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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에 이은 식용유 공급 물량 부족으로 치킨집과 중국집 등 튀김 음식이 주메뉴인 외식 업계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2만 5천원 정도였던 18ℓ 식용유 한 통 가격이 최근 10%가량 상승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공급이 원활치 않아 식용유 사용량이 많은 치킨집과 중국집 등은 당장 피해를 보게 생겼다.
조리 원가가 크게 올라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경기 침체로 인해 가격 인상도 여의치 않은 분위기다.
종로구 인근의 치킨집 사장 A씨는 "식용유 공급에 차질이 있다고 본사를 통해 들었는데 아직 이렇다 할 대책이 없다"며 "일단 미리 사둔 것을 쓰면서 본사의 지침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식 업계 관계자 B씨는 "18ℓ짜리 식용유를 하루에 한 통씩 쓰고 있는데 10% 이상 가격이 인상된다고 하니 타격이 작지 않은 편"이라며 "식용유를 아껴 쓸 것도 생각했지만 그렇게 되면 음식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부분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계란 값을 비롯한 여러 식재료들의 값이 올랐는데 그렇다고 해서 음식값을 인상할 수도 없고 고민이다"고 토로했다.
한 프렌차이즈 치킨집을 운영하는 C씨는 "AI 사태로 손님이 줄어 매출은 감소했지만, 브랜드 특성상 올리브유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식용유 공급으로 인한 영향은 적은 편"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업소용 식용유를 유통하는 D씨는 "우리 같은 소상인들은 자금력이 없어서 미리 사뒀다가 시세에 맞춰 팔 여력이 없다"면서 "결국은 수입업자가 시장을 지배하고, 나나 치킨집들은 값을 부르는 대로 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이번 식용유 사태는 수입업자들이 기름값을 올릴 수 있는 명분으로 이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식용유 부족 사태의 원인은 남미의 콩수확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남미 지역에서 일어난 홍수로 콩 수확량이 크게 줄고 불량률이 높아지면서 원료 공급도 수월치 않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식품업계는 식용유 공급 물량 부족 현상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쯤 풀릴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들어 미국산 콩기름 원유를 수입하고 다음 달부터 아르헨티나산 콩기름 원유 수입도 늘어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