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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봉지 2장 절도죄요? 경찰서 가며 많이 울었죠"



사회 일반

    "비닐봉지 2장 절도죄요? 경찰서 가며 많이 울었죠"

    - 최저임금 요구한 다음날 절도범 신고
    - "다른 알바생은 이런 일 안겪었으면…"
    - 폐기 먹었다고 횡령? 유사 신고사례도
    - "내가 일 할테니 뽀뽀" 성희롱 점주까지
    - 영세사업장·편의점 근로감독 강화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고발당한 알바생 (익명), 이남준 (청소년근로권익센터 노무사)

     

    최근에 편의점에서 일하던 아르바이트생이 비닐봉투 2장을 썼다는 이유로 절도죄로 고발을 당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물론 주인은 애초에 알바생이 비닐봉투 50장을 썼다고 신고를 했는데 알고 보니까 그게 아니었던 거죠. 그런데 이 비상식적인 절도죄 신고 해프닝 뒤에는 알바생과 편의점 주인 간의 갈등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알바생과 주인 간의 갈등 상황이 되면 참 예상하기 어려운 기가 막힌 일들이 벌어진다는데요. 무슨 얘기일까요? 오늘 알바생들의 비애를 짚어봅니다. 우선 비닐봉지 2장을 사용했다가 절도죄로 신고를 당한 그 아르바이트생. 먼저 만나보죠.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알바생> 안녕하세요.

    ◇ 김현정> 실례지만 몇 살이세요?

    ◆ 알바생> 이제 20살이요.



    ◇ 김현정> 편의점에서 일하신 지 얼마나 됐어요?

    ◆ 알바생> 거의 이제 두 달 되어가요.

    ◇ 김현정> 우선 팩트체크. 비닐봉투 사용한 게 50장입니까? 2장입니까? 어느 게 맞습니까?

    ◆ 알바생> 2장이요.

    ◇ 김현정> 2장이에요? 그러면 신고를 했으니까 경찰이 수사를 다 했을 텐데 경찰의 결론도 2장이다, 무죄다?

    ◆ 알바생> 확인된 것도 2장이 맞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2장이기 때문에 결국은 검찰로 사건을 넘기지 않는, 송치하지 않는 것으로 끝난 겁니까?

    ◆ 알바생> 네.

    ◇ 김현정> 이거 1장에 얼마예요?

    ◆ 알바생> 20원이요.

    ◇ 김현정> 20원, 그러면 40원어치 쓴 거네요?

    ◆ 알바생> 네.

    ◇ 김현정> 설사 주인분 주장대로 50장 썼다고 해도 1000원이네요?

    ◆ 알바생> 네.

    ◇ 김현정> 참… 비닐봉투 50장 썼다고 신고 들어갔다 하고 경찰에서 연락온 게 언제입니까?

    (사진=자료사진)

     

    ◆ 알바생> 12월 10일날이요.

    ◇ 김현정> 어떤 상황에서 연락받으셨어요?

    ◆ 알바생> 아침에 자고 있는데 휴대폰 번호로 전화가 오더라고요. 절도죄로 신고가 되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같이 동행을 해야 된다고 준비를 하고 나갔더니 집 근처에 계시는 거예요.

    ◇ 김현정> 경찰이 나와 있어요?

    ◆ 알바생> 그래서 같이 경찰차를 타고 파출소까지 동행을 했죠.

    ◇ 김현정> 기분이 어땠습니까?

    ◆ 알바생> 처음에는 안 믿겼죠. 이게 그렇게 절도죄라고 말씀하시고 하니까 많이 무서웠고 그랬어요.

    ◇ 김현정> 무섭고. 그렇죠. 경찰차 처음 타본 거 아니에요?

    ◆ 알바생> 네.

    ◇ 김현정> 어떻게 이런 기가 막힌 일이 벌어졌는가 봤더니 갈등이 좀 있었다면서요, 점주하고.

    ◆ 알바생> 처음에 적어도 3개월 정도만 다녀달라고 하셔서 일을 시작을 하게 됐던 건데 제가 한 두 달 정도 다니다 보니까 사정이 생겨서 못 나가게 됐어요.

    ◇ 김현정> 그만두게 됐어요.

    ◆ 알바생> 중간쯤에 말씀을 드리니까 그래도 사람 구하게 이번 달까지만 나와달라고 하셔서 알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갑자기 다음 알바 가는 날에 임금을 나중에 주시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원래 지급하는 날이 있는데 말일날에 주시겠다고.

    ◇ 김현정> 그러니까 원래 지급해야 되는 게 며칠이었어요?

    ◆ 알바생> 20일 정도에 받았어야 했는데. 일 잘 나갈 테니까 좀 빨리 주시면 안 되겠냐고 말씀을 드렸더니 가불 같은 것도 안 되고 그냥 안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안 된다고. 일단 거기서 하나 갈등이 있었고. 또요?

    ◆ 알바생> 그것 말고 이제 근로계약서에 대한 부분도 조금 갈등이 있었는데요. 사실 처음 들어가서 5800원이라고 시급을 그렇게 말씀을 해 주셔서 알겠다고 했는데.

    ◇ 김현정> 원래 지금 시급이 시간당 6470원인데 5800원이라고 말씀을 하셨어요. 그러면 한 90% 정도?

    ◆ 알바생> 맞아요. 그런데 근로자계약서상에 1년 이상 계약이 되어 있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우리 지금 인터뷰하시는 분 같은 경우에는 1년짜리 일을 한 게 아닌데 1년 이상인 경우에만 수습기간이라는 게 인정이 된다, 이 얘기예요?

    ◆ 알바생> 네.

    ◇ 김현정> 그러니까 근로계약서 자체가 짧게 근무한 사람에게는 해당이 안 되는 거다? 그래서 더 달라고 말씀하셨어요? 6470원으로 해 달라고?

    ◆ 알바생> 그렇게 말씀을 드렸죠. 그런데 입금 없으시다고 하시고 그렇게 이야기가 끝나다가 다음 날에 신고가 들어가게 된 거예요.

    ◇ 김현정> 두 가지로 갈등이 생긴 거군요. 임금의 액수와 지급시기를 놓고. 저는 이건 양측의 주장이 워낙 강해 가지고 법적으로 깊이 따져볼 부분이 있다고 치더라도 주목하는 게 뭐냐 하면 이런 갈등이 벌어졌을 때 경찰에다가 이렇게 보복성 신고를 하는 일이 이번 사례뿐만 아니라 종종 있다면서요?

    ◆ 알바생> 네. 점주분들이 알바생들한테 말로만 폐기를 먹어라 이렇게 하시고 전화나 문자로는 기록을 안 남기고 알바생들이 퇴사를 요구할 때 이거를 횡령으로 고소를 해라.

    ◇ 김현정> 폐기가 뭐예요, 폐기?

    ◆ 알바생> 삼각김밥이나 햄버거, 이런 것들은 기간이 있잖아요.

    ◇ 김현정> 유통기한이 있죠.

    ◆ 알바생> 날짜가 지나면 그거를 이제 알바생들한테 먹으라고 주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 김현정> 이거 어차피 버릴 거니까 상하지 않았으니까 먹을래 하면서 줘요.

    ◆ 알바생> 기록을 남기지 말고 알바생들한테 그냥 말로만. 그렇게 하시고 CCTV는 따로 알바생들이 먹는 걸 보관해 두는 거예요. 그러고 나면 퇴사를 알바생들이 요구를 하면 이게 횡령이지 않느냐, 이런 식으로 요구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이 얘기를 어디서 들으셨어요?

    ◆ 알바생> 보통 알바생들이 대부분 다 알고 있는 내용들이에요.

    ◇ 김현정> 그런 일들이 있다.

    ◆ 알바생> 편의점 같은 경우는 어느 곳을 돌아다녀도 최저를 못 받아요, 거의 대부분은.

    ◇ 김현정> 물론 편의점 점주분들도 요새 장사 안 되고 여러 가지로 어려운 점들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더 을인 알바생들에게 원래 지급해야 할 것을 안 주면 또 그건 안 되겠죠. 그건 또 다른 차원의 문제 아닙니까? 거기다 더해서 보복성 신고 이런 것까지 더해진다면 이거는 그야말로 알바생들의 비애네요. 신고당하고 경찰서 가서 조사받고 나서 울지 않았어요?

    ◆ 알바생> 많이 울었죠.

    ◇ 김현정> 많이 울었어요?

    ◆ 알바생> 힘들기도 많이 힘들고요. 다른 알바생들이 이런 일을 안 겪었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이게 위로가 되는 말인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이건 살면서 또 하나 교훈을 얻었다, 성장통이다 이렇게 생각하시고 용기 잃지 마세요.

    ◆ 알바생>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지금 이렇게 알려진 사례들은 빙산의 일각이라 그럽니다. 아르바이트생들은 겪는 수난이 대단하다고 하는데요. 청소년근로권익센터 이남준 노무사 연결을 해 보죠. 이 노무사님, 안녕하세요.

    ◆ 이남준> 안녕하세요. 청소년근로권익센터 이남준 노무사입니다.

    ◇ 김현정> 비닐봉투 알바생의 사연. 기가 막힌데 왜 이렇게 갈등이 생길 경우에 절도죄로 신고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경우라고요. 사실입니까?

    ◆ 이남준> 편의점들 점주들끼리 모인 커뮤니티가 있어요, 인터넷에. 사장님들 사이에서도 그러한 내용이 퍼져서.

    ◇ 김현정> 노하우처럼?

    ◆ 이남준> 그렇죠.

    ◇ 김현정> 물론 많은 점주분들이 선하게 알바생들을 대접하는 분들이 훨씬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례들도 분명 지금 현실에서 존재한다, 접수되고 있다, 이런 말씀이에요.

    ◆ 이남준> 맞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편의점의 예를 우리가 지금 쭉 들어봤습니다마는 사실 편의점 외에도 다른 아르바이트 현장이 많잖아요. 어떤 사례들을 지금까지 접수하셨습니까?

    ◆ 이남준> 알바생들이 조금 자기 권리를 주장 못하는 경향이 있어요. 사장님이 뭐라고 하더라도 그냥 당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예를 들어서 성희롱 사건이 크게 영향을 미칠 수가 있는데 예를 들어서 유부남인 주인분이 알바생들한테 서로 둘이만 있을 때 예를 들어서 사귀자. 설거지를 해 주면 뽀뽀를 해 주냐. 이런 식으로.

    ◇ 김현정> 잠깐만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설거지해 주면 뽀뽀해 주냐. 이게 무슨 말이에요?

    ◆ 이남준> 알바생이랑 사장님이랑 둘이 있을 때 설거지를, 원래 네가 할 일인데 내가 대신해 주면 뽀뽀를 해 줄 수 있느냐, 사귈 수도 있느냐. 이런 식으로 친구들한테 성희롱을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게 지금 노무사님이 생각하신 게 아니라 실제 접수한 사연들을 말씀하시는 거죠?

    ◆ 이남준> 그렇죠. 저희 실제 상담사례를 통해서 얘기드리는 거고요.

    ◇ 김현정> 네가 할 일을, 식당을 네가 닦아야 되는데 네가 설거지해야 되는데 내가 그거 대신해 주면 이러이러한 것 해 줄래 이러면서 성희롱을 한다?

    ◆ 이남준> 그렇죠.

    ◇ 김현정> 또 어떤 사례들 들으셨어요?

    ◆ 이남준> 알바생들 같은 경우에는 계약서가 없다는 등 이렇게 기간이 많이 정해지지 못한 경우도 많고 대신해서 일할 수 있는 알바생들이 많이 없어요. 예를 들어서 한 타임에 1시간씩 근로를 시키기 때문에 아파서 쉰다고 할 때 사장님께서 알바생한테 그냥 나오지 말고 푹 쉬어라, 평생 쉬어라. 그리고 마음에 안 들면 해소를 시켜버린다든지 이러한 경우도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쉬운 해고가, 갑질하듯이 하는 해고가 여전히 알바현장에서는 벌어지고 있어요.

    ◆ 이남준> 영세사업장, 편의점 등의 알바생들한테는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르바이트는 또 대부분 응대하는 사람들이 손님이잖아요. 손님으로부터 당하는 갑질들, 스트레스들도 엄청날 것 같아요.

    ◆ 이남준> 특히 마트에서 일하는 알바생들 같은 경우에는 손님들의 행동을 제재하거나 일정한 행동을 제한시키는 경우가 되게 많아요.

    ◇ 김현정> 보안관리직이라든지 혹은 주차관리라든지 카트 치우는 일이라든지. 이런 것 알바생들이 많이 하잖아요.

    ◆ 이남준> 손님들이 그러한 알바생들을 쉽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손님들이 이러한 물건을 들고가면 안 된다고 할 때 네가 뭔데 그러냐. 심하게는 때린다든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혹시 기억나는 좀 구체적인 사례가 있습니까?

    ◆ 이남준> 이거는 당구장에서 일하는 여자 고등학생이었는데 수능 끝나고 알바를 하는 학생인데. 음료를 처음에 제공하게 되는데 거기 메뉴 중에 율무차라는 게 있었나 봐요. 율무차 드릴까요라고 물어봤는데 옆에 있던 남자분이 신체부위를 비슷한 말로 대체를 해서 유두차를 달라고 한다든가 이런 식으로 성희롱적인 발언을 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 김현정> 이거는 방송에 지금 내보낼 수도 없을 정도의, 얼굴이 정말 화끈거리게 하는 엄청난 성희롱인데 이런 발언들을 그냥 수시로 알바생들이 듣는다는 거예요, 주인한테도 듣고 손님한테도 듣고.

    ◆ 이남준> 그렇죠. 손님들한테도 듣기 때문에 더 힘들게 일할 수밖에 없는 환경입니다.

    ◇ 김현정> 거기에서 항의를 하면 어떻게 되는 거예요? 왜 그러시냐고 항의를 하게 되면.

    ◆ 이남준> 그러한 얘기를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지만 사장님 입장에서는 가게 손님 떨어지기 때문에 그러한 경우 참아라, 더 반응하지 말고 그냥 그대로 넘어가라. 이렇게 해서 더 힘들게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거기서 넘어가지 않고 한 번 더 항의하고 화를 내면 그러면 짤릴 수도 있는 거네요?

    ◆ 이남준> 그렇죠. 사장님이 너 왜 그런 식으로 일을 하냐. 너 때문에 영업에 방해가 된다, 손해가 된다, 이런 식으로 친구들을 해고시키는 경우가 있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런 이야기 하다 보면 정말 밤을 샐 것 같네요. 지금 1시간도 모자를 정도인데 이제 대안을 찾아야 됩니다. 알바들의 수난 이야기, 하루이틀 들은 것 아닌데 왜 멈추지 않는 걸까요? 왜 뿌리뽑히지 않는 걸까요.

    ◆ 이남준>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직 영세사업장이나 취약계층 근로자들이 일하는 사업장에 대한 근로감독이 약한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사장님들께서 그런 법 지키지 않아도 우리는 괜찮을 거야. 아니면 처벌이 약하다. 이러한 인식이 많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관리감독할 수 있는 근로감독을 강화시키는 방안이 중요할 것 같고.

    조금 중장기적으로 보면 저희 인식이 바뀌어야지만 서로서로 상호 존중하면서 그러한 사장님과 알바생들의 관계가 형성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 노동인권교육이 많이 이루어지면 장기적으로 좋은 사장님과 근로자 관계가 형성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됩니다.

    ◇ 김현정> 그래요. 아르바이트생들을 가족처럼 대하는 사장님들, 이런 고용주분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런 분들까지 싸잡아서 우리가 욕할 필요는 없겠습니다마는 여전히 남아 있는 그 전근대적인 갑질하는 사장님들, 그런 손님들은 이런 이번 기회에 이 방송 들으시고라도 정신차리셨으면 좋겠고요. 말씀하신 대안들 잘 실천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이남준> 감사합니다. 청소년근로권익센터 이남준 노무사였습니다.

    ◇ 김현정> 이남준 노무사였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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