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신현대 아파트 경비실. (사진=자료사진)
입주민 폭언으로 경비원이 분신자살한 아파트에서 또다시 갑질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엔 문자 해고 '갑질'이다.
17일 민주노총 서울일반노동조합 신현대아파트경비분회와 상급단체 조합원 등 40여 명은 서울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에 따르면, 서울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경비용역업체 '에버가드'는 지난 15일 오후 두 시께 경비원 74명에게 3개월짜리 단기 근로계약안을 제시했다.
경비원들은 한 시간 후 긴급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에버가드의 요구에 집단거부하는 방안이 결정됐다.
간부들은 에버가드 측에 항의했다. 이후 한 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오후 네 시, 에버가드 측은 경비원들에게 "2017년 1월15일 18시부로 근로계약이 만료됐음을 통보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해고 대상자는 분회장, 부분회장, 사무장, 홍보국장, 조직국장 등 노조 간부 6명과 노조 활동에 적극적이었던 조합원 1명이다.
이중 1명은 문자도 못 받았다. 이튿날인 16일 오전 7시에야 구두로 통보받았다.
노조 측은 에버가드 측이 해고 근거로 다면 근무평가서를 제시했다며 이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17일 현재 에버가드 홈페이지에는 "압구정 신현대 아파트, 1924세대, 경비 71명, 총 27개 동" 등의 설명이 기재돼있다.
에버가드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업장 관리자가 사무실에 관련 내용을 전달한 게 없다. 71명인지 74명인지도 파악해봐야 한다. 아직 모르는 얘기다"라고 답변을 회피했다.
압구정 신현대 아파트는 지난 2014년 입주민의 폭언에 시달리던 50대 경비원 이 모 씨가 분신자살하며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이 씨는 당시 입주민의 계속된 괴롭힘에 시달리다 인격 모독 발언까지 듣자 절망해 10월 7일 분신 자살을 시도했다. 이 씨는 이후 한 달 정도 피부 이식 수술 등을 받았지만 결국 11월 7일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