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로마의 역전 드라마 희생양이 된 FC바르셀로나. 1차전 홈에서 4-1로 이겼지만, 2차전 원정 0-3 패배로 원정 다득점이 밀렸다. (사진=FC바르셀로나 트위터)
2017년 3월9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 누.
FC바르셀로나는 2016-2017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원정 1차전에서 파리 생제르맹에 0-4로 패한 채 홈 2차전을 시작했다. 누구도 FC바르셀로나의 8강 진출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만큼 1차전 4골 차 패배가 컸다.
하지만 FC바르셀로나는 기적을 만들었다. 네이마르가 2골을 넣고,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등이 득점에 가세하는 등 6-1 대승과 함께 8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흔히 말하는 캄프 누의 기적이었다.
11개월이 흐른 2018년 4월11일 2017-2018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FC바르셀로나는 캄프 누에서 열린 1차전에서 AS로마를 4-1로 꺾었다. 2차전 원정에서 3골 차 이상으로 패하지 않으면 4강으로 가는 상황. 하지만 이번에는 기적의 희생양이 됐다. 주인공은 AS로마, 즉 로마의 기적이었다.
FC바르셀로나는 이탈리아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원정 경기에서 0-3으로 졌다. 1, 2차전 합계 스코어는 4-4. 하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AS로마가 4강에 진출했다.
전반 6분 에딘 제코가 선제골을 넣었다. 다니엘레 데 로시의 어시스트. 데 로시는 후반 13분 페널티킥까지 성공시켰다. 챔피언스리그에서 FC바르셀로나를 상대로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한 것은 2013년 4월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 이후 데 로시가 처음이다.
AS로마는 후반 37분 코스타스 마놀라스가 역전 드라마를 완성시켰다. 코너킥 상황에서 머리로 방향을 바꿔 골문을 열었다.
AS로마는 챔피언스리그와 전신 유러피언컵을 통틀어 1983-1984시즌에 이어 구단 통산 두 번째로 4강에 진출했다. 디 프란체스코 감독도 "완벽한 경기였다. 우리가 결승에 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웃었다.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3골 차 뒤집기가 나온 것은 세 번째다. 앞서 2003-2004시즌 데포르티보가 AC밀란에 1-4로 진 뒤 2차전에서 4-0으로 이겼다. 그리고 지난 시즌 FC바르셀로나가 0-4 패배 후 6-1로 승리했다.
FC바르셀로나는 유러피언컵과 챔피언스리그에서 1차전을 3골 차 이상으로 이긴 뒤 처음으로 탈락의 쓴 잔을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