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을 방지하는 일명 '안전 속바지'(Safety shorts)가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이를 판매하는 것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한 독일회사가 개발한 안전 속바지는 여성들이 성범죄의 위협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바지 윗부분은 자물쇠가 채워져 있고, 누군가 강압적으로 찢으려 하면 즉각 130데시벨 이상의 경고음이 울린다.
독일에서는 작년 12월 난민캠프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19세 소녀 마리아 라덴부르거가 아프가니스탄 이민자에게 성폭행당한 후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더 커졌다.
개당 가격이 100유로(12만 5000원)로 비싸지만, 몇몇 온라인숍에서 완판될 정도로 소비자 사이에서 반응이 좋다.
그러나 누리꾼 사이에서는 안전 속바지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대다수다. 한 유저는 "만약 가해남성이 여성의 속바지를 벗기는데 실패하면 목에 칼을 들이밀거나 머리에 총을 갖다 대는 등 무기로 위협할 수 있다"고 했다.
또다른 유저는 "성범죄를 우려해 안전 속바지가 개발되고, 여성들이 안전 속바지 착용 여부를 고려해야 하는 현실이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정조대(Modern chastity belt)를 떠올리게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성폭행 방지용 속옷은 2013년 미국에서 처음 논쟁거리가 됐다.
당시 페미니스트 작가 루이스 페닝톤은 성폭행 방지용 속옷을 정조대로 묘사하면서 "여성의 자유를 억압하기 보다는 남성의 성범죄율을 줄이는 방법을 강구하는 편이 낫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자물쇠의 비밀번호를 잊어버리지 마라. 급히 볼일이 있을 때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