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자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과 러시아의 관계에 대한 의혹에 '가짜뉴스'라며 강력 반발했다. (사진=트럼프 당선자 트위터 캡쳐)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가 과거 러시아의 한 호텔에서 섹스 파티를 벌였으며, 당시 장면을 러시아 정보기관이 촬영해 협박용으로 갖고 있다는 미확인 문건이 폭로되면서 미국 정가가 발칵 뒤집어졌다.
트럼프 당선자는 즉각 트위터를 통해 이는 가짜 뉴스이며 정치적인 마녀사냥이라고 즉각 반박에 나섰지만, 찌라시에 가까운 미확인 문건이 인터넷 상에 공개되면서 파문은 커지고 있다.
인터넷 뉴스매체 버즈피드(BuzzFeed)는 현지시간으로 11일 전직 영국 정보요원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35쪽 분량의 문건을 공개했다.
메모 형식으로 된 문건에는 트럼프 당선자가 과거 모스크바의 한 호텔 스위트룸에서 매춘부들과 '변태적인'(perverted) 섹스 파티를 벌였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게다가 이 장면을 당시 러시아 정보기관인 FSB가 몰래 카메라로 촬영해 트럼프 당선자에 대한 협박용으로 보관 중이라고 문건은 적었다.
이밖에도 해당 문건은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명령으로 러시아 정보당국이 트럼프 당선자를 수년 동안 지원해 왔으며, 트럼프 당선자의 측근들이 러시아 측 고위관계자들과 수시로 비밀 회동을 했다고 적었다.
버즈피드(BuzzFeed)가 공개한 문건 일부 (source=BuzzFeed)
버즈피드는 "해당 문건은 미확인 정보이고 몇 가지 오류도 발견됐다"면서도 "미국 정부 고위층에서만 돌았던 당선자에 대한 의혹에 대해 미국인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전문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해당 내용은 2장짜리 요약본으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자에게도 보고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CNN 등 현지 언론들은 최근 미국 정보기관 수장들이 대통령과 당선자에게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보고서를 브리핑하면서, 미확인 문건에 대한 2장짜리 자료도 첨부했다고 익명의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버즈피드의 보도가 일파만파로 번지자 트럼프 당선자는 트위터를 통해 버즈피드의 보도 내용을 "가짜 뉴스"라고 비난하면서 "정치적인 마녀사냥"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가짜뉴스: 버즈피드가 확인되지 않은 보도를 했다"는 다른 뉴스 기사를 링크로 걸면서 반박했다.
문건에서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과 회동한 것으로 적시된 트럼프 당선자의 측근 마이클 코언도 의혹은 완전히 거짓이라고 반발했다. 코언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문건을 작성한 사람은 순전히 자신의 상상력을 동원해 쓴 것"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그러나 해당 문건이 인터넷 상에 공개돼 퍼져나가면서, 앞으로 파문은 일파만파로 퍼져나갈 전망이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번 의혹은 확인되지 않은 것이지만 취임을 열흘 앞둔 트럼프 당선인이 이로 인해 잠재적인 위기에 직면하게 됐으며, 향후 트럼프 행정부에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자와 함께 정보기관의 브리핑을 받은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NBC와 가진 독점 인터뷰에서 "해당 보도를 아직 못 봤지만, 원칙상, 그리고 국가기밀상 비밀 정보에 대해서는 코멘트하지 않는다"고 노코멘트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조사는 내가 퇴임한 뒤에도 계속될 것이며, 대통령 당선자는 정보기관의 보고를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