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새 정부 출범 이후 109일 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문 대통령이 9월 정기 국회 개회를 앞두고 여당 국회의원 전원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했고, 민주당 의원들 전날 1박2일 일정의 당 워크샵 피로에도 불구하고 신경민 의원과 김현권 의원을 제외한 118명이 참석했다.
지난 5월10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 이후 이날 오찬장에서 처음 만난 문 대통령과 민주당 의원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109분간 만남을 이어갔다.
민주당 의원들과 임종석·정의용·장하성 3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진은 행사 시작 전부터 영빈관 2층 오찬장에 모여 각자의 테이블에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전날 북방경제위원장에 임명된 송영길 의원과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다음 달 6∼7일 예정된 문 대통령의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 참석과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상호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보였다.
문 대통령이 공식 행사 시작 4분 전인 오전 11시 56분에 오찬장에 입장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전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쳤다.
문 대통령은 헤드테이블로 이동하면서 많은 의원들과 악수를 하며 반갑게 맞았다.
문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진작에 초청하고 싶었는데 인수위 없이 시작하다 보니 형편이 되지 않았다. 취임 100일이 지난 지금에서야 모시게 된 것을 널리 양해해 달라"고 자세를 낮췄다.
또 "의원님들께 항상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정권 교체를 위해서 똘똘 뭉쳐서 밤낮없이 뛰고, 단합된 힘을 보여주시던 그 모습을 잊지 못할 것"이라며 "인수위 없이 출범한 새 정부가 안착할 수 있도록 힘껏 지원해 주신 것에 대해서도 깊이 감사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 있게 당을 이끌어 주신 추미애 대표님과 당 지도부, 그리고 여소야대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해 준 우원식 원내대표님과 원내지도부, 그리고 의원님들 한 분 한 분 모두의 노고에 큰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이에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절실·성실·진실의 '3실'로 대통령이 되셨는데 이제 국민과 소통하고, 역사와 소통하고, 미래와 소통하는 '3소' 대통령이 되셨다"며 화답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요즘 '뉴스 볼만하다. 이게 나라다운 나라구나. 대통령 한 사람 바뀌었는데 이렇게 세상이 바뀔 수 있구나' 하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뿌듯하다"며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높이 평가했다.
오찬 회동에서는 중진 의원들은 "신발끈을 다시 묶자", "당·정·청이 하나되는 것이 중요하다", "잘하고 있을 때 조심해야 한다", "교만에 빠지면 희망이 없다"는 등의 발언을 내놨다.
이날 오찬장은 모든 의원이 문 대통령을 바라볼 수 있도록 자리 배치가 이뤄진 점도 눈에 띄었다.
통상 원형 테이블에 앉을 경우 문 대통령을 쳐다보려면 몸을 반대로 돌려야 하는 좌석도 있지만 이날 자리배치는 이런 불편을 덜어냈다.
문 대통령과 함께 앉는 헤드테이블에는 당 지도부와 5선 중진의원, 상임위원장 등이 앉았다.
문 대통령 오른쪽에는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자리잡았고, 왼쪽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이 착석했다.
헤드테이블 바로 뒤 테이블에는 4선 중진의원들이 앉았고, 그 뒤로는 상임위원회별로 모여 앉으면서 초선 의원들을 앞줄에 앉도록 배려했다.
또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 국회의원 출신 장관 4명은 한 줄로 나란히 모여 앉았다.
조국 민정수석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반장식 일자리수석, 조현옥 인사수석, 홍장표 경제수석 등 수석비서관 이하 청와대 참모진은 가장 뒷줄에 자리했다.
이날 민주당 김경수 의원은 "재미있는 포맷이다. 과거 라운드 테이블에 앉을 때는 뒤돌아 앉아 대통령을 못 보는 의원도 많았는데 이런 자리는 소통형 구조"라고 평가했다.
조한기 의전비서관은 "의원들이 편하게 오래 이야기 나누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자리 배치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전 북한이 300mm 대구경 다연장포를 동해 상으로 발사하는 도발을 감행한 만큼, 참석자들은 건배나 구호를 외치는 것을 다소 자제하는 모습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오늘은 군사훈련 중이고 또 안보상황도 엄중해서 우리가 축배를 들거나 흥을 돋울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추미애 대표는 농담조로 "큰 소리로 웃어가면서 휘파람도 좀 나오고 그런 박수를 보내면 안될까요"라고 제안했다가 참석자들이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이자, "상황이 엄중하다는 대통령님의 말씀을 받들어 마음속으로만 그런 박수를 보내자"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