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 일대 지도 (그래픽=스마트뉴스팀 임금진 PD)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세기의 핵담판이 나흘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정상회담 장소인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핵담판 열리는 평화와 고요의 섬
이번 회담은 싱가포르 남쪽에 위치한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다. '평화와 고요'라는 뜻의 센토사 섬은 유니버설 스튜디오, 아쿠아리움, 머라이언 타워 등이 유명해 연간 19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대표 휴양지다.
현지 언론 더 뉴 페이퍼(The Newpaper)에 따르면, 6월 초는 싱가포르 관광의 성수기다. 현지인들은 가뜩이나 붐비는 시기이기에 극심한 교통체증을 우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센토사 섬은 경호와 보안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기 때문에 회담 장소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센토사 섬은 본토와 연결된 700m 길이의 다리와 모노레일·케이블카만 통제하면 섬으로 들어올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전무하고, 탁 트인 전망 때문에 드론과 같은 비행 물체를 식별하기 용이하다. 인구가 밀집된 시내와 떨어져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정상회담이 열리는 카펠라 호텔 또한 센토사 섬 언덕 꼭대기에 위치해 있고, 주변에 열대 우림이 우거져 있어 내부를 들여다보기 어렵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미 지난 5일 센토사 섬 일대를 '특별행사구역'으로 지정하고 보안을 강화했다.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이 지역에 진입하는 사람들과 차량은 엄격한 보안 조치를 받게 되며, 불심검문을 받을 수도 있다. 드론과 깃발, 현수막, 폭죽, 가연성 물질 등은 반입이 금지된다.
싱가포르 정부는 상공은 물론 주변 해역도 봉쇄해 배를 이용한 비정상적인 접근도 차단했다. 또 '세계 최강의 용병'이라는 별명을 가진 네팔 구르카족 전사들을 동원해 회담장 주변과 도로, 호텔 등을 경비하며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 미리 보는 회담 당일 두 정상의 하루12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0시)에 열리게 될 회담을 앞두고 두 정상이 어떻게 움직일지도 관심 대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자료사진)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8일과 9일 캐나다 퀘벡에서 열리는 G7 일정을 소화한 뒤 바로 싱가포르로 향하거나 워싱턴을 경유했다가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둘 다 1만 km, 20시간을 훌쩍 넘기는 시간이 소요되므로 10일에는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도 항로 상 7000km, 7시간 이상을 비행해야 하므로 늦어도 11일 오후에 싱가포르로 떠날 전망이다.
두 정상의 전용기는 싱가포르 공군 파야 레바 기지에 착륙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묵을 가능성이 큰 샹그릴라 호텔 일대는 이미 지난 4일 특별행사구역으로 지정됐다. 이 호텔에서 회담 장소인 카펠라 호텔은 직선거리가 6.83km에 불과해 '야수'라는 별명을 가진 대통령 전용 리무진을 타면 10분 안에 도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자료사진)
김정은 위원장의 숙소도 공개되진 않았지만, 회담장에서 5km 떨어진 풀러턴 호텔이나 6km 떨어진 세인트리지스 호텔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거리가 비슷하기 때문에 한 정상이 다른 정상을 맞이하기보다는 회담 시작 시간에 맞춰 두 정상이 동시에 입장하는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
회담 시작 전 인공기와 성조기를 함께 세우고 두 정상이 악수를 나누는 장면이 연출될지 주목된다.
두 정상은 오전부터 단독·확대 회담을 진행하고 만찬까지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김정은 위원장과 햄버거를 먹으며 핵 협상을 하겠다"고 발언한 것처럼 햄버거 회동이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회담 결과에 따라 두 정상이 수려한 경관으로 이름 높은 팔라완 해변을 함께 걷거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경기가 매년 열리는 호텔 인근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돌며 친교를 강조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