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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릴레이⑳] 창모, 일리네어가 품은 힙합씬 기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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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힙합릴레이⑳] 창모, 일리네어가 품은 힙합씬 기대주

    <힙합 릴레이=""> 인터뷰. 스무번 번째 주인공은 자메즈가 지목한 창모입니다.

    창모(사진=엠비션뮤직 제공)

     

    도끼, 더콰이엇, 빈지노가 속한 일리네어 레코즈(이하 일리네어)는 국내 힙합씬을 이끄는 대표 레이블이다. 최근 일리네어는 산하 레이블 '엠비션 뮤직'을 설립해 업계 관계자들과 음악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994년생인 창모(CHANGMO·본명 구창모)는 화제의 중심에 있는 '엠비션 뮤직'에 합류한 신예 래퍼 중 한 명. 2014년 첫 싱글을 발표한 이후 꾸준히 작업물을 내놓은 창모는 올해 발표한 EP 'M O T O W N'과 '돈 벌 시간2'를 통해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동시에 열정과 패기가 느껴지는 음악을 들려주며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엠비션 뮤직 합류로 또 한 번 주가가 상승한 힙합씬 기대주 창모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소개를 부탁한다.
    "엠비션뮤직 소속 프로듀서 겸 래퍼 창모다."

    -본명을 활동명으로 쓰는 래퍼는 흔치 않은데.
    "과거 '루페'라는 이름을 쓴 적도 있다. 누구나 활동명에 대해 고민하는 시기가 오는데, 내 이름이 가장 예쁘다는 생각이 들더라."

    -자메즈가 "친분은 없는데, 음악을 너무 좋게 들었다"며 지목했다.
    "나도 자메즈 씨 음악을 좋아한다. 특히 '1/4' 앨범을 좋게 들었다. 일부러 드러내려고 하지 않지만, 거칠고 센 느낌이 곡에 묻어나는 게 예술적이라는 생각이다."

    -음악을 시작한 계기는.
    "다섯 살 때부터 열아홉 살 때까지 피아노를 쳤다.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싶었는데,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포기했다."

    -힙합에 빠진 건 그 이후부터인가.
    "그렇진 않다. 힙합 음악을 처음 접한 건 열네 살 때다. 미국 힙합이 멋있어 보였고, 그걸 그대로 카피해보곤 했다. 그루브, 말투, 성격, 행동, 옷 입는 방식까지 전부다.

    -계기가 있었나.
    "음악 채널을 자주 봤다. 뮤직비디오만 틀어주는 시간대가 있었는데, 특히 MTV에 힙합 음악이 자주 나왔다. 그러다 제대로 알아보자는 생각으로 찾아 들어본 게 2pac 음악이다. 그전까지 에픽하이 정도밖에 몰랐는데, 이후부터 언더그라운드 힙합도 찾아 듣기 시작했다. 특히 2002년에 나온 주석 앨범을 많이 들었다. 다이나믹듀오, 빅딜레코드도 좋아했고. 미국 아티스트 중에선 T.I, Neptunes 등을 좋아했다"

    -본격적으로 곡을 만들기 시작한 건.
    "스무 살 때부터 믹스테이프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랩하고 곡을 만드는 건 모두 독학으로 배웠다. 더디긴 했지만, 그만큼 스스로 터득한 게 많다."

    -2014년 6월 발표한 'Gangster'가 첫 싱글이다.
    "믹스테이프을 발표한 뒤 조금씩 주목받기 시작했다. 정식으로 음원을 발매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힙합씬에 새로운 걸 가져다주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안고 시작했다. 그런데 과욕이 앞섰다. 일렉 음악을 하는 친구와 함께 스튜디오도 빌리고 돈을 많이 들여 작업했는데, 결과물이 아쉬웠다."

    -그 이후 2년 동안 신곡이 없었다.
    "슬럼프가 왔다. 나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는데, 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처음 맛보는 경험이라 두려움도 느꼈다. 동시에 더 내공을 쌓아야겠단 생각을 했다. 'Gangster'의 실패를 통해 퀄리티의 중요성을 알게 된 셈이다. 그래서 작년까지 정식으로 곡을 발표하지 않고 혼자 조용히 작업에 몰두했다."

    -지난 3월 발표한 EP 'M O T O W N' 이야기를 해보자.
    "새로운 도전이었다. 혼자 모든 걸 도맡아 프로듀싱 한 첫 번째 앨범 단위의 작품이다. 사실 '모 타운'이 잘 안 되면 음악을 더 이상 못할 것 같았다. 첫 싱글이 후 많은 시간이 흘렀기에 사람들이 날 잊은 듯했다. 그런데 다행히 결과가 굉장히 좋았다. 선배 래퍼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들었다. 그동안의 내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고 느꼈다."

    -한 달 뒤인 4월 발표한 싱글 '담배'는 팬 서비스용이었나.
    "맞다. 재지팩트 앨범을 많이 듣던 시기인데, 일종의 오마주다. '담배'처럼 재지한 느낌의 곡들도 평소 꾸준히 만들고 있다."

    창모 '돈 벌 시간2' 앨범 커버

     

    -이후 7월 발표한 EP '돈 벌 시간2'가 대박이 났다.
    "'돈 벌 시간2'는 창모가 어떤 래퍼인지를 드러내는 앨범이다. 이 앨범을 만들 땐 'M O T O W N' 때와는 또 다른 조급함이 있었다. 사실 이전까지 곡에 대한 반응은 좋은데, 그게 수입으로 이어지진 않았거든. 큰 거 한 방을 노려보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작업한 앨범이다. (웃음). 그렇다고 돈을 많이 들이진 않았다. 스무 살 때 산 장비로 믹싱부터 마스터링까지 혼자서 했으니까. 딱 10만 원 들인 앨범이다. 그 돈도 앨범 커버 찍어준 작가님에게 쏜 밥값이다."

    -그래서 정말 돈을 많이 벌었나.
    "정산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정확한 매출은 모르겠는데, 이전 앨범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벌었다. 한 마디로 굉장하다. 하하."

    -'돈 벌어' '돈이 하게 됐어' 등 돈을 주제로 한 노래가 유독 많다.
    "앞으로도 돈 이야기를 자주 할 것 같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돈이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머니 스웩'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난 돈 자랑은 한 적이 없다. 돈을 벌고 싶다고 했을 뿐."

    -'나는야 읍 리 출신'이라며 고향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남양주시 덕소리 출신이다. 고향에 대한 자부심이 있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내가 살아온 동네, 삶에 대한 이야기를 가사에 많이 담게 된다. 미국 래퍼들이 왜 자기가 컴턴 혹은 뉴욕에서 왔는지를 설명하듯이."

    창모는 일리네어 레코즈 산하 레이블 엠비션 뮤직에 합류했다. (사진=더콰이엇 SNS)

     

    -회사 이야기를 해보자. 최근 일리네어레코즈 산하 레이블 엠비션뮤직에 합류했다.
    "10월 초쯤 엠비션뮤직이 만들어졌다. '돈 벌 시간2'가 발매될 즈음에 더콰이엇 형님이 같이 해보자면서 연락을 주셨다. 난 당연히 감사하다고 하며 제안을 받아들였다."

    -예전부터 도끼, 더콰이엇과 친분이 있었나.
    "열아홉 살 때부터 알고 지냈다. 데모곡을 만들어 이메일로 보냈는데, 좋게 들어주셨고 간간이 일리네어 앨범에 피아노 세션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그들은 왜 창모를 택했을까.
    "꾸준히 실력을 증명해온 덕분인 것 같다. 퀄리티 있는 결과물을 내지 못해 슬럼프를 겪기도 했는데, 포기하지 않고 음악한 걸 높게 평가해주신 듯하다."

    -엠비션뮤직에 합류한 소감은.
    "굉장히 만족스럽다. 사실 일리네어 말고 다른 레이블에 들어가고 싶단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더콰이엇 형은 소울컴퍼니 시절부터, 도끼 형은 올블랙 시절부터 좋아했다,"

    -어떤 점이 가장 만족스럽나.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굉장한 음악 장비들을 사주셨다. 굉장한 손목시계도 함께 사주시고. (웃음). 도끼 형 콘서트에 같이 설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무엇보다 앞으로 내 노래를 듣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기분이 좋다."

    -음악적인 변화도 있을까.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 같다. 다만, 일리네어 하면 떠오르는 게 '부티'인 만큼, 내 음악도 조금 더 고급스러워지지 않을까 싶다. 사춘기에서 어른이 되는 느낌이랄까. 사람이 바뀌는 건 아니니까. 곧 새 EP 앨범을 낼 거다. 이전보다 한 단계 성장한 사람, 새로운 환경에서 음악하게 된 래퍼의 이야기가 담길 것 같다."

    -'핫'한 래퍼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돈 벌 시간2' 이후 그런 분위기를 체감한다. 사람들이 좋아해 주고 관심 가져주는 건 좋은데, 이럴 때일수록 붕 떠서 사고 칠 수 있으니 최대한 모든 걸 절제하려고 한다. 그래서 요즘 집 밖에 잘 안 나간다. (웃음). 잘 나가던 축구선수도 술 먹고 이러면 폼이 떨어지잖아."

    -앞으로 어떤 스타일의 음악을 하고 싶나.
    "내가 지닌 가장 큰 장점은 클래식 피아노를 쳤다는 좋은 음악적 뿌리가 있다는 거다. 이미 나온 걸 그대로 답습하는 것보다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내려고 노력 중이다. 앞으로 카피는 할 수 있어도 나 매력을 못 살리는 음악을 하고 싶다. 보통 그런 음악을 하면, 비주류가 될 확률이 높은데, 나만 할 수 있는 음악으로 트렌드함을 유지하는 게 목표다."

    -창모에게 힙합이란 뭔가.
    "내 인생을 바꿔준 존재다. 진짜 그렇다."

    -자신의 대표곡 3곡을 꼽아보자.
    "1번은 '마에스트로'. 나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담백하게 잘 담긴 것 같다. 2번은 '돈 벌어'. 내가 왜 '돈 벌어'라는 말을 자주 쓰게 됐는지 알 수 있는 곡이다. 3번은 '아름다워'. 꿈을 위해서는 강하게 나아가는 편이지만, 사랑, 우정 소소한 감정들에 있어서는 엄청 여린 사람이란 걸 알려주는 곡이다."

    -다음 래퍼를 추천해달라.
    "저스디스 씨를 꼽겠다. 올해 나온 앨범을 들었는데 최고였다. 음악 잘 들었다고 SNS로 메시지 보낸 적도 있다. 힙합 팬들 사이에서도 명반으로 불린다. 그분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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