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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중화'에 등장한 오방낭, 진세연은 어떻게 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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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중화'에 등장한 오방낭, 진세연은 어떻게 봤을까

    [노컷 인터뷰]

    배우 진세연 (사진=얼리버드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병훈 감독은 '허준', '대장금', '동이' 등 손만 대면 '중박' 이상의 스코어를 기록하는 사극계의 '마이더스의 손'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배우 전광렬은 '허준' 출연 이후 연기력과 인지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고, 이영애 역시 '대장금'으로 브라운관에 복귀해 대상을 거머쥐는 영광을 누렸으며, 한효주는 '동이'를 통해 원톱 주인공으로서의 위치를 점하게 됐다.

    조선시대 감옥 '전옥서'에서 나고 자란 소녀 옥녀의 이야기를 그린 '옥중화'의 주인공으로 진세연(23)이 캐스팅됐을 때 주목을 받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 '주목'은 꼭 따뜻한 시선이지만은 않았다. 현대극이 아닌 데다 51부작으로 길이도 긴 사극에서 진세연이 과연 작품을 이끌어나가는 역할을 충분히 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물음표가 뒤따랐기 때문이다.

    8일 오후 서울 이태원 한 카페에서 만난 진세연은 '옥중화' 주인공으로서의 부담뿐 아니라 6년차 배우로서 깊어지는 고민에 대해 솔직히 털어놨다. 최근 '오방낭'(오행사상을 담은 흑, 백, 청, 홍, 황 오방색으로 장식한 주머니로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당시 '희망이 열리는 나무' 제막식 행사에 등장했다)과 '부적을 쓰는 무당'이 등장해 '옥중화'가 시국 풍자를 한 것이 아니냐며 화제가 된 것을 두고는, "그런 것들로 인해 저희 드라마가 더 이슈가 돼 신기했다"며 웃었다.

    다음은 진세연과의 일문일답.

    - '옥중화'가 지난 6일 종영했다. 51부작 장편 사극의 여주인공으로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저도 51부작이 끝나면 어떨까 굉장히 궁금했다, 제 스스로. 생각했던 것보다 아쉬운 게 너무 많더라. 서운함도 되게 많이 들고. 현장이 너무 좋았고 선배님들과도 되게 많이 좋았다. 그분들을 항상 매주 한 번씩 만나서 촬영하고 리딩하고 그랬는데 그게 끝나간다고 하니까 아쉬움, 서운함, 섭섭함이 남았다."

    - 무엇이 아쉬웠던 건가.
    "정말 열심히 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열심히 할걸', '하루하루를 더 열심히 살아볼걸' 이런 생각이 든다. 전옥서 2층에서 마지막 촬영을 했다. 갖가지 생각이 다 들더라. 이 전옥서에서 8개월을 함께 촬영했는데 (이제) 안 오고, 다른 사극팀이 와서 찍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이상하더라."

    - 선후배들이 많은 현장이었다. 배운 점이 있다면.
    "만날 때마다 저한테 '세연이 너 정말 대단하다' 하면서 저를 너무 응원해 주셨다. 한 마디라도 한 번씩 하고 지나가셨다. 특히 저와 자주 붙었던 임호(강선호 역) 선배님, 김미숙(문정왕후 역) 선배님, 전광렬(박태수 역) 선배님이 조언 많이 해 주셨고, 정은표(지천득 역) 선배님은 '누가 뭐래도 항상 옥녀 편'이라고 하셨다. 스태프들끼리 제게 장난치며 '너 왜 옥녀에게 장난쳐? 우리 옥녀 건들지 마'라고 하실 정도였다. (웃음) 한 분 한 분 다 좋으셨다."

    - 옥녀는 극중에서 '천재소녀' 캐릭터였다. 옥녀가 가진 능력치 중 탐나는 게 있나.
    "주역을 잘 외웠던 게 기억 난다. 아, 관상을 보면 재밌겠다. 그러면 제 앞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웃음)"

    -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감옥 안에서 채탐인(비밀 공작원)과 싸우는 씬이 있다. 여자끼리의 싸움인데도 불구하고 되게 멋있게 잘 나왔다. 현대극이었다면 서로 뺨 때리고 머리를 잡는 그런 싸움이 됐을 텐데, 채탐인의 싸움이었기 때문에 치열하기도 했고. 새벽까지 밤새 힘들게 찍었는데 완성된 걸 보니까 뿌듯하더라."

    - 최근에 작품에 '오방낭'과 '무당'이 등장해 화제가 됐다. 요즘 시국과 잘 맞물렸다는 반응이 많았다.
    "갑자기 정치가 드라마에 맞춰져서… 옥녀가 명종의 비선실세라는 말을 듣고 너무 웃겼다. (웃음) 그런 것들로 인해 저희 드라마가 더 이슈가 돼 신기하기도 했다. 정난정하고 비교되기도 하고. TV만 틀면 요즘 그 얘기뿐이더라."

    - 옥녀는 옹주라는 신분에서 벗어나 사람들을 돕는 외지부(조선시대의 변호사)가 되는 엔딩을 맞았다. 마음에 들었나.
    "엔딩이 외지부 되는 것으로 끝날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솔직히 현실이라면 옥녀가 옹주라는 신분을 (스스로) 벗기가 힘들 것 아닌가. 모든 걸 누릴 수 있으니까. 그래도 원래 꿈꿔왔던 외지부 일을 계속 할 거라는 게 너무 좋았다. 그렇게 끝나니 실제로 있는 사람인 것 같다. 그래서 너무 애틋하기도 하고. 밝은 모습만 보여드리려고 했지만 찍으면 찍을수록 옥녀가 불쌍하고 안쓰러웠다. 실제로 있는 인물이라면 매일 보듬어주고 싶은 캐릭터였다."

    배우 진세연 (사진=얼리버드 엔터테인먼트 제공)

     

    - 당초 기대를 모았던 윤태원(고수 분)과의 로맨스가 지지부진했다는 지적이 있다.
    "초반에도 멜로가 주는 아니었다. 그렇긴 해도 너무 안 나왔다. (웃음) 옥녀와 태원이와의 멜로가 많이 아쉽긴 하더라. 어쨌든 둘이 닮은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저는 전옥서 다모에서부터 시작하고 태원이는 저잣거리 왈패에서 시작한 것이나 부모에 대한 아픔도 갖고 있어서. 그런데 (서로를) 애틋하게 바라보는 장면들이 많이 없었다. 그런 게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데 (사이가) 좋아지려다가 옥녀가 갑자기 태원이를 멀리하고 두 번 다시 안 만날 것처럼 하다가 다시 눈물의 재회를 하고… 마지막회라도 아름다운 장면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외지부로 끝났다. 정말 일적인 사이처럼 끝나더라. (웃음)"

    - 부족했던 러브라인에 대해 어필한 적이 있나.
    "(감독님께) 어필했다기 보다는 멜로적인 씬이 나오면 되게 공들여 찍은 것 같다. 시청자 분들한테 너무 뜬금없어 보이지 않게, 어떻게 하면 더 절실해 보일까 하고. 고수 선배님도 고민을 많이 하셨던 것 같다."

    - 극중 명종(서하준 분)과도 중간에 러브라인이 있었다.
    "태원이와 멀어져서 마음고생할 때 명종이 들어왔다. 비가 많이 올 때 저잣거리를 걷는 등 엄청 즐거운 촬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좀 빨리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성격도 되게 좋으시다. 재미없는 농담 해도 잘 웃어주시고 너무 좋으시더라. 중간 투입이어서 부담이 있으셨을 텐데, 감정씬이 많아도 그런 걸 되게 잘해주시니가 너무 감사하더라. 잘 이끌어주시는 것 같았다."

    - 극중 캐릭터 윤태원과 명종 중 어떤 쪽이 더 마음에 드는지.
    "명종은 뭔가 권력은 있어 보이는데 허술해 보이는 매력이 있었다. 엄마 마음이 좀 느껴지는 사람이었다. 태원이는 어렸을 때부터 워낙 어른이었고 츤데레 같은 모습. 두 분 다 다른 매력이 있긴 한데 그래도 모르겠다. 사실 저는 옥녀를 하면서 어찌됐든 태원이한테 정을 많이 줬어서 태원이가 마음에 남는 것 같다."

    - 이병훈 감독이 '기대에 부응했다'는 말을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더 열심히 하고 싶고 더 잘하고 싶었다. 그런데도 감독님은 '너무 잘해주고 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처럼 잘하면 된다'고 말씀해 주셨다. 종방연 때도 '세연이 넌 최고였다'고 하셨다. 어떻게 보면 감독님의 마지막 작품이 될 수도 있는데 (제가) 멋지게 장식하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쉽다."

    - 연기력 논란이 나올 거라고 예상했나.
    "옥중화 할 때 이병훈 감독님 작품이라는 것에 대한 기대감과 진세연이라는 우려가 엄청났다. 그래서 감독님이랑 2개월 정도를 따로 사무실에서 연습했다. 전 작품 대본 읽으면서 연습 열심히 했는데 감독님이 계속해서 힘을 주셨다. '지금 연습하는 대로 하면 우려하는 부분 싹 없어질 거다'라고 하셔서 진짜 진짜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생각보다 부담감이 정말 컸다. 방송되기 직전에 가슴이 터지는 줄 알았다. 지방 가서 첫방을 봤는데 그날을 잊을 수가 없다. 다빈이(옥녀 아역)가 웅크리고 있다가 저로 변하는데, 와 진짜 그때 너무 떨렸다."

    - 숨소리 연기가 거슬린다는 지적도 나왔는데.
    "감독님이 호흡 섞인 소리를 되게 좋아하셔서 하다 보니까 저도 모르게 과해져서 논란이 됐던 것 같다. 연기에 대한, 감독님만의 확고한 점들이 있다. 철칙까지는 아니어도. 그 씬에서 되게 간절해야 되니까 호흡 끊기면 안 되고 목소리 톤이 떨어지면 안 되고 하는 것들. 기초가 탄탄하신 선배님들이 하셨다면 논란이 일어나지 않았겠지만, 디렉팅해주신 걸 다 표현하기에는 (제가) 아직 부족했던 것 같다. 그런 얘기가 나올 때마다 속상하기도 하지만 죄송한 마음도 있다. 전 진짜 열심히 잘하려고 했는데 안 따라줄 때 속상하다."

    - 연기 연습을 할 때 어디서 도움을 받나.
    "현장에서 선배님 말씀 듣는 게 가장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 그분들의 경험을 들으면 많이 도움이 된다. 저희(배우들)는 현장이 얼마나 힘든지 알지 않나. 그래서인지 (선배님들이) 진짜 항상 칭찬을 많이 해 주셨다. 이세창(전우치 역) 선배님도 종방연 때 '배우로서 너무 존경스러웠다' 이런 말씀 해주셨는데 너무 부끄러운 거다. 그런 칭찬 받으려면 방송 연기로 (그만큼을) 보여드리고 싶은데 선배님들이 칭찬해주시는 거에 비해 뭔가 안 나오는 것 같아서 부끄럽고 감사하고 그렇다."

    - 기사나 댓글을 보기도 하는지.
    "기사는 포털에 걸린 리뷰 기사를 봤다. 그걸 보면 사람들이 그 회차에서 어떤 장면을 많이 봤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아홉 번의 칭찬을 들어도 한 번의 욕을 들으면 그것만 기억난다고 하지 않나. 좋은 댓글을 보아도 부정적인 댓글을 보면 하루종일 그것만 생각나더라. 옛날에는 마냥 신경만 쓰였다면, 이제는 그럴수록 좀 더 제가 진짜 열심히 잘해서 이 사람 마음을 돌려놔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배우 진세연 (사진=얼리버드 엔터테인먼트 제공)

     

    - 또래 연기자들에 비해 '짝패', '감격시대', '각시탈' 등 시대극을 많이 찍고 이번엔 사극에 도전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캐릭터가 좋아서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 2010년 데뷔해 본격적인 연기활동을 시작한 지 6년이 됐다. 그때와 지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마음가짐이 정말 많이 달라졌다. 마음의 무게가 달라지니까 오히려 더 어렵더라. 생각할 것도 많고. 다른 사람들이 생각할 때는 (신인 때가) 아는 게 없으니까 뭔가 더 힘들겠다고 하지만,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막 했을 때라 어떤 마음으로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지금은 주인공이라는 책임감, 부담감이 더 커졌다. 더 잘하려고 하고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훨씬 더 많은 것을 고민하고 생각한다."

    - 배우로서의 목표는.
    "이게 몇 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믿고 보는 배우 진세연'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게 최종 목표다. 그러려면 정말 열심히 해야겠죠. 얼마가 지나도 상관없으니 그 목표를 이루고 싶다."

    - 차기작에서 특별히 하고 싶은 장르가 있나.
    "이제는 좀 저희 10대 20대가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를 하고 싶다. 시대극, 사극을 해서 나라 걱정, 전쟁 걱정을 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일으키고 격려해 줄 수 있는 캐릭터를 하고 싶다."

    - 드라마 끝나면 진짜 이걸 해 보고 싶었다, 하는 게 있는지.
    "예전부터 염색을 기다렸다. 웹드라마에서 산골소녀를 했고, 인천상륙작전을 찍었고 이번엔 사극을 해서 (염색을) 못했었다. 꼭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원래 아주 밝게 하려고 했는데 다음날 종방연이라 일단 브라운으로만 했다. 한 번 더 염색할 건데 이 색도 예뻐서… 밝게 하는 게 안 어울릴 수도 있어서 일단은 이 정도로 유지하려고 한다. 또 가족끼리 해외여행을 가려고 한다. 올해가 아니면 갈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이번에 꼭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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