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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논평] 미덥지 않는 검찰의 최순실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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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오늘의 논평] 미덥지 않는 검찰의 최순실 수사

    • 2016-10-3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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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60, 개명 후 최서원) 씨가 3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어제 갑자기 극비 귀국한 뒤 31일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에 소환돼 오늘 오후 3시 서울지방검찰청 포토라인에 선 최순실씨는 취재진과 시민단체 등으로 뒤썩인 아수라장속에서 인파에 떠밀려 조사실로 들어가면서 흐느끼는 목소리로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국민 여러분 용서해주십시오"라며 사죄의 뜻을 밝혔다.

    검찰은 해외도피 57일 만에 몰래 입국한 '비선 실세' 최순실 씨를 공항에서 즉각 소환하지 않고 하루 말미를 줌으로써 말을 맞추는데 필요한 시간을 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그동안 꼭꼭 숨어있던 이번 사태의 핵심 인물들이 먼저 속속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은 뒤에야 최씨가 뒤늦게 나타난데 대해 많은 국민은 이상하게 보고 있다.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지 석 달 만에, 검찰에 고발된 지 한 달이 지나도록 모두 숨어있던 의혹 당사자들이 갑자기 일사불란하게 검찰 수사를 받겠다고 나섬으로 무언가 모종의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되고 있지 않는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간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이 검찰의 칼날 앞에 서게 됐고 이제 남은 것은 검찰 수사다.

    최씨는 조사를 받다가 곧 구속 영장이 청구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뒤늦게 '최순실 특별수사본부'에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산하 첨단범죄 수사1부를 추가 투입하는 등 지난 2013년 문을 닫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 인력 수준에 필적하는 규모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 수사가 처음부터 스스로 한계를 설정해 '영 미덥지가 않다'는 국민적 비난을 사고 있다. 과연 지금의 검찰에 이번 수사를 맡겨도 되는지 깊은 의문을 사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당초 수사 대상을 미르와 K스포츠 재단의 불법 자금 조성과 횡령 의혹, 대통령 연설문과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으로 한정하고 출발했다.

    검찰이 K스포츠재단을 압수수색했지만 이미 컴퓨터가 다 바뀐 '뒷북수사'였다.

    최순실씨 개인 소유의 더블루K에서도 대부분의 증거가 파기됐다.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도 '대포폰'을 동원하면서까지 집요하게 자신의 개입 사실을 아는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을 접촉하려 한바 있어 검찰출석을 앞둔 정 총장과 말을 맞춰 수사를 왜곡하려 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이번 사건 관계자들의 조직적인 증거인멸과 은폐·왜곡 시도가 이렇게 벌어지는 데도 검찰이 수사를 미적대면서 시간과 여유를 준 셈이 됐다.

    아니나 다를까 그동안 방송 인터뷰에서 최순실씨가 대통령의 연설문을 고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고 여러 번 밝혔고, 최씨가 박 대통령의 '문화융성 정책'에 일부 개입했다고 주장했던 고영태씨가 1박2일에 걸친 참고인 조사를 마치고 31일 오후 귀가해서는 딴소리를 하고 있다.

    고씨는 대통령 연설문 등이 들어있는 문제의 태블릿PC는 "자신의 것도 아니며 최씨가 사용하는 것을 본 적도 없다"고 다소 강한 어조로 밝혔다.

    고씨는 또 "2012년께 최순실씨와는 가방 관련 사업 때문에 우연찮게 알게 된 사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청와대 관련자들의 거주지와 사무실은 압수수색 대상에서 빼놓았다가 뒤늦게 압수수색에 나섰고 그나마 청와대 쪽이 ‘알아서’ 내주는 허접한 자료만 받아왔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에 본인이 연루돼 있음을 '자백'하고 '사과'를 한 터인데도, 검찰은 헌법상 현직 대통령의 불소추 조항을 내세워 아예 수사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검찰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가 아니나 이는 지극히 잘못된 판단이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박대통령이 자신에게 부여된 책임을 내팽개친 채 '비선 실세'의 국정행위 관여를 허용해 헌정 질서를 교란한 데 있기 때문에 이 문제까지 규명의 대상이 돼야 한다.

    현직 대통령의 재임 중 소추가 제한된다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사까지 못 한다고 스스로 제한해서 해석할 일은 아니다.

    개인 비리를 넘어 국정을 뒤흔든 최순실 게이트 수사에 성역이 있을 수 없다.

    청와대 우병수 전 민정 수석과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도 증거인멸과 은폐 시도 등을 방지하고 검찰의 수사 의지를 보이기 위해서라도 즉각 체포해야 한다.

    특히 이번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선 박대통령도 스스로 수사받기를 자처해야 할 것이다.

    이게 나라냐?는 국민적 자괴감과 분노, 서글픔에 박대통령이 명확한 답을 해야 한다.

    이제 1막이 끝났으나 검찰의 수사 결과와 박대통령의 처신에 따라 2막이 시작되고 3막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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