 이어지면서 리라화 환전을 통해 해외 명품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 뿐만 아니라 SNS 플랫폼 사이버 머니와 인기 게임, 전자제품을 사들이는 유저들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카카오톡의 이모티콘을 구입하는데 주로 사용하는 '초코' 카드결제 화폐를 터키 리라화로 바꿔 저렴하게 결제했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결제 설정에서 주소지를 터키로 설정하면 리라화 선택이 가능해진다. 한국 주소지의 경우 2200원으로 결제되지만, 터키 주소지 설정 이후 결제가 터키 리라로 진행된다. (캡처=온라인 커뮤니티)

     

    이모티콘 1개 값인 200초코를 구입하기 위해 앱에서 한화 2200원을 결제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결제 화폐를 터키 리라로 바꾸면서 기존 결제가격의 절반에 가까운 약 1245원에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소지를 터키로 바꾸자 결제 화폐로 리라화 선택이 가능해졌다. 아이폰에서는 결제 화폐가 달러로 진행된다.

    한 게임 이용자도 해외 결제망을 이용해 5~6만원대 게임을 리라화로 거의 절반가격에 구입했다. 이같은 소식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자 다른 유저들도 구입 목록에 있던 해외 유명 게임을 구입했다며 인증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

    터키 현지의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 매장 등에는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는 소식까지 나오고 있다. 마침 세일기간이 겹친 버버리 터키는 145만원짜리 트렌치 코트를 78만원에 살 수 있다.

    리라화 폭락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자 쇼핑객들은 리라화 환전이나 해외 직구를 통해 고가의 제품을 구입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해외 직구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터키에서 직구하는 방법을 공유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뾰족한 방법은 없는 상태다.

    국내 직구족이 많이 이용하는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과 달리 현지 관광객이나 교민 외에 물품구매를 위해 터키를 이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보니 믿을만한 배송대행 업체가 전무한 상태다. 그러자 소규모 업체들이 난립해 현지 인맥을 활용하거나 아예 터키로 날아가 직구 대행 및 배송 대행을 자처하면서 고가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일부 터키 배송대행 업자는 제품 구입가의 25%를 수수료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터키 온라인 사이트에서 고가의 제품을 구입하고도 분실되거나 파손시 마땅한 구제방법이 없어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애플 터키 온라인 스토어

     

    터키에서 맥북 해외직구를 고민하고 있다는 프리랜서 사업가 전 모(37)씨는 "오래된 맥북 에어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맥북 에어 가격으로 맥북 프로를 살 수 있을 것 같아 알아보고 있다"며 "배송만 안전하게 된다면 구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애플 터키 온라인 스토어의 경우 새로 출시된 애플 맥북 프로 13인치 터치바 모델이 1만999리라, 14일 환율기준 한화로 약 189만원이다. 한국 애플 스토어 판매가인 229만원보다 40만원 저렴하다. 맥북 에어 기본형의 경우 국내 판매가가 125만원이지만 터키 환율로 5499리라, 한화 약 95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21만9000원인 에어팟도 17만원 초반으로 애플제품을 많게는 50만원 이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200달러 이상 컴퓨터는 일반통관 제품으로 관세 대신 부가세가 매겨져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애플은 터키를 비롯해 유럽 지역 애플 스토어에서 제품을 구매할 경우, 22개 유럽국가로 무료배송 해주기 때문에 독일이나 영국 등 일부 국내업체의 배송대행이 가능한 지역으로 보낼 수 있어 유리하지만 현지 애플 스토어 매장을 방문해야 한다.

    다운로드가 가능한 게임이나 아이템, 프로그램, 운영체제 등 소프트웨어는 일반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PC 운영체제인 윈도우10 구입을 저울질 하는 이들도 생겼다. 일부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를 리라화로 구입하기 위해 리라화 폭락세를 좀 더 기다린다는 글이 속속 등장했다.

    윈도우10 홈은 미화 139달러로 한국MS 스토어에서 20만8000원에 판매되지만, 터키MS에서는 820리라, 약 14만2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과거 베네수엘라 환율 대란으로 MS가 베네수엘라 홈페이지에서 헐값에 구입한 윈도우10 계정을 모두 회수·환불하면서 해프닝으로 끝난 바 있어 MS가 추후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그러나 당시 오피스 헐값 구매자들은 정상적으로 사용이 가능해 MS의 해외 구매 선택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 터키 홈페이지 온라인 스토어

     

    한편, 터키 리라화는 미국과 외교적 갈등을 빚기 시작한 7월 중순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산 철강·알루미늄에 2배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직후 폭락세를 거듭하며 이날 하루에만 달러화 대비 20% 폭락했고, 올해 반토막 이상 떨어졌다.

    고질적인 외화부채까지 겹치면서 터키경제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지경이지만 기관이나 금융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까지 환율차익에 뛰어드는 모양세다.

    터키 리라화 폭락으로 주가폭락, 금리상승, 인플레 폭발 등 터키 국민들의 생활고가 가중되는 가운데, 지구 반대편에서는 '축제'를 즐기려는 이들로 온라인 쇼핑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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