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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남지사는 직언을 싫어할까?



광주

    이낙연 전남지사는 직언을 싫어할까?

    이 지사 지지도 상위권 불구 청렴도는 왜? "지사님 무서워서 말도 못해요"

    이낙연 전남도지사 (사진=전라남도 제공)

     

    전남도정이 이낙연 지사 취임이후 직무수행 지지도는 줄곧 상위권을 유지한 반면 청렴도는 전국 16개 광역시도 가운데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 은지 한달이 지났으나 그 원인과 처방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론 직무수행지지도 평가는 전 도민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 청렴도 조사는 외부 민원인과 내부 공무원, 전문가 집단이 대상이어서 조사기법에서 크게 다르기 때문에 결과도 다를 수 있음에도 도민들에게는 충격이다.

    ◇ 이 지사 개인 지지도는 상위권

    이 지사는 2년 반 동안 각종 여론조사 결과 전국 17개 시도지사 가운데 직무수행평가에서 3∼5위를 차지하며 비교적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 지사는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리얼미터의 월간 정례 광역자치단체장 평가에서 지난해 내내 잘하고 있다가 50∼60%를, 잘못하고 있다가 16∼20%로 긍정평가가 부정평가보다 2배 이상 높았다.

    특히 지난해 2월∼4월 조사까지 3개월 연속 최상위권인 3위에 오르는 등 취임이후 개인 지지도는 50%를 웃돌면서 전남도민들로부터 직무수행 평가가 합격점을 받았다.

    한국갤럽이 지난해 세종시를 제외한 16개 시도지사 직무 수행지지도 조사에서도 상하반기 모두 잘하고 있다 55%, 잘못하고 있다 17%로 5위를 차지했다.

    조금 다른 평가도 나온 여론조사도 있다. 문화일보와 한국지방자치학회가 지난 7월부터 연말까지 약 6개월간 국내 최초로 실시한 16개 광역자치단체장에 대한 종합평가에서 전남은 B로 10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기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이 지사의 직무수행 평가는 비교적 성공적 도정수행이다.

    ◇ 왜 청렴도가 전국 꼴찌?

    그러나 이 지사에 대한 평가가 아닌 전남도정의 청렴도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12월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전국 공공기관 청렴도 종합평가에서 전남도는 세종시를 포함한 17개 시·도 가운데 17위라는 혹독한 평가를 받았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공사와 용역, 보조금 지원, 인하가 관련 민원인 599명을 대상으로 한 외부 청렴도는 10점 만점에 6.97로 17개 시·도 중 최하위로 공사용역 관리감독 분야에서 금품과 향응, 편의 제공 등 부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축산과 도로건설, 환경 분야에서 5점대로 매우 낮았다.

    도 산하 공무원 200명을 대상으로 한 내부청렴도도 조직 내 인사와 예산집행, 업무지시의 공정성 등 업무청렴 평가에서 7.60으로 14위에 그쳤으며 그나마 출입기자와 퇴직 공무원, 자문교수 등 450명을 대상으로 한 정책고객 평가에서 6.41로 7위를 차지했다.

    전남도는 이 지사 취임이후 2013년 13위, 2014년 13위, 지난해 16위에 이어 최하위라는 오명까지 쓰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청렴도 꼴찌는 직설적으로 아직도 전남도정 곳곳에서 비리가 많다는 얘기다, 그 진실을 드러내진 않지만 각종 인허가 관련 금품이 제공되고 인사가 투명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공무원이 많다는 얘기다.

    전남도는 2016년 청렴도 전국 최하위 평가에 대한 첫 반응에서 "이낙연 지사는 실천과 전개를 통해 잘 해오고 있으나 결과가 참담하다. 부패요인을 발본색원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직원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자 이 지사가 직접 나서 "지사는 잘 하려 했는데 직원들이 잘못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인식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직원들께서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잘 안다"며 "잘못도, 책임도 저에게 있다. 도민 여러분과 도청 직원 여러분께 죄송스럽다"고 밝혔다.

    또 "공정한 인사평정과 합리적 범위의 순환근무 제도도입, 실·국장들의 권한과 책임강화, 주말근무 최소화 등 직원들의 마음을 더 세심하게 헤아리겠다"고 밝혔다.

    ◇ 직원들 자성 불구, 이 지사의 '불통' 비판

    청렴도 전국 꼴찌 발표이후 도청 직원들이 한번쯤 읽었을 법 한 노조게시판 글은 깊은 자성과 자괴감이 묻어난다. 그리고 이 지사와 보직 간부들을 향한 원성으로 이어졌다.

    "부패요인을 발본색원 하신다구요. 인사를 직원이 합니까. 계약을 직원이 합니까. 도 간부공무원들의 근평 문제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며 청렴도 추락의 1차적 책임에서 이 지사와 보직간부들이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다.

    "백약이 무효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심지어 팀원들끼리 소통을 위한 식사도 못하게 하는 등 거의 팀 해체 수준이다. 우리에게 부정부패의 DNA가 있는 것일까. 그건 아니라고 믿고 싶다.

    우리 주위에 부패요인이 잔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둘러보자. 평소 형님 동생처럼 지내서 정으로 대접하는 거라고 해서, 업체들의 애로사항을 들어야 한다면서 향응을 받은 직원들이 있을 것이다. 3만원 미만이라고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말하는 직원도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이 청렴도 평가할 때 좋게 평가할까. 절대 아니다. 아직도 도청직원들 변하게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특히 이 지사에 대한 직언이 많았다. "우리 지사님도 좀 달라졌으면 한다. 아직도 직원의 역량을 믿지 못하고 질책하고 힐난하고. 이런 조직에 누가 애정과 충성심을 갖겠는가"

    또 다른 글이다. "청렴도 이제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다. 다시 시작하자. 공사, 용역 등 외부평가와 인사, 투명한 행정, 근무평정 등 내부 평가가 왜 낮게 나왔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형식적인 대책과 강압적인 방식은 이제 머릿속에서 지워야 할 시점이다. 전남도청 전 직원들이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현재 시스템으로는 누구 하나 속마음을 시원하게 이야기 할 공간과 장치가 없다. 현재 도청은 상하 계급간의 불만만 쌓이고 또 쌓이고 하여 동맥경화에 걸릴 지경이다.

    이번 청렴도 사건을 계기로 지사부터 모든 직원이 형식적인 소통이 아닌 속마음 툭 터놓고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보완하기를 바란다.

    지사님과의 점심식사가 그냥 국밥 한 끼 먹는 형식적인 소통의 자리가 아닌 시원한 사이다 한 잔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현재 상황으로는 지사님께 무서워서 말도 못하겠다. 모든 직원들이 형식적인 대답밖에는 할 말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차라리 김제동을 초대하여 지사님이라 생각하고 툭 터놓고 비공개로 톡투유 한 번 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 대책이나 아이디어가 필요하면 지사님 말씀하시는 무게감부터 조금 내려놓으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지금 말씀하시는 톤으로는 절대 직원들과 소통할 수 없다. 과연 누구하나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애로사항 말해봤자 입만 아프다. 팀원들끼리도 함께 식사를 못하게 하면서 이게 뭔가"

    ◇ 이 지사는 '지시'를 좋아한다?

    이 지사는 10일 실·국장 회의에서 "중앙정부나 시군, 또는 도민들께 보내는 문서나 알리는 것들은 오류가 있어선 안 되고 무례해서도 안 되며 부적절한 내용이 포함 되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규칙이나 규정, 정관처럼 오래도록 사용해야 할 내부 문서들 역시 철저히 정확해야 하고 중복이 있어서는 안 되며 누락이나 앞뒤 모순이 있어서도 안 된다"고 했다.

    이 같은 발언 배경은 지난해 내·외부에 보내진 문서나 배포된 보도자료 등에 대해 지사가 한 달이 멀다 하게 자신의 코멘트와 문장, 오탈자 수정까지 꼼꼼하게 챙겼는데도 좀처럼 고쳐지지 않고 있는데 대한 소회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또 도청 안팎에서는 오랜 기자생활에서 벤 철저함과 섬세함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런 것은 적어도 공문을 발생시키는 주무관과 결재라인의 팀장, 과장까지 2∼3차 여과과정을 거치면서 책임져야 할 일이다, 하물며 오탈자까지 지사가 지적하다 보면 시시콜콜해진다.

    이 지사는 가장 초보적인 오탈자도 못 챙기는 도청 업무체계를 한탄하며 자주 질타하다보니 직원들은 자연 주눅이 들고 사기저하로 이어지면서 결국은 청렴도 최하위로 곤두박질치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맞게 됐다.

    ◇ 직언극간(直言極諫)하는 참모도 없고 분위기도 아니다

    조선왕조 신하 중 왕에게 직언을 서슴지 않았던 인물 중 한명으로 율곡 '이이'를 꼽는다. 그가 너무 직언을 많이 하자 동료신하들이 심히 염려했다. 이 소리를 들은 이이는 "내가 물러나면 이런 말도 없을 것이니 나로 인해 그런 근심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고 했다는 일화가 있다.

    직언극간(直言極諫)은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거리낌 없이 말하고 끝까지 버티어 간언"함 이다. 전남도청 실국장급 간부 가운데 과연 지사에게 직언을 하는 간부들이 몇이나 될까.

    또 지사는 그런 쓴 소리를 귀담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을까. 몇 몇 간부는 지사에게 현안과 관련해 "직언을 한번은 해도 두 번은 못하겠더라"고 했다. "지사의 표정이 달라져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공무원은 사기를 먹고 산다. 지사의 말 한마디가 공무원들의 사기를 살리기도 하고 해바라기 성향의 복지부동 상태를 만들기도 한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집기도 한다는 사자성어 군주민수(君舟民水)는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말이 아니다.

    태생적인 것 외에는 금수저인 지사가 만약 "네가 뭘 안다고", "버릇없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일방통행인 말에 불과하고 반면 진심으로 들어주는 대화를 하면 그것은 곧 양방통행이다.

    전남도가 실·국장 회의가 아닌 토론회라고 공표하려면 적어도 짝퉁 토론회가 아닌 직언이 쏟아져 나오는 진짜 토론회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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