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트위터 캡처
'맨키니'(Mankini·남성용 비키니)를 입고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의 한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찍은 체코 남성 관광객 6명이 체포됐다.
14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체코 남성 관광객 6명은 지난 10일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스타나의 '아이 러브 아스타나' 조형물 앞에서 연두색 맨키니를 입고 포즈를 취했다.
추운 날씨에 야외에서 맨키니를 착용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들은 공공질서 위반 혐의로 기소됐고, 1인당 67달러(약 7만 5천원)의 벌금을 냈다. 현지 언론은 "망측한 (indecent) 외모가 문제가 됐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연두색 맨키니는 일명 '보랏(Borat) 스타일' 맨키니로 불린다. 영국 코미디언 샤샤 바론 코헨이 영화 '보랏-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 문화 빨아들이기'(2006년)에서 입어 유명해졌다.
영화 '보랏~'은 코헨이 카자흐스탄 방송국 리포터 '보랏'으로 분해 미국을 여행하는 이야기로, 미국 문화에 대한 조롱을 담은 리포트를 자국 방송에 내보내는 코미디다.
맨키니 차림 체코 관광객이 카자흐스탄에서 체포된 것을 두고 소셜미디어에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한 카자흐스탄 누리꾼이 페이스북에 "카자흐스탄 관광객이 체코에서 이런 행동을 했다면, 체코 당국은 어떻게 반응했을 지 궁금하다"고 적었다. 그러자 체코의 한 누리꾼은 "우리나라는 이들을 체포하지 않았을 것이다. 카자흐스탄 경찰이 너무 민감한 것 아니냐"라고 응수했다.
"이들이 영하의 날씨에 얼어죽게 내버려둬야 했다", "무례하게 행동하는 외국인은 15일간 구류를 살게 해야 한다", "국가의 명예를 실추한 죄로 형사 고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2006년 영화 개봉 당시 극중 보랏이 성·인종 차별주의적 캐릭터로 그려졌다며 영화 상영과 DVD 판매를 금지했다. 코헨을 고소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 덕분에 외국 관광객이 대폭 늘자 코헨에게 공개적으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BBC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