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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에 검열이 있다는 자체가 코미디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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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

    "이 시대에 검열이 있다는 자체가 코미디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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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리장전2016_검열각하 인터뷰 22] 극단 공상집단 뚱딴지, 황이선 연출

    예술계 검열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래도 전에는 논란이 생기면 검열이 잦아들곤 했는데, 현 정부에서는 더욱 당당하게 자행됩니다. 분노한 젊은 연극인들이 반기를 들었습니다. 검열에 저항하는 연극제 '권리장전2016_검열각하'를 5개월간 진행하겠답니다. 21명의 젊은 연출가들이 총 20편의 연극을 각각 무대에 올립니다.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게 작품으로 자기들의 목소리를 내려는 연극인들의 이야기를 CBS노컷뉴스가 시리즈로 보도합니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검열이 연극계 판을 분열시키고 있다”

    2. “비논리적인 그들의 검열 언어, 꼬집어줄 것”
    3. “포르노 세상에서 검열이란”
    4 “검열, 창작자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
    5. “검열을 '해야 된다'는 그들…왜 그럴까”
    6. “의심하고, 의심하고, 또 의심하라”
    7. “'불신의 힘', 검열 사태 이후 나에게 하는 살풀이”
    8. “갈수록 검열은 교묘해지고, 그들은 뻔뻔해지네”
    9. “그들은 우리 기억에서 '세월호'를 지우려 했다”
    10. “국가는 '이반 검열'에 어떻게 개입했을까”
    11. ‘대학로 삐끼’를 통해 느끼는 검열 현실
    12. '귀 밑 3cm 두발 자유'는 정말 '자유'였을까?
    13. 만약 '검열'이 내게 닥친 일이었다면, 내 선택은?
    14. “태어나면서부터 내재된 자기검열의 벽…균열 가해야”
    15. '극장은 술집, 관객은 손님, 배경음악은 금지곡'
    16. “미래 사람들은 말하겠지, '2015년에 검열이 있었대' 하고”
    17. “검열 시대를 사는 바보같은 청춘들에 대한 이야기”
    18. “우리의 싸움은 '밥그릇' 때문이 아니다”
    19. “미군정, 현재 검열의 원형이 주조되던 시기”

    20. “내부 고발자 향한 '왕따' '낙인'…'권력'의 생존 방식”
    21. “검열 사태 맞은 대학로, 햄릿 같다”
    22. “이 시대에 검열이 있다는 자체가 코미디 아닌가”
    (끝)

    '공상집단 뚱딴지', 황이선 연출. (사진=유연석 기자/노컷뉴스)
    검열에 저항하는 젊은 연극인들의 페스티벌 '권리장전2016_검열각하'가 이번 주를 끝으로 5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마지막으로 오르는 21번째 작품은 '공상집단 뚱딴지'(황이선,문삼화 연출)의 '대한국사람'(공동창작)이다.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연우소극장에서 공연한다.

    '대한국사람'은 일제 말기에 태어난 김대열의 인생을 8개의 에피소드로 나눠 보여준다. 그는 일반적인 보통사람이며, 국가의 통제를 의심 없이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다. 심지어 고등어가 미세먼지의 주범이라고 하면, 고등어조차 굽지 않는 그런 인물이다.

    황이선(39) 연출은 "그 인물을 옳다, 그르다의 잣대에 올려놓지 않는다"고 했다. 그저 "그가 한국 현대사를 거치며 지금의 정치와 권력에 동조하게 된 사연들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대열은 우리의 자화상일지 모른다. '모난돌이 정 맞는다'며, 대열에서 벗어나지 말고, 다수가 움직이는 대로 흐름에 맞게 살라고 했던 사회와 부모의 충고를 그대로 체화한 것뿐이다.

    그 인생의 마지막(죽음)을 마주한 딸 주연의 1인극으로 공연은 마무리된다. 주연의 대사가 극의 백미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연극의 기본 골조는 코미디이다. 무거운 주제를 벗 던지고, 관객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한 선택이다. 하지만 '코미디' 장르를 선택한 이유를 말하면서 덧붙인 연출의 한 마디가 더 인상적이었다.

    "이 시대에 검열이 있다는 자체가 코미디 아닌가요."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인 세상. 우린 울어야 할까, 웃어야 할까.

    다음은 황이선 연출과의 1문 1답.

    ▶ 극단 '공상집단 뚱딴지'를 소개해 달라.
    = 2008년 ‘너 때문에 산다’라는 작품으로 창단을 했고, 최근 12회 정기공연 '환영'을 극장 선돌에서 진행했다. 연극적 상상력을 가장 중시하는 집단이다. 연극이 장르적으로 영화나 드라마와는 다른 지점, 관객을 만나는 방법 등 대척점이 아닌 특성을 연구한다.

    ▶ 이번에 올리는 ‘대한국사람’은 어떤 작품인가.
    = 나는 원래 무대가 정치랑 결합하는 것에 거부감 있는 편이었다. 무대는 무대대로, 정치는 정치대로 논의돼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다소 늦게 연출로 데뷔했고, 정신없이 달렸는데,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면서 갑자기 뒤통수를 맞는 것 같았다. 한 2년간 생각이 정리가 안 됐다. 사람들이 분노하고 우는 상항에도 나는 모든 것을 관조하고 정보만을 취합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 과정에서 달라지는 게 있었다. 외부로부터는 아니었고, 스스로 변화의 기점의 맞이하게 되었다. 의도적으로 정치를 끌고 온 게 아니라, 그냥 내 이야기를 하는데, 그게 정치랑 맞닿아있었다. 삶과 정치, 그리고 연극이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 중에 검열을 맞닥뜨렸다. 검열은 뭘까? 검열은 왜 생기는 걸까? 이런 고민을 했을 때, 결국 검열의 최종 목표는 내부 분열과 자기검열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박근형 연출이 선정됐다 정치적으로 배제되는 ‘창작산실’ 사태에 우리 극단도 선정돼 있었다. 그때 많은 논의가 있었다. 지원금을 받느냐 마냐 부터, 신청하느냐 마느냐, 연극은 자생이 가능한가의 논의 까지 증폭 되었다. 한 번의 논의, 감정적으로 결정될 일이 아니었다. 세월호 때 그러하였듯이 놓지 말고 끈질기게 추적하고 이야기하고자 하였다. 그 시작이 연극 ‘대한국사람’이 될 것이다.

    검열이 목표하고 지향하는 바가 우리 현대사의 ‘피의 이력’에 있다고 봤다. 소수가 되는 것을, 자기 주장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만들고 소위 인간을 기계화 하는 시스템 구축이 오랫동안 이뤄졌다는 거다.

    대한국사람은 일제 말기에 태어난 사람 김대열(대한민국 검열의 줄임말)이 현대까지 살아온 일대기이다. 8개 에피소드가 나열 형식으로 이뤄진다. 거대한 난자 앞에 착상을 갈구하는 정자 김대열부터, 거짓 자백을 하고 검열관으로 대한국사람의 일원이 되는 등이 한국 현대사와 함께한다.

    김대열은 우리 사회에 저항이 불필요하다고 느끼는 인물이다. 예를 들어 정부에서 미세먼지 나니까 고등어 굽지 말라고 하면, 안 굽는 그런 사람. 장례는 초라하다. 아버지의 죽음을 마주한 딸 ‘주연’ 즉, 우리 세대의 1인극으로 공연은 끝난다.

    그가 정치, 권력에 동조하게 된 사연에 집착할 것이다. 옳고 그름의 잣대 위에 올려놓지는 않는다. 우리가 선택해서 한국에 태어난 게 아니니까. 다만 그의 삶이 얼마나 어리숙하였으며 물레방아 인생사 같이 돌고 돌아 결국 종착지는 전혀 대한국사람스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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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의 기본 골조는 코미디이다. 검열이 비단 예술계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했고, 관객에게 쉽게 이야기로 다가가기 위해서다. 사실 이 시대에 검열이 있다는 자체가 코미디 아닌가.

    공상집단 뚱딴지, 황이선 연출. (사진=유연석 기자/노컷뉴스)
    ▶ '권리장전2016_검열각하'에 참여한 계기는.
    = 극단 공동 연출자인 문삼화 연출이 검열 사태, 특히 팝업씨어터 사태 때 크게 분노했다. 젊은 연출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참지 못했다. 세미나 주제로 가져오기도 했다. 그러다 이런 프로젝트가 있으니 참여하자고 극단에 제안을 했고, 동의해서 참여하게 됐다.

    ▶ 관객들에게 전해졌으면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 요즘 하는 생각인데,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소수자가 아닌 다수자의 입장이 되는 것이어야 한다. 다수자가 될수록 지켜야 할 것도, 많고 재미없게 살게 될 확률이 높아지고, 또 그것들을 유지하기 위해 더 큰 다수의 눈치를 봐야 한다. 소수로 사는 것의 즐거움, 소수자가 낙오자가 아니라는 메시지가 진솔하게 전달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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