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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 조작'에 국민의당 '휘청'…도덕성 치명타



국회/정당

    '제보 조작'에 국민의당 '휘청'…도덕성 치명타

    공신력 추락 불가피, 靑과 날 세우기도 힘들 듯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지난 대선기간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씨의 한국고용정보원 입사 의혹 제보가 조작되었다고 공식 사과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국민의당이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의 취업특혜 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일부 제보 내용이 조작됐다고 스스로 밝히면서 창당 이후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한 여성 당원이 문준용씨 관련 카톡과 음성 파일을 조작했다고 고백하고 검찰에 긴급 체포되면서 당의 공신력이 순식간에 추락했다.

    대선 막판에 상대 후보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의혹제기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예고된 참사'였다는 비판의 목소리와 함께 여권에서는 안철수 후보 책임론도 나오고 있다.

    박주선 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오전 비공개 회의에서 대선 당시 공명선거추진단장이었던 이용주 의원으로부터 충격적인 사실을 보고받았다.

    대선을 나흘 앞두고 진심 캠프가 발표한 문준용씨의 파슨스 동료 증언이 한 여성 당원에 의해 조작됐다는 내용이었다.

    안 후보 캠프에서 일하던 당원 이유미씨는 친척을 동원해 '문준용씨가 아버지의 백으로 취업했다'는 내용의 카톡과 음성 파일을 만들었고, 검찰 출석을 앞두고 이용주 의원을 찾아가 전말을 고백했다.

    이 의원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박주선 위원장은 "너무 엄청난 일이라 하루속히 국민에 사과하는 일이 마땅하다고 생각했다"며 오후에 바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당 기자회견 몇시간 뒤 이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던 서울 남부지검 공안부(강정석 부장검사)는 이씨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이씨는 안철수 대선 후보가 카이스트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제자로 알려졌으며, 이번 대선 뿐 아니라 2012년 대선 때 안 후보를 자원봉사로 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자신이 단독으로 조작한 것이 아니라 이준서 전 최고위원의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당의 존폐를 위협할 정도로 파장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이번 조작 사건에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한 중진 의원은 "있을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당의 공신력이 큰 타격을 입지 않겠느냐. 당분간 당의 목소리가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기가 힘들 것 같다"고 우려했다.

    또다른 핵심 당직자는 "우리도 너무 황당하다. 어처구니가 없다"면서 "아무래도 당 분위기가 위축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고위직 인사에 대해 도덕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국민의당은 이번 일로 궁지에 몰리게 됐다.

    한 의원은 "인사청문을 하는 과정에서 난감한 부분도 없지는 않다"면서 "이건 이것이고, 저건 저것으로 할 말은 해야 하겠지만 당분간은 무슨 말을 해도 면이 서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당이 선제적으로 사과하고 자체 진상 규명에 나선 것에 대해 애써 의미를 찾으려는 의원들도 있었다.

    한 초선 의원은 "선대위에서 제보 내용에 대해 부실 검증을 한 것인데, 당 대표가 이를 인정하고 국민들을 향해 스스로 고백을 했다"며 "다른 문제로 비화시켜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가능성을 미리 차단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다른 의원은 "문준용씨 관련한 여러 의혹은 그대로 살아있기 때문에 검찰 조사를 지켜봐야 하지 않겠냐"며 "인사나 추경 국면에서 우리는 우리 나름의 역할을 계속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일로 공신력에 타격을 입은 국민의당은 청와대와 마냥 각을 세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국민의당의 사과에 대해 "원칙적으로 정당정치 발전이나 협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협치를 에둘러 압박했다.

    한편,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박주선 비대위원장의 사과로 끝날 것이 아니라며 안철수 전 후보와 박지원 전 대표를 겨냥했다.

    특히 이씨가 5년 전부터 안 전 후보를 도왔던 인물로 밝혀진만큼, 본인이 직접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거세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이번 일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박주선 위원장의 사과로 끝날 일은 아니다. 안 후보 등 캠프 총 책임자들의 입장이 나오는지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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