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내 길 맞나' 고민하던 김소현 "연기 포기 안 하길 잘했다"



방송

    '내 길 맞나' 고민하던 김소현 "연기 포기 안 하길 잘했다"

    [노컷 인터뷰] '라디오 로맨스' 송그림 역 김소현 ②

    지난달 20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라디오 로맨스'에서 송그림 역을 맡은 배우 김소현 (사진=이앤티스토리 제공)

     

    김소현은 성인이 되고 나서 첫 작품으로 KBS2 '라디오 로맨스'를 택했다. 선배 작가들의 빵 셔틀부터 갖은 뒤치다꺼리를 도맡느라 생존 본능이 투철한, 명랑하고 섭외력 좋은 라디오 작가 송그림 역을 맡아 모처럼 한 톤 밝은 연기를 선보였다.

    시청률은 2~3%대로 낮았지만, 성인 연기자로서의 변신에 대한 평은 나쁘지 않았다. 그동안 출연한 어떤 드라마보다 뽀뽀 장면이 많았을 만큼 스킨십이 자주 나왔음에도 극중 지수호(윤두준 분)-송그림 커플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카페에서 '라디오 로맨스' 종영 기념 김소현의 라운드 인터뷰가 이뤄졌다. 스무 살이 됨과 동시에 데뷔 10년을 맞은 김소현에게 연기라는 길에서 어느 정도 실마리를 찾았는지 물었다.

    (노컷 인터뷰 ① '라디오 로맨스' 김소현 "시청률 저조, 스태프들에게 죄송")

    일문일답 이어서.

    ▶ 올해로 스무 살이 됐다. 느낌이 어떤가.

    사실 스무 살 되어도 별거 없다는 얘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 (웃음) 어 약간… (웃음) 아니 뭔가 아직은 스무 살 되고 한 게 드라마 촬영밖에 없어서. 술 마실 수 있다는 게 다른 점인 것 같다. 아직까진 잘 모르겠다.

    ▶ 스무 살에 대한 로망이 크게 없었나 보다.

    그렇게 뚜렷하지 않았다. 꿈에 부풀지 않아서. 뭘 해야겠다 이런 건 없었다.

    ▶ '라디오 로맨스' 첫 회에서 폭탄주 제조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평소에 술을 좀 마시는지.

    능숙하게 마는 설정이라 어설프거나 웃기면 안 되지 않나. 편집을 잘해주셔서 잘하는 것처럼 능숙하게 나왔다. 뿌듯했다. 나중에 실제로 말게 된다면 (이번에 배운 걸) 써먹지 않을까. (웃음) 폭탄주는 아직 안 마셔봤다. 안 만들어주신다. (웃음) 일단 아직까지는 제 주량을 알아보지 못해서 약간 걱정이 있다. 혹시라도 멋모르고 마시다가 필름이 끊기거나 이상한 주사가 생기거나 그럴까 봐 너무 걱정이 되는 거다. 진상 부리면 안 되니까. 아직은 거리를 두고 있다. 이제 드라마 끝났으니 천천히 마셔보면서 알아가려고 한다. (웃음)

    ▶ 올해 대학에 입학했는데 캠퍼스 생활에 대한 환상도 없는지.

    없다. (웃음) 주위에서 현실적인 얘기를 많이 해 주셨다. 아직 학교에 못 갔다. 다음 주부터 수업 들을 예정인데 벌써부터 약간 어렵다. 대학이란 공간이 제게 너무 낯설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1도 모르겠는 거다. 동기한테 부탁하고 있다. 아직까지 제가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무섭고 너무 초라한 존재가 된 것 같다. 막상 다녀보면 괜찮아지겠죠?

    ▶ 당분간은 학업에 전념할 생각인가.

    학업에 최대한 전념하겠지만 스케줄 생기면 두 가지를 다 열심히 해 보려고 한다. 관심이 없었다면 대학에 안 갔어도 되는데, 일단 다녀보고 싶었다. 생활이 어떨지도 궁금하고. 열심히 하면 재밌을 것 같다. 친구들도 다 좋고.

    7~8살 때부터 보조출연으로 연기를 시작한 김소현은 12살 때 만난 영화 '파괴된 사나이'를 연기를 계속하게 해 준 작품으로 꼽았다. 김소현은 극중 죽은 줄만 알았던 딸 주혜린 역으로 나왔다. (사진=㈜시너지하우스 제공)

     

    ▶ 올해로 데뷔한 지 10년이 되었다. 연기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제가 보조출연 때부터 시작했다. 7~8살 때부터. 그때는 생각을 많이 할 나이는 아니었다. TV에 사람들이 어떻게 나오는 걸까 정도였다. MTM(연기 학원)이 유행이어서 거길 다녔다. 어느 순간부터 그게 당연했다고 해야 하나. 하기 싫다는 말도 안 했고, 하기 싫다는 생각도 안 들었다. 오디션 보고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

    ▶ 처음에는 '당연하다'고 여겼던 연기를 지금까지 하고 있다. 이게 내 길이라는 판단이 들었거나 재미를 느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보는데, 그런 순간이 언제 찾아왔나.

    12살 때 영화 '파괴된 사나이'를 찍었다.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진짜 너무 하고 싶었다. 간절해서 오디션 볼 때 자유 연기를 5개씩 준비했다. 보통은 2개만 하면 되는데. 5차까지 오디션이 있었는데 그걸 하고 울었다. 펑펑 울면서 엄마랑 지하철을 타고 갔다. 잘 못 본 거 같아서. 근데 연락이 와서 합격했다고 하더라. 가는 길에 전화 와서 환승해서 다시 갔다. (웃음) 그 기분이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너무 행복하고 너무 좋았다. 그 감정 때문에 솔직히 여기까지 온 것 같다. 하고 싶었던 것에 최선을 다했고, (인정받은) 그 기쁨이 너무 좋았다.

    ▶ 혹시 내 길이 아닌가 하고 고민했던 적은 없는지.

    정말 매일 생각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제대로 배울 만한 시기도 없었고, 현장에서 부딪히며 알아가니까. 연기하는 제 모습 봐도 부족하고, 가족들이 고생하니까. 어릴 적부터 너무 고민이 많았다고 해야 할까.

    ▶ 그럼 어려움을 혼자 정리했던 건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그런 생각을 했다. 미안함이 있었나 보다. 동생이 1살 차이인데 (저 때문에) 같이 따라다니고 그랬다. 너무 힘들어하니까 되게 미안했다. 울기도 하고, 그만해야 하는 건가 싶었다. 그래도 연기하는 게 좋으니 계속한 거다. 제가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지금 와선 포기 안 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 아주 어릴 적부터 연기를 시작했는데 평범한 친구들이 부러운 적은 없었는지.

    중학교 때 조금만 더 편하게 친구들과 같이 놀고 그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근데 친구들도 자기 길을 선택할 거고 각자 생활과 고충이 있을 거다. 제가 조금 일찍 현장에 뛰어들었을 뿐이다.

    아역부터 시작한 김소현은 올해 처음으로 성인 연기에 도전했다. 위쪽부터 영화 '우리 이웃의 범죄'(2011), '스파이 파파'(2011), '순정'(2016) (사진=㈜스폰지이엔티, ㈜마노엔터테인먼트, 리틀빅픽처스 제공)

     

    ▶ 혹시 가끔 과거 작품들을 찾아보곤 하나. 보면 어떤가.

    의도치 않게 보게 될 때가 있는데 너무 창피하다. 안 올라왔으면 좋겠고 (다른 분들이) 안 보셨으면 좋겠는데 SNS에 종종 올라오더라. (기분이) 되게 이상하다. 저 때만 해도 진짜 저는 지금까지 연기하고 있을지 몰랐다. '내가 연기자가 되어야지' 이런 게 없어가지고. 연기를 못 해서 창피하기도 하고 반성을 하게 되더라. 자극도 되고.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 것도 운과 복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 운이 좋았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한 명 한 명 다 얘기할 순 없지만 인복이 많았다. '해를 품은 달' 때 사극의 아역이다 보니 대부분 선생님이랑 연기했는데, 그때 너무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셨다. 원체 얘기 듣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그때 들은 좋은 얘기가 솔직히 지금도 많이 도움 된다. 초심을 잃지 않게끔 해 주셨다. 감동적이고 약간은 충격적이었다. '나한테도 이런 얘기를 해 주시는구나' 해서. 상대 배우 복도 많았다. 같이 작품 할 때 워낙 좋은 분들을 만나서. 인터뷰 때 배우들 어땠냐고 했을 때 제 대답이 비슷한 건, 그만큼 진짜 다 좋은 분들이었기 때문이다. 그건 진짜 감사하게 생각한다.

    ▶ 본인이 좋은 사람이라 곁에 있는 사람들도 좋았던 건 아닐까.

    아, 그런가. 그러면 정말 좋겠다. (웃음)

    ▶ 20대가 되고 나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하는 그림이 있나.

    아역부터 하다 보니 시청자들에게 (저는) 새로움이 약간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있다. 저를 보고 '와, 새롭다'거나 '저런 배우가 있었구나' 이러진 않을 것 같아서. 하지만 억지로 뭔가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하고 싶은 걸 하면서도 편안하고 밝고 에너지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고.

    배우 김소현 (사진=이앤티스토리 제공)

     

    ▶ 이런 생각이 앞으로의 작품 선택에도 반영될까.

    '라디오 로맨스'를 선택한 것도 그런 이유다. 어느 정도는 리스크가 있을 거로 예상했다. 저를 20살 성인으로 받아들여 주시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처음 해 보는 역할이기도 했고. 밝고 긍정적인 분위기로 (성인 연기자로서) 첫인사를 드리고 싶었다. 절 보면 슬퍼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웃음)

    ▶ 앞으로 해 보고 싶은 연기는.

    드라마는 밝고 통통 튀고 '난 울지 않아' 이런 전형적인 신데렐라 느낌도 좋지만, 시크하거나 차가운 역할을 하고 싶다. 남자들은 츤데레가 많은데 여자 주인공은 그런 경우가 많지는 않아서 그런 것도 맡아보고 싶다. 영화에선 장르물에 도전해 보고 싶다. 작은 역할이라도 좋다. 액션도 해 보고 싶다.

    ▶ 올해 계획이 궁금하다.

    이제 학교생활 시작인데 낯설긴 하지만 최대한 열심히 잘 다녀보고 싶다. 앞으로 연기할 시간이 많으니 급하지 않게, 준비 잘 해서 다음 작품으로 인사드리고 싶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