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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합성 사진 이용해 3년 동안 토익 대리시험 친 3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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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원과 취준생 등 30명 의뢰받아…1인 당 4~500만 원 받아

    범행 개요도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취업이나 승진을 앞둔 대학생과 직장인에게 돈을 받고 외국어시험에 대리 응시한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의뢰자와 자신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으로 신분증을 재발급 받아 시험장으로 들어갔는데, 3년 동안 30여 명이 돈을 주고 시험 점수를 챙겼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7일 외국어시험을 부정 응시한 혐의 등으로 김모(30)씨를 구속하고 대학생 신모(24)씨 등 혐의가 확인된 시험 의뢰자 20명을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나머지 의뢰자 10명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2013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20차례에 걸쳐 토익이나 오픽, 텝스, 토익스피킹 등 외국어시험을 부정 응시해 1억 5천여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닌 김씨는 국내로 돌아와 유명 대학교를 졸업하고 카투사 군복무를 마친 뒤 외국계 유명 제약회사에 취업하는 등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했다.

    김씨는 외국어 시험 점수를 얻지 못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인터넷 카페 등에 대리시험을 쳐준다는 광고를 냈다.

    의뢰자가 일정 금액을 송금하면 의뢰자의 얼굴 사진을 받아 자신의 사진과 합성한 뒤 다시 의뢰자에게 보내 새 신분증을 만들도록 했다.

    김씨는 의뢰자의 얼굴과 자신의 얼굴이 합성된 사진이 있는 신분증을 들고 시험장에 들어갔는데, 시험을 치는 방법도 치밀했다.

    갑자기 점수가 높아지면 시험주관사에서 조사를 한다는 것을 알고 의뢰자가 과거 치지 않은 다른 종류의 시험에 응시해 원하는 점수를 받아 줬다.

    의뢰자와 김씨가 나눈 스마트폰 대화 내용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만일, 의뢰자가 특정 시험을 고집할 경우 두 세차례에 걸쳐 시험에 반복 응시해 점수를 조금씩 올리기도했다.

    김씨는 토익 시험 기준 900점 이상의 점수를 의뢰자에게 건넸는데, 일인 당 400~500만 원의 돈을 받았다.

    김씨에게 대리 시험을 의뢰한 이들은 취업이나 승진시험을 앞둔 대학생과 회사원 등이었다.

    실제, 김씨를 통해 점수를 얻은 이들 중 6명은 취업과 승진시험에 이 점수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취업에 대리 시험 점수를 활용한 3명은 서류는 통과했지만, 면접 과정에서 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김병수 대장은 "합성사진을 이용한 신분증은 다른 범죄에도 악용될 우려가 있다"며 "강력한 단속을 통해 건전한 경쟁이 되는 사회를 만들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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