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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와 안아줘' 진기주 "꼭 해피엔딩이었으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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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리와 안아줘' 진기주 "꼭 해피엔딩이었으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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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 인터뷰] '이리와 안아줘' 한재이 역 진기주 ①

    지난 19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이리와 안아줘'에서 길낙원/한재이 역을 맡은 배우 진기주 (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지난 19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이리와 안아줘'의 주연 두 사람은 모두 신인이었다. 다채널 시대에 이제 지상파/비지상파를 구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 다 이 작품으로 지상파 첫 주연을 맡은 것에 저절로 관심이 쏠렸다.

    '이리와 안아줘'는 조금만 삐끗해도 얼마든지 아슬아슬해질 수 있는 설정과 배경을 지녔다. 자신의 살인 경험을 책으로 내기까지 하는 희대의 사이코패스 윤희재(허준호 분)의 악행 때문에, 각각 가해자-피해자 구도로 나뉜 두 남녀 채도진(장기용 분)과 한재이(진기주 분)의 이야기를 그린 까닭이다.

    연기 경험을 차근차근 쌓고 있는 신예가 접근하기 쉬운 배역은 아니었다. 시청자들에게 두 사람의 사랑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하려면, 그만큼 설득력 있는 연기가 뒷받침돼야 했다. 캐릭터를 깊이 이해하고, 결국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잘 표현해야 했다.

    드라마 종영 5일 후인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이리와 안아줘'에서 한재이 역을 맡았던 배우 진기주를 만났다. 극중에서 부모를 잃고 사랑하는 사람까지 위험에 빠지는 등, 누구보다 마음고생이 심했을 한재이 역을 하며 진기주는 감정을 많이 소모했다. 어떤 장면을 찍으면서 울었다는 일화만 서너 번은 나왔다.

    하지만 오랜 시간 착 가라앉아 있던 그를 일으켜 세운 건 완벽한 해피엔딩이었다. 진기주는 괴로움과 불안을 안고 있었던 상황이 해소되지 않았다면 정말로 힘들었을 거라면서도, "작가님이 (결말로) 절 다 충전해주셨다"며 웃었다.

    ◇ 힘들었던 중반부, 결말로 평화 얻어

    '이리와 안아줘'는 5.9%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로 종영했다. 평균 시청률이 4~5%로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채도진-한재이의 애틋한 사연과 살인자의 존재가 주는 긴장감, 유려한 연출로 이른바 드라마 팬들이 붙었다.

    진기주 역시 팬들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그는 "드라마 촬영하고 있을 때 저희 드라마 잘 보고 있다고, 뒷얘기 어떻게 되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너무 재미있다고도 하시고. 촬영하면서 되게 힘을 많이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 마무리가 잘 돼, 많은 분들께 만족을 드릴 수 있었던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말했듯, 이번 '이리와 안아줘'는 진기주가 주연을 맡은 첫 드라마이기도 하다.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지 물으니 "촬영 중반 때는 낙원이의 감정 때문에 많이 아파서 덩달아 저도 힘들었다. 끝나갈 때쯤에는 다 해소가 되더라. 다른 캐릭터를 통해 위로도 받았고, 마지막에는 낙원이에게도 평화가 오지 않았나. 저한테 많은 충전을 하게 한 작품"이라고 전했다.

    진기주는 감정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장면으로 나무(채도진의 다른 이름)가 현무(김경남 분) 칼에 찔렸을 때를 꼽았다. 피 흘리며 의식이 사라져가는 연인을 보면서 '나무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공포'를 다시 한번 느꼈다고. 진기주는 "정말 많이 울어서 그랬는지, 온몸이 다 힘들더라. 신체 반응이 왔다"고 덧붙였다. 하루만 하자고 했던 놀이공원 데이트 장면도 쉽지 않았다.

    '이리와 안아줘'는 희대의 살인마 윤희재(허준호 분)가 자멸하고 채도진(장기용 분)과 한재이(진기주 분)는 사랑을 이어가는 행복한 결말을 맞았다. (사진='이리와 안아줘' 캡처)
    "데이트하면서 놀이공원도 가고 수목원도 가니까 두 아이가 너무 신날 것 같다고 막연히 생각했어요. 그런데 데이트하는데도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더라고요. 속이 온전하게 풀려서 웃는 게 아니었어요. 뭔가 무거운 게 남아있더라고요. 이 데이트가 시한부라 그런 것 같아요. 나무가 하루만 하자고 하잖아요. 왜 하루만 해야 하는지도 알고, 저도 더 오래 사귀자고 할 수 없는 마음도 아니까요. 놀이공원에서 마음껏 즐기며 웃고 놀아야 하는데 마음처럼 안 됐어요.

    놀이공원에 있을 때 잠깐 제가 나무 시야에서 사라지잖아요. 그때 이성을 잃고 뛰어다니는 나무를 보는 낙원이(한재이의 다른 이름)의 마음이… 오늘 하루종일 마음이 무거웠던 게 바로 이 장면 때문에 그랬던 거구나, 싶었어요. 우리는 언제든 시야에서 사라지면 금세 불안하고 서로 미안해해야 하는 사이구나. 그런 관계라서 그 신나는 놀이공원에 와서도 맘껏 웃지 못했구나."

    진기주는 '이리와 안아줘'가 해피엔딩이길 바랐고, 그런 의견을 가장 적극적으로 피력한 인물이었다. 결말을 예상했는지 묻자 "사실 처음에 귀띔받긴 했다. 저랑 (장)기용이랑 계속 여쭤봐서"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새드(엔딩)는 12년을 견딘 이 아이들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꼭 해피였으면 좋겠다고 열심히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독님도 동의하시더라. (새드가 되면) 우린 너무 잔인한 어른인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행복해지려고 애쓴다는 의도가 있기 때문에, 잘 버틴 것에 대해 보상을 해 줘야 하지 않겠나 하는 감독님의 의중도 있었다. 저는 해피로 가겠구나 하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 강인한 한재이에게 반하다

    마음 놓을 수 없는 일이 계속되기에 어느 때보다 많이 울었지만, 한재이는 '피해자다움'만이 강조된 여느 여성 캐릭터와는 달랐다. 살인마의 만행으로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은 기구한 운명의 소유자였으나, 넘어진 채로 멈춰있지 않았다. 단역부터 차근차근 올라가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아이콘으로 꼽히는 배우가 됐다. 절망 속에서도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지 않는, 강단 있는 인물이었다.

    "저도 정말정말 멋있었어요. 우리 드라마 캐릭터 중에서 가장 정신적 지주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내적인 중심을 잡고 있는 사람이 아닐까 했어요. 극의 흐름은 나무 시점으로 가지만, 드라마에서 감정을 갖고 가는 건 단단하고 흔들림 없는 낙원이라는 걸 알았어요. 멋지고 존경스러웠고요.

    낙원이 시점으로 드라마가 흘러간다면 어떨까 생각했는데 그건 너무 가혹하더라고요. 나무 시점으로 갈 때는 가해자의 죄책감 위주인데, 낙원이 시점으로 가면 피해자가 받은 고통이 온전히 다 나갈 거니까… 그럼 너무너무 슬프고 고통스러운 드라마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낙원이의 감정이나 과거는 되게 압축해서 표현돼 있었어요. 나무와 달리 과거 회상도 그리 많지 않았고요. 한두 개 나오는 게 오빠(윤종훈 분)에게 위로받는 모습 정도? (낙원이가 겪은) 고통과 지옥을 온전히 보여주고 나면 둘(나무-낙원)을 응원 못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무는 낙원이를 그리워할 때 광고판, 사진, 드라마 등등을 보면 됐잖아요. 옆엔 없어도 눈으론 계속 봤잖아요. 저 친구가 잘살고 있구나 하고요. 낙원이는 TV에 나오면서도 (내가) 웃는 걸 나무가 보고 힘내고 있겠지 하는 한 가닥의 희망만 있었죠. 진짜 강하구나, 진짜 정신적 지주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웃음)"

    진기주가 맡은 한재이는 큰 상처를 가지고도 흔들리지 않고 단단하게 자기 삶을 개척하는 강인한 캐릭터였다. 유명 배우였던 엄마의 뒤를 따라 배우의 길을 걷는 톱 스타이기도 했다. (사진=이매진아시아 제공)
    극중에서 현재 가장 주목받는 톱 배우 역을 맡은 소감도 궁금했다. 그는 "재밌었다"면서도 "근데 제가 톱 여배우는 좀 아니지 않나"라고 웃었다. 재이가 2018년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탔으니까 톱까지는 아니라는 게 그의 깨알 설명. "진짜 대선배를 지칭하는 게 아니라, 이제 빛을 보기 시작한, 사람들이 가능성을 이제 막 알아주기 시작한 의미의 톱스타인 것 같다"고.

    진기주는 "신인이었을 때 첫 오디션을 보러 다니고, 작은 역할, 조연부터 시작해서 차곡차곡 올라갔던 과정이 제가 겪었던 것과 많이 닮아있었다. 드라마상에서 (자세히) 표현이 되어 있지 않아도, 씬이 한두 개만 있어도 제가 그걸 너무 잘 아니까 즐거웠다"고 밝혔다.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극중 '경성밀애'의 윤덕 역을 했을 때다.

    도진과 재이처럼 서로 '구원'이 되는 존재가 가능할 것인지 묻자, 진기주는 오래 지나지 않아 "네"라고 답했다.

    "그 아이들 상황을 그대로 되짚어 보면 가능할 것 같아요. 음… 낙원이 내레이션 중에 '괴물의 아들이지만 동시에 나의 구원자'라는 게 있잖아요. 그날 밤이 있기 전 그 아이들의 1년도 되게 단단했다고 생각해요. 처음에 낙원이는 뭔가 저 친구의 상황은 삶이 무거워 보였을 거예요. 저 나이 어린 남자애가 견디기는 힘들다고. 낙원이는 저런 짐을 지어본 적이 없는 친구라서 호기심과 생경함이 있었을 거고, 마음이 끌렸을 거예요. 자기는 너무 예쁜 가정에서 사랑하고 있으니까요. 근데 그 아이의 본질이 너무 순한 걸 꿰뚫어봐서, 자기 울타리 안에 들이고 싶었던 것 같아요. 위험한 상황이 됐을 때 자기 아빠를 치면서까지 저를 지켰잖아요. 그때 '너 죽지마, 살아있어'라고 한 말이 꼭 나무한테만 한 말은 아니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열심히 TV에 나와 웃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을 것 같아요. 그런 지옥을 같이 겪었으니까요. 그런 감정들이 10년 넘게 이어졌으니 (각자 구원 같은 존재가 되는 게) 가능하지 않았을까요."

    ◇ 처음엔 어색했던 장기용… 이젠 '형-동생' 사이

    진기주는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함께 펼쳐내야 할 장기용과 '이리와 안아줘'에서 처음 만났다. 극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멜로를 담당하는 만큼, 찰떡 호흡이 필수적이었다. 같이 연기한 소감을 물으니 "네 마음이 곧 내 마음이다"였단다.

    "대본 연습만 하고 안면 트고 인사했어요. 둘이 친해지려고 대화하는데 서로 부담스러워 한다는 걸 내비치지 않으려고 노력한 거예요. 누구 하나 먼저 말을 하려고 안 해고요. 그러다 '진짜 부담스러워 미칠 것 같다'고 말했고, 우리가 같은 마음이구나 하고 알았죠. 마음을 터놓은 그 순간부터 뭘 하든 서로의 위로가 된 것 같아요. 그 친구가 힘이 필요할 때 제가 힘을 주고, 제가 우울해서 기분이 안 날 때는 그 친구가 기운을 주고요."

    숨 막히는 어색함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썼던 초반과는 달리, '이리와 안아줘'를 하면서는 좀 더 편한 사이가 됐다. 장기용은 진기주를 형이라고 저장해 놨다고. 기자가 착각한 줄 알고 재차 묻자 진기주는 기다렸다는 듯 "그쵸? 저도 잘못 들은 줄 알았다"고 말해 웃음이 터졌다.

    진기주는 '이리와 안아줘'에서 장기용과 연인 연기를 했다. (사진=MBC 제공)
    같이 연기한 또래 연기자들과도 이심전심을 나눴다. 떨고 긴장하고 부담 가지고 있다는 걸 말하지 않아도 너무나도 잘 아는 사이였기에 가능했다. 자연스럽게 의지하고 기운을 불어넣는 관계였다.

    선배 연기자들하고의 호흡 역시 좋았다. 극중 표택 역을 맡은 박수영을 두고는 "표택 선배님이라고 부를 정도로 현장에서도 그냥 표택으로 계셨다"며 "실제 성격도 워낙 자상하시고 뭐 챙겨주시는 걸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채옥희 역을 맡은 서정연과 연기할 때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진기주는 "선배님이랑 마주 앉아 있으면 그냥 (드라마 속) 그 상황이 된다. 눈을 마주치면 자꾸 우신다. '아, 난 너를 못 보겠다' 하면서 눈을 피하시면 저도 눈물이 맺혔다. 리허설할 때는 땅만 보고 정말 대사만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근데 눈을 안 보고 대사 하다가도 목소리가 들리니까 우는 거다. 그럼 (선배님이) 호주머니에서 갖고 있던 휴지를 주신다. 저는 아무 말 없이 받는다. 둘이서 그랬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참 웃겼을 거다"라며 "감정이 깊은 씬에서도 (선배님과) 마주 앉기만 하면 다 해결되더라"고 전했다. <계속>

    (노컷 인터뷰 ② 진기주 "TV 돌리다가도 멈춰서 보게 되는 배우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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