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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읽히는 '전쟁론 강의' 비결은?



책/학술

    술술 읽히는 '전쟁론 강의' 비결은?

    신간 '전쟁론 강의', 김만수 지음

     

    즉 전쟁에서 우리 형제자매와 아이들의 안녕, 우리 조국의 명예와 안전을 맡길 수 있는 인물은 창조적인 사람보다 치밀한 사람, 어느 한쪽을 추구하는 사람보다 전체를 포괄적으로 이해하는 사람, 뜨거운 사람보다 냉철한 사람이다. -본문 49쪽

    김만수의 『전쟁론 강의』는 클라우제비츠의『전쟁론』을 이해하기 쉽게 해설한 책이다. 1,100여쪽에 이르는 원저를 대하다 보면 그 방대함에 전후 맥락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지만, 『전쟁론 강의』는 술술 읽힌다. 이 해설서 분량 역시 600쪽이 넘지만, 완독을 욕심내어 볼 만한 이유는 원저를 재구성한 핵심 내용 위주의 편집과 도표와 그림을 적극 활용한 일목요연한 정리 덕분일 것이다. 원저인『전쟁론』 독파까지 도전해 보고싶은 용기가 날 정도이다.

    『전쟁론』 연구의 권위자이자 『전쟁론』의 역자인 김만수의 해설서 『전쟁론 강의』가 출판되었다. 『전쟁론』 전면개정완역판과 동시에 출간되는 이 책에서 저자 김만수는 『전쟁론』에 구조와 핵심 내용을 해부한다.

    이 해설서는 고전에 관한 여느 해설서와 약간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해설서가 해설, 재구성, 관련 논문, 참고 문헌의 4개의 편으로 구성된다.

    1편은 전통적인 해설서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난해하기로 악명 높은 『전쟁론』 이해에 도움이 되는 독창적인 표와 그림이 다양하게 수록돼 있다. 저자는 표와 그림을 통해 각 장의 내용을 먼저 전체적으로 개관한 후에 설명을 하는 방식으로 해설하였다. 독자는 『전쟁론』을 읽다가 미로를 헤매지 않고,『전쟁론』의 무슨 내용을 읽고 있는지 분명하게 알아차릴 수 있게 구성되었다. 이런 식으로 『전쟁론』의 125개 장을 150여 개의 표와 그림을 통해 보여주고 설명하는 식으로 해설했다.

    2편에서는 1편을 바탕으로 『전쟁론』의 125개 장과 8개 편을 재구성했다. 즉 125개 장의 내적인 연관성을 밝혀서 이를 40개로 재구성했다. 또한 8개의 편의 유기적인 관계를 밝혔다. 1편이 『전쟁론』의 ‘나무’라면 2편의 1~2장은 『전쟁론』의 ‘숲’에 해당한다. 이것으로 『전쟁론』의 ‘나무와 숲’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이 해설서의 백미는 『전쟁론』 전체의 핵심 내용을 하나의 그림에 담아 서술한 2편의 3장이다. 이 그림의 독창성은 그 그림 하나로 『전쟁론』 전체의 핵심을 설명할 뿐만 아니라 그림의 여러 경우의 수를 상정하게 하고, 그래서 여러 가지로 응용하여 여러 형태와 세대의 전쟁을 표현할 수 있게 한 점이다. 삼각형 그림 하나로 『전쟁론』의 난해한 내용을 이해하도록 설명하였으니, 이 부분이 이 해설의 절정에 해당한다. 2편 전체에서 『전쟁론 강의』의 독창성과 탁월함을 잘 느낄 수 있다.

    3편에는 네 편의 논문을 실었다. 전쟁론을 좀 더 깊이 이해하는 데 참고가 되는 자료이니, 순서에 구애받지 않고 읽어도 되는 부분이다. 4편의 참고 문헌은 전쟁론을 좀 더 폭넓게 공부하려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자료이다.

    전쟁의 핵심 내용을 표현한 독창적인 도표와 그 설명

     



    아래 내용은 『전쟁론 강의』 제2편 제3장에 있는 도표에 대한 설명이다.

    “클라우제비츠는 1827년에 쓴 ‘알리는 말’에서 원고를 고칠 뜻을 비쳤다. 원고를 개정할 때는 절대 전쟁과 현실 전쟁의 관계와 전쟁은 정치의 수단이라는 관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관점은 『전쟁론』 1편 1장, 2편 3장, 8편 2, 3, 6장에 나온다. 우리는 이 관점을 『전쟁론』 1편 1장, 8편 3장 B, 8편 6장 B의 해설에서 삼각형의 그림으로 표현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하여 『전쟁론』 전체의 핵심 내용을 다음과 같이 하나의 그림에 표현한다.

    그림을 이렇게 그리면 전쟁의 정의, 전쟁의 삼중적인 성격, 절대 전쟁과 현실 전쟁의 관계, 전쟁은 정치의 수단이라는 관점을 하나의 그림에 모두 담을 수 있다. 전쟁은 우리의 의지를 실현하려고 적에게 굴복을 강요하는 폭력 행동이다. 우리의 의지를 실현하려고 하는 것은 목적이고, 적에게 굴복을 강요하는 것은 목표이고, 폭력 행동은 수단이다. 전쟁은 정치성, 개연성, 폭력성의 삼중성을 띤다. 전쟁은 정치의 수단이다. 군대에 대한 정부의 우위성의 관점은 정부를 삼각형의 위에 두고, 군대를 삼각형의 아래에 두는 것으로 표현했다. 절대 전쟁과 현실 전쟁은 화살표의 방향으로 표현했다. 인민이 전쟁에 많이 참여할수록 전쟁은 절대 전쟁에 가깝게 된다. 인민이 전쟁에서 멀어질수록, 즉 전쟁이 정부와 군대에 의해서만 수행될수록 전쟁은 현실 전쟁에 가깝게 될 것이다.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이 절대 전쟁의 예라면, 프리드리히 대왕의 7년 전쟁은 현실 전쟁의 예이다. 전쟁의 이론은 절대 전쟁뿐만 아니라 현실 전쟁도 포함하는 이론이 되어야 한다.“
    ― 제2편 3장 「전체의 핵심」 421~423쪽

    『전쟁론』과 마르크스, 레닌, 모택동 ( 에티엔 발리바르, 「제4장 전쟁으로서의 정치, 정치로서의 전쟁」, 『전쟁론 강의』에서 발췌 )

    마르크스와 『전쟁론』
    클라우제비츠를 감탄하여 읽고 마르크스에게 그 중요성을 조언해 준 사람은 엥겔스이다. (1849년 프로이센 군대와 맞선 혁명 세력의 분견대를 훌륭히 퇴각시킨 후 엥겔스에게 붙여진 별명은 ‘장군’이었고, 그는 항상 군사 문제에 관심을 두었다.) …… 클라우제비츠와 마르크스를 넘어서 ‘인종 전쟁’이라는 초기 관념으로 돌아가는 것은 투쟁 또는 갈등과 동일시되는 정치적인 것의 어떤 순수성 또는 확실성을 부활시키는 것이다.(551~552쪽)

    레닌과 『전쟁론』
    레닌과 모택동에 이르러서야 이러한 변증법적 원칙이 전쟁과 정치의 새로운 접합으로 나아갈 수 있었고, 전략적 결합체에 대한 관념이 국가-군대-인민의 통일체로부터 계급, 인민, 혁명 정당이라는 새로운 통일체로 대체되었다.
    알다시피 레닌은 클라우제비츠를 철저히 읽었고, 1차 세계 대전이 발발되고 제2인터내셔널과 반전 결의안이 붕괴된 후 『전쟁론』에 관한 주석과 논평을 남겼다. 레닌은 “제국주의 전쟁을 혁명적 내전으로”라는 구호를 기초했고, (적어도 자신의 나라에서는) 성공적으로 이행했다. 그 구호는 ‘도덕적 요인’(국제주의적 계급 의식)이 시간이 지남에 따른 ‘대중’ 전쟁(즉 대중으로 구성된 민족 군대가 수행하는 전쟁)에 대한 정치적 공포의 결과라고 설명했다.(557쪽)

    모택동과 『전쟁론』
    그러나 우리는 모택동의 ‘유격대의 지구전’ 이론에 이르러서야 ‘다른 수단으로 정치를 계속하는 것’이란 클라우제비츠의 전쟁 개념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적인 방식의 탈환이자 정치적인 것에 대한 클라우제비츠의 관념에 대한 대안으로 간주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것은 영속적으로 클라우제비츠를 괴롭혔던 아포리아를 해결하고자 시도한다. 사실 나는 여러 논평자들이 인정했던 것처럼, 모택동이 마르크스주의 전통에서 가장 일관된 클라우제비츠주의자였을 뿐만 아니라 클라우제비츠 이후 가장 일관된 클라우제비츠주의자라고 믿는 편이다. 왜냐하면 그는 클라우제비츠의 공리 중 일부가 아니라 전체를 모두 재해석했기 때문이다. (558쪽)

     

    책 속으로

    클라우제비츠의 정의에 따르면, 전쟁은 우리의 의지를 실현하려고 적에게 굴복을 강요하는 폭력 행동이다. 적에게 우리의 의지를 실현하고 관철하는 것, 적이 우리의 의지에 따르도록 하는 것이 전쟁의 목적이다. 적이 우리에게 굴복하게 하고 저항하지 못하게 하는 것, 적을 쓰러뜨리고 파괴하는 것은 전쟁의 목표이다.
    ― 제1편 제2장 「전 3권의 해설」, 23쪽

    프랑스 혁명의 영향으로 1790년대에 유럽의 전쟁술에 변혁이 일어났다. 그때까지 생각지도 못했던 대규모의 전쟁이 일어났다. 이때는 모든 책임이 전쟁술에 있는 것처럼, 즉 전쟁술이 좁은 범위의 개념에 제한되어 있기 때문인 것처럼 보였다. 어느 관찰자들은 이 현상을 지난 몇 백 년 동안 전쟁술에 미친 정치의 해로운 영향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찰자들은 모든 것을 오스트리아, 프로이센, 영국 등과 같은 나라의 특별한 정치에서 나온 일시적인 영향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 제1편 제2장 「전 3권의 해설」, 382쪽

    전쟁에서 전투 행동 자체는 주로 전투원과 군대에 의해 수행된다. 인민이 전쟁에 참여하는 일은 없다. 하지만 걸프 전쟁에서 극명하게 보듯이, 오늘날의 ‘국민 국가’ 단위에서 인민(국민, 시민, 대중)은 신문과 방송을 통해 정부의 전쟁을 지지하거나, 그 전쟁에 무관심해지거나, 그 전쟁을 ‘스포츠로서 관람하도록’ 강요받는다.
    ― 제2편 제3장 「전체의 핵심」, 429쪽

    『전쟁론』의 본래 영역은 정치학이고 군사학이다. 이 때문에 『전쟁론』은 정치가와 군인들의 연구 대상이었다. 하지만 경영학 분야에서 경영 전략, 마케팅 전략, 리더십 등을 연구하고 설명하는 데도 『전쟁론』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그 외에 『전쟁론』은 철학이나 역사학 등 많은 영역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고의 지평을 넓혀 주는 고전으로 인식되고 있다.
    ― 제3편 제1장 「『전쟁론』 완역 후기」 4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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