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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은 왜 "다음 정부 '어용 지식인' 되겠다" 선언했나



문화 일반

    유시민은 왜 "다음 정부 '어용 지식인' 되겠다" 선언했나

    (사진='김어준의 파파이스' 방송 화면 갈무리)

     

    작가 유시민이 "저는 (다음 정부에서) 공무원 될 생각이 없다"며 "진보 어용 지식인이 되려 한다"고 선언했다.

    유시민은 지난 5일 유튜브 채널 '한겨레TV'에 올라온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출연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19대 대통령에 당선된다는 전제 아래, 차기 정부가 떠안게 될 기회와 위기를 진단했다.

    그는 '(다음 정부가) 인수위 (기간) 없이 출발하는 문제는 어려운 일일 수도 있지만 좋은 점도 있을 것 같다"며 말을 이었다.

    "첫 목넘김을 최고로 치는 맥주와 비교했을 때, 인수위 70일은 맥주 김이 다 빠지는 기간이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가, 인수위 단계의 내부 불협화음부터 시작해 권력암투 등으로 인해 김이 다 빠진 뒤 출범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통령 탄핵에 이은 조기대선으로 인수위 기간 없이) 프레시하게 바로 취임한다."

    유시민은 "우리가 무더위 속을 오랫동안 걸어와 땀범벅이 된 상태에서 맥주를 땄는데, 첫 모금이 시원하게 넘어가야 하지 않나"라며 "그런 점에서 인수위가 없다는 것은 이런 청량감을 주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불안한 것은 대한민국의 아무 것도 바귀는 게 없다는 점"이라며 "사람들은 야권이 집권하면 권력을 잡았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아니다. 정치권력만 잡은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언론 권력, 재벌경제 권력, 그 다음에 기득권층을 중심으로 광고시장을 통해 언론과 유착된 재벌들, 거기서 나오는 돈 받아 먹고 프로젝트하는 지식인 집단은 그대로 있다. 청와대만 바뀌는 것이다. 개혁한다고 해서 (이들 기득권층이) 순수하게 협조하지 않는다. 한국 사회는 복잡하고 여러 층위의 권력들이 있는데, (정권이) 바뀌더라도 청와대 권력 딱 하나만 바뀌는 것이다. 국회도 과반수가 안 된다. 그러니까 일제히 반격하기 시작하면 금방 (다음 정부의) 입지가 축소될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진보 지식인들은 언제나 권력과 거리를 두고 고고하게, 깨끗하게 지내야 하잖나. 아무리 진보적인 정권이더라도 '내가 진보 지식인으로서 권력에 굴종하면 안 되지'라고 해서 사정 없이 깔 것이다."

    ◇ "무릇 지식인·언론인은 권력에 비판적이어야 한다…그렇지만"

    유시민은 "지금까지 선거 과정에서 (문재인 후보를) 편들어 줬던 여러 세력들이 또 다시 자기 논리에 의해서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있으면 공격한다. 그러니까 10개의 사안에서 9개를 지지하더라도 1개가 자기 마음에 안 드는 것 있으면 다 때린다"며 "저는 지금도 그것이 제일 무섭다. (노무현 정부의) 그 악몽이 또 되풀이 되면 거의 99% 망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대선이 끝나고 난 뒤 제가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것 같다"며 "저는 공무원 될 생각이 없다. 진보 어용 지식인이 되려 한다"는 것이 유시민의 다짐이다.

    "무릇 지식인이나 언론인은 권력과 거리를 둬야 하고 권력에 대해 비판적이어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대선에서 이기더라도) 모두 다 그대로 있고 대통령만 바뀌는 것이다. 대통령은 권력자가 맞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대통령보다 더 오래 살아남고, 바꿀 수도 없고, 더 막강한 힘을 행사하는 기득권 권력들이 사방에 포진하고 연합해 괴롭힐 것이다. 아마 (민주정부가 들어서면 지금의) 야권 정당들이 서로 손잡고 연정을 하지 않겠나. 제가 정의당 평당원이기는 하지만, 범진보 정부의 어용 지식인이 되려 한다."

    유시민은 "제가 참여정부에 있을 때, 또 여당에 있을 때 제일 힘들었던 것은 편들어 주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옹호·비판)해 주는 지식인·언론인이 너무 없었다는 것"이라며 "제가 '어용 지식인이 되겠다'는 것은 무조건 (정부를) 편드는 사람이 되겠다는 것이 아니다. 정권 바뀌고 나면 (JTBC 프로그램 '썰전'에서) 전원책 변호사님이 공격수, 제가 수비수가 될 것 아닌가. 그럴 때 정말 사실에 의거해서 제대로 비판하고 옹호하는 사람이 그래도 한 명은 있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시사평론가 김용민은 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유시민 작가가 파파이스에 나와서, 노무현 정부의 선례를 거론하며, 언론·자본이 여전히 완벽하게 저쪽편인 상황에서 진보 지식인 및 언론마저 새 (민주) 정부를 흔들면 이 정부는 필망한다고 했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그렇다고 '권력에 대한 견제 기능을 포기하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반론도 가능할 것입니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어떻게 이명박에게 권력을 넘겨줬는지, 그리고 이 나라가 9년 동안 어떻게 망가졌는지를 봐 온 시민들에게 공감을 얻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이렇다면, 시민들에게 휘둘리는 것을 '파시즘에 굴복'하는 것으로 규정할 진보 지식인 및 언론도 있겠지요."

    그는 "앞서 한 방송사 PD는 문재인 후보가 집권하면 비판을 전혀 안하겠다고 페이스북에 밝혔습니다"라며 "'(다음에 들어설 가능성이 큰 민주 정부를) 편들어주겠다'는 일부 빅 마우스의 생각,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물음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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