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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누나' 주민경 울컥하게 한 손예진의 말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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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쁜 누나' 주민경 울컥하게 한 손예진의 말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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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 인터뷰]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금보라 역 주민경 ①

    최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금보라 역을 맡은 배우 주민경. 주민경이 지난 24일 서울 양천구 목동 CBS 사옥에서 인터뷰 전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지난 24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CBS 사옥에서 만난 배우 주민경은 다음 인터뷰를 위한 의상을 직접 들고 나타났다. 아직 소속사가 없는 탓이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종영 후 들어온 인터뷰 요청도 직접 받아 약속을 정했다.

    배우가 되고 나서 처음으로 한 인터뷰가 풀렸던 날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지만, 여전히 주민경에게 인터뷰는 낯선 일이다. 무엇보다 어색한 것은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다. 인터뷰에 앞서 진행된 사진 촬영 때 그가 가장 많이 한 말은 "어떡하지"였다. 본인의 걱정과 달리 사진은 무척 잘 나왔지만.

    드라마 종영 후 인터뷰를 어느 정도 했는지 묻자, 주민경은 "이게 제 인생 세 번째 인터뷰"라며 밝게 웃었다.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맡은 '금보라 대리' 역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평소 성희롱을 일삼는 상사들과는 아예 말도 잘 섞지 않으려고 않고, 남에게 큰 관심이 없으며, 그래서 왠지 다가가기 어려워 보이는, 실력파 대리 금보라. 이와 비교했을 때 현실의 주민경은 좀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칭찬을 들으면 멋쩍어했으며, 곧잘 웃었다. 금보라와의 공통점이 있다면 크게 애쓰는 것 같지 않은데도, 왠지 모르게 자기 말에 귀 기울이게 하는 힘이 있다는 것이 아닐까.

    ◇ '풍문으로 들었소'로 안 감독과 첫 만남, '예쁜 누나'까지 인연 이어져

    주민경은 오디션을 거쳐 '예쁜 누나'에 합류했다. 어떤 배역을 맡게 될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대사가 많은 진아나 경선의 대사를 주로 읽었다.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2015) 때 처음으로 안판석 감독 작품에 출연했던 그는, 안 감독의 제안으로 '예쁜 누나' 오디션을 치렀다. 언제쯤이었느냐고 묻자 "셔츠 하나에다가 청바지를 입었고, 꽤 더웠으니 가을쯤이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홈페이지에 나온 금보라 대리 소개는 짤막하다. "방대한 지식과 높은 여성의식을 지녔다. 자신 같은 인재가 이 정도의 회사에서 썩고 있다는 생각에 동료뿐 아니라 상사들을 눈 아래로 보는 경향이 짙다." 금대리 캐릭터를, 주민경은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였을까.

    그는 "(역이) 확정됐을 때 감독님이 '금보라라는 친구는 그냥 누구나 여성들 마음속 한 부분에 있는 캐릭터다. 사회 분위기를 생각하자면 페미니즘 성향이 훨씬 더 강한 친구다. 못 할 말, 안 할 말 굳이 숨기고 그런 친구가 아니다'라고 요 정도로 설명해주셨다"고 전했다.

    이어, "'나 같은 인재가 썩고 있다' 이런 느낌으로 연기한 건 아니었다"며 "(남들보다) 조금 더 뛰어나지만 굳이 아래로 보는 건 아닌… 다만 '착하고 일 못 하면 나가 죽어야지. (무능한 건) 착한 것으로 무마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긴 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 타인에 관심 없었던 금보라, '동료애'를 배우다

    주민경이 맡은 금보라는 회사는 '일하러 오는 곳'이라고 여기며 좀처럼 남 일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러다 진아와 가까워지면서 동료애를 배우게 되는 인물이다. (사진=JTBC 제공)
    금대리는 누가 뭐래도 '예쁜 누나'에서 가장 속 시원한 캐릭터였다. 웬만하면 주눅 들지 않고, 입만 열면 주로 맞는 말을 했다. 그렇다고 도를 넘지도 않았다. 무례하지 않은 선에서 자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었다.

    "금보라 인생 자체가 너무 부럽더라고요. 한국에서 사는 35세 여성인데, 이뤄놓은 것도 있고 자기 소신도 있고 능력도 있는 3박자가 갖춰진 사람이었잖아요. 자기 생각을 잘 말할 줄도 알고요. 제 주변 동생들은 제가 엄마 가게 도와드릴 때 금보라랑 똑같대요. (제가 볼 땐) 정색하고 틱틱대는 것만 비슷한 것 같아요. 금보라가 참 부러워요. 아직도 헤어지기 싫고요.

    사실 실생활에는 (금보라보다) 더 세게 말하면서 영웅적으로 사는 사람들은 없잖아요. 오히려 객기 부린다는 걸로 치부되고 말죠. (금보라는) 그 선을 안 넘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정말 이런 캐릭터는 일상생활에 있을 법하니까요."

    회사는 '일만 하는 곳'이라는 원칙을 갖고 좀처럼 '남의 일'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금보라는 진아와 가까워지면서 조금씩 바뀐다. 주민경은 "'(예쁜 누나'가) 진아의 성장기라고 하지만, 저조차도 드라마에서 성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굳이 회사 안에서 친구 만들지 않고 '다 돈 벌러 온 건데 뭣 하러 감정소비를 하냐'는 캐릭터였다면, 바로 옆에서 보기에도 되게 안타깝고 딱하고 왜 저러고 살까 하는 친구가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지향점으로 가는 걸 보면서 동료애가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보라도 회사에서 사소한 재미가 생기지 않았을까. 진아랑 조금씩 (관계를) 트면서 (진아와 준희가) 연애하는 걸 보며 '아, 이것 참 재미있네?' 하고. 주변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사회성이 좀 더 생겼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 마지막 촬영 날, 주민경을 울컥하게 한 다섯 글자

    사내 성희롱을 일삼는 상사들 앞에서도 늘 웃고 비위를 맞춰주는 진아를 답답하게 여기던 보라는, 사랑에 빠진 후 점차 달라지는 진아를 곁에서 지켜보며 친분을 쌓게 된다. 진아의 연애 고민을 들어주는 것도, 이사하는 날 같이 밥을 먹어주는 것도 어느새 금대리의 몫이 됐다. (사진=JTBC 제공)
    드라마 초반만 해도 금보라는 그렇게 중요한 캐릭터로 비치진 않았다. 성적 수치심을 주는 무능한 상사에게까지 친절하고 시키는 대로 다 하는 윤진아(손예진 분)를 '윤탬버린'이라 부르며, 후배에게 저렇게 되지 말라고 하는 카리스마를 가진, 주인공의 직장 동료 중 한 명 정도로만 보였다. 그런데 회를 거듭할수록 진아와 엮이는 에피소드가 생기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진아가 준희(정해인 분)와 하는 비밀 연애를 제일 먼저 들키게 된 사람이 바로 금보라였다. 휴대폰이 고장 난 진아를 위해 비상 연락책이 되어준 사람도, 가족처럼 지냈던 사이라서 교제 사실을 밝히기 어려워하는 진아에게 한쪽이 기혼자도 아니고 친동생도 아닌데 어떠냐고 조언한 사람도, 사내 성희롱 문제를 제기해 외로운 싸움을 해 나가는 진아에게 힘을 준 사람도, 금보라였다.

    그야말로 '톱스타'인 손예진과 직장 동료로서 호흡을 맞춘 것을, 주민경은 여전히 '믿기지 않는 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날 인터뷰 바로 전에 했던 다른 인터뷰에서도 손예진 이야기를 하다 눈물을 보였다고. 무슨 사연인지 물었다.

    "선배님께는 감사한다는 말이 부족해요. 너무 좋아했어요. 진아를 정말 사랑했고요. 제가 최고의 슈퍼스타 손예진 선배님의 친구로 나오잖아요. 둘이 붙는 씬이 있을 때 진정이 안 되고, 눈도 못 쳐다보겠는 거예요. 바들바들 떨었어요. 그때 너무 긴장하지 말라고 격려하고 독려해주셨어요. 진짜 선배님 덕분에 (제 실수로 인해) 망가질 수 있었던 씬이 안 망가진 것 같아요. 저는 제 실수가 보이잖아요. 그걸 리액션이나 이런 거로 커버해 주시더라고요.

    배우 주민경 (사진=황진환 기자)
    진짜 짱! 진짜 짱이셨어요. '내가 왜 이걸 생각 못 했지?', '이렇게도 하시는구나' 하면서 배우기도 많이 배웠어요. 진짜 많이 배려해주시고요. 5월 9일날 마지막 촬영 때, 무슨 말을 할까 생각했는데 막히는 거예요. 몇백만 가지의 단어가 떠 있었는데, 울컥하기만 하고 어떤 말로도 표현이 안 될 것 같아서 주절주절 말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선배님이 제 눈 딱 보시면서 '알아, 민경아'라고 하셨어요. 그 생각이 나서 아까 그렇게 운 것 같아요. 사랑합니다!"

    다른 배우들이 그랬던 것처럼 주민경 역시 '예쁜 누나' 촬영현장이 어느 때보다 분위기가 좋았다고 전했다. 배우들은 물론이고 그들을 돕는 스태프들까지 자신을 챙겨줘서 불편함을 전혀 못 느꼈단다.

    '여직원들' 분위기는 어땠는지 묻자 "저희 여자 배우들이 모두 저음이어서 조잘조잘 까르르 이런 분위기는 아니고 어허허! 하는 느낌이었다. 서로 밥 먹었는지 물어보고, 간식차 오면 같이 구경도 가고"라고 말했다. 안 감독이 워낙 빨리 촬영을 한 덕에 본인 분량 마치고 배우들이 하나둘 돌아갈 때마다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었다고.

    (노컷 인터뷰 ② 3년 쉰 주민경에게 찾아온 꿈만 같은 행복 '예쁜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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