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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수, 20대 인생 스토리 "조사하면 다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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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흥수, 20대 인생 스토리 "조사하면 다 나와~"

    • 2008-07-03 08:21

    [별별인터뷰]MBC ''라이프 특별 조사팀'', 영화 ''아버지와 마리와 나'' 김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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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흥수는 유난히 고민이 많아보였다. 그는 인터뷰 내내 특유의 느릿한 말투로 한마디 한마디를 조심스레 이어나갔다. 질문에 대한 답이 끝날 것 같아 다음 질문을 생각하고 있으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답변이 이어졌다. 마치 ''''네버앤딩스토리''''를 듣는 기분이랄까. 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의 살가운 막내아들 재수가 좀 더 컸다면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제가 거짓말은 잘 못해요. 전부 솔직하게 말씀드렸으니 기자님이 알아서 걸러주세요.''''

    2005년 SBS ''''루루공주'''' 이후 약 2년 동안 공백기를 가졌던 그는 지난 해 MBC 주말드라마 ''''깍두기''''로 연기 활동을 재개했다. 올 상반기에 김흥수는 ''''깍두기''''에 이어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 ''''아버지와 마리와 나'''', MBC 시즌드라마 ''''라이프특별조사팀''''까지 무려 4작품에 쉴 새 없이 출연했다. 바쁜 일정 탓에 ''''아버지와 마리와 나''''는 홍보 활동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 29일 종영한 시즌드라마 ''''라이프특별조사팀''''은 MBC가 야심차게 내세운 시즌드라마의 종지부를 찍은 작품이다.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전문직 드라마를 표방하며 미국식 시즌제를 내세웠지만 일요일 밤 11시 30분 방송이라는 시간대의 한계에 부딪혀 다소 저조한 성적으로 아쉽게 막을 내리고 말았다.

    김흥수는 이 작품에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양복입고 회사에 가는 ''''회사원'''' 역할을 연기했다. 그가 연기한 공철수 역은 3년간의 취업 재수 끝에 가까스로 보험회사에 입사한 보험조사관. 선배들과 함께 보험사기의 진실을 파헤치지만 신입사원인 그가 일을 제대로 처리하기란 쉽지 않다. 공철수는 조금씩 일을 배워나가며 서서히 보험조사관으로서 변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반항아, 백수, 막내아들 이미지로 일관했던 김흥수에게 이번 작품은 변신을 위한 디딤돌이 됐을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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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드라마를 찍으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저도 양복입고 소형차를 타며 회사에 다니는 역할을 연기한다는 것이었어요. 어찌 보면 평범한 역할이지만 솔직히 그런 삶을 살아보지 않아서 제게는 나름 큰 도전이 됐어요.''''

    말이 나온 김에 김흥수는 평범치 못한 생활을 보낸 것에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내 학창시절 기억은 중학교 때가 마지막이었다''''며 경험의 부족함을 호소했다. 잡지 모델로 데뷔해, 1999년 ''''학교2''''로 연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그의 나이 16세. 다른 평범한 청년이라면 누구나 나눴을 법한 학창시절은 그 이후로 존재하지 않았던 셈이다. 혹시 다른 길을 찾아볼 생각은 해보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잠시 고개를 갸우뚱했다.

    ''''연기자가 된 것에 후회는 없어요. 다만 조금 더 학창시절을 누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아있는 것 뿐이에요. 공부도 더 하고 싶고...연기자가 돼서 다른 친구들이 해보지 못한 일을 경험했지만 연기자로서 미처 경험하지 못한 일상의 삶을 누리지 못한 것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아요, 연기자가 안됐다면...또다른 즐거운 일을 찾아봐야겠죠. 전 무슨 일을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제가 일을 할 때 즐겁게, 열심히 사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연기가 너무 즐겁고 좋아요.''''

    남들보다 어린 나이에 데뷔했기에 벌써 데뷔 10년을 맞았지만 김흥수는 여전히 ''''가능성'''' 있는 연기자로 남아있다. 김흥수는 자신의 불안한 위치에 대한 조급함과 답답함을 표했다. 아직 마치지 못한 병역의 의무는 덤이다. 흡사 사춘기 소년처럼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열병을 앓고 있는 그의 솔직한 속내가 놀랍기까지 했다.

    ''''누구나 다 고민이 있겠지만 요즘 들어 오랜 시간 해온 일에 대한 고민이 더 커지고 있어요. 흔히 연기자에게는 ''''스타성''''이란게 필요하잖아요. 연기자도 하나의 직업인만큼 일을 통해 돈을 벌어야 하는데...군대 다녀와서 연기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마냥 쉬는 형들 보면 제가 더 속상할 때가 있어요. 요즘은 제 위치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요. 지난 2년 동안 쉬면서 돌아보니 제가 대단한 스타성을 갖고 있는 것 같지도 않고 어쩌면 기회가 오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조바심도 있고...예전에는 그런 고민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 걱정거리가 늘어나 속상하네요.''''[BestNocut_R]

    26살의 김흥수는 큰 키 만큼이나 생각의 폭이 깊었다. 혹 ''''이제서야 사춘기를 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사춘기가 아니라 육춘기죠''''라며 되받아쳤다. 차기작으로 영화를 준비 중인 그는 최근 얼어붙은 영화 시장에 대해서도 자신만의 견해를 스스럼없이 밝혔다.

    ''''영화계가 많이 침체된 것 같아요. 얼마 전 개봉했던 영화 ''''아버지와 마리와 나''''도 영화시장이 한창 좋을 때 촬영됐다 뒤늦게 개봉해 많은 관객들과 함께 하지 못했죠. 톱스타가 나와도 투자가 잘 안된다고 하니 마음이 아프네요. 많은 분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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