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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액 연봉 받고 드럼세탁기 모터 기술 중국에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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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D모터(사진=최호영 기자)

     

    국내 드럼세탁기의 DD모터 설계도면을 중국으로 유출하고 생산 가능한 설비까지 구축해 준 일당 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의 한 중견기업 중국 현지법인 연구소장인 A(57) 씨는 지난 2005년 1월 회사가 생산하는 고효율 모터 전 기종(100여 종 300여 모델)의 설계 도면과 제조 관련 핵심 기술이 담긴 업무용 노트북을 들고 중국 업체로 이직했다.

    같은 회사의 생산기술부 연구원인 B(39) 씨도 2015년 2월 생산 설비 설계도면과 검사자료 등 5천918개 파일을 몰래 가지고 퇴사했다.

    이후 광주에서 자동화 설비 제작 업체를 설립한 다음 중국 업체 사업장에 모터의 대량 생산이 가능하도록 설비를 납품했다.

    같은 회사의 연구원인 나머지 3명도 A·B씨의 요청을 받고 모터 생산방법과 검사방법 등 전 공정을 관리할 수있는 작업지도서 파일, 생산설비 설계 도면 등을 제공했다.

    DD모터는 모터와 세탁조를 직접 연결하는 것으로, 지난 2003년부터 국내에서 자체 개발돼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업체는 이 기술을 넘겨 받으면서 DD모터 제조 개발 능력을 보유하게 됐고,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싸게 공급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해당 모터가 우리나라로 역수출되는 등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한국 업체가 받을 수 밖에 없었다.

    피해 회사 측은 현재까지 영업손실 64억 원, 앞으로도 추가 매출 손실 예상액을 연간 200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찰조사 결과 A 씨는 중국 업체로부터 DD모터 생산 설비 구축과 개발을 조건으로 자신의 연봉 2배인 1억 6천만 원과 항공권, 주택, 차량 제공 등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B 씨는 A 씨로부터 설비 대금 명목으로 3억 원을 받았으며, 나머지 연구원들도 옛 회사 동료라는 친분에 이끌려 자료를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B씨 등 2명을 구속하고 기술유출을 도운 나머지 3명은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대부분의 산업 기술 국외 유출이 국가, 사회적 피해에 대한 이해나 죄의식 없이 개인의 작은 경제적 이익을 쫓아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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