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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모 "밥 딜런 노벨상, 가벼운 요즘 음악에 일침"



문화 일반

    임진모 "밥 딜런 노벨상, 가벼운 요즘 음악에 일침"

    -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 등 시적 가사
    - 대중가요에 평화 반전 철학 담아
    - 문학계 반발 아쉬워, 예술적 우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임진모(팝 칼럼니스트)

    간밤에 세계 문학계도 놀라고 음악계도 놀랐습니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미국 포크록의 대부, 가수 밥 딜런입니다. 하루키냐 고은이냐 이런 얘기도 나왔는데 가수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니 놀랄 수밖에 없죠.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 씨 연결해 이 배경을 들어볼까요? 안녕하세요?

    ◆ 임진모> 안녕하세요.

    ◇ 김현정> 밥 딜런이 탈 거라고 예상하셨어요?

    ◆ 임진모> 글쎄, 저도 예상을 못했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거론은 됐는데 막상 수상 소식을 접하니까 약간 쇼킹하기는 합니다.

    ◇ 김현정> 그렇죠. '바람만이 아는 대답(Blowin' in the Wind)'으로 잘 알려진 그 미국가수 맞잖아요, 밥 딜런이.

    ◆ 임진모> 그렇습니다.

    노벨문학상 밥 딜런 (사진=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유튜브 캡처)

     

    ◇ 김현정> 노벨문학상을 줄 만큼 문학상이 잘 드러난 대표적인 가사, 어떤 게 있을까요?

    ◆ 임진모> 예를 들자면 글쎄요. 문학성을 제가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라이크 어 롤링 스톤(Like a Rolling Stone)'이나 '노킹 온 헤븐스 도어(Knockin' on Heaven's Door)' 이런 노래를 들으면 확실히 이 사람이 일반 대중가수의 노랫말과는 다르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죠.

    ◇ 김현정> 여러분도 잘 아시죠. 'Knock knock knocking on heaven's door~' 맞아요. 그러고 보니까 그러네요. 도대체 한림원이 그 많은 세계적 문학가들 중에서 어떤 점을 봤길래 밥 딜런을 수상자로 선정했을까요?

    ◆ 임진모> '문학'하면 우리가 보통 시나 소설이나 희곡 같은 걸 떠올리는데요. 사실 대중가요를 문학이라고 얘기를 하지는 않죠. 그런데 대중가요를 들었던 세대가 사실 밥 딜런 세대는 기본적으로 베이비붐 세대란 말이죠. 베이비붐 세대에겐 소설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영향력을 미친 것이 대중가요에요.

    밥 딜런의 노랫말은 어떤 거냐면 옛날에 밥 딜런 등장 이전의 노랫말은 거의 사랑과 이별 얘기였다면 이 사람은 갑자기 평화를 얘기하고 인권을 얘기하고 반전을 얘기하고 철학을 얘기한단 말이죠. 그런 면에서 완전히 달랐던 거죠. 그래서 한 평론가의 얘기에 따르면 '하루살이 수준의 대중가요 노랫말을 성경의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라고 평했습니다. 그러니까 그 자체가 문학적이다, 이렇게 본 겁니다.

    ◇ 김현정> 하지만 이유는 충분히 알겠습니다만 밤사이 세계 문학계는 상당히 술렁였어요. 미국인 작가 조디 피콜트는 '그러면 이제는 소설가인 내가 그래미상 받을 차례다.' 또 개리 슈타인가트 같은 경우에는 '결정은 이해한다. 어차피 책을 읽는 건 어려울 일일 테니까'라고 비꼬기도 했고요.

    ◆ 임진모> 소설가가 훌륭한 음악을 내서 그래미상 받는 건 분명히 가능하고요. 그런데 그게 납득할 수 있는 어떤 예술적 수위를 갖다 보여줘야겠죠. 그런데 사실 밥 딜런의 작품은 소설가, 문학인들도 인정을 한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상당히 시적이고 성찰적이고 내면적이고 이런 걸 다 아는데 아직까지도 그런 반대의견 같은 것들이 나오는 건 제가 볼 때는 문학계의 어떤 오랜 관성 내지는 예술적 우위? 그런 것들이 작용한다고 저는 봐요.

    노벨문학상 밥 딜런 (사진=소니뮤직 제공)

     

    ◇ 김현정> 그러니까 같은 문학인데 그것을 악보 위에 적었느냐 혹은 책에 담았느냐 이 수단의 차이인 것을 문학계에서는 지금 이해하지 못한다는 말씀이에요?

    ◆ 임진모> 이해하지 못한다기보다는 약간은 아쉬움이 있다는 얘기죠.

    ◇ 김현정> 쉽게 말해서 얕보는 느낌이 있다?

    ◆ 임진모> 네, 그리고 사실은 밥 딜런이라는 사람이 본명이 아니고 로버트 짐머만이거든요. 유태계 사람인데 예명을 딜런이라고 쓴 이유가 사실은 위대한 시인 중에 딜런 토마스가 있어요. 그래서 작명부터가 사실은 시적 세계를 지향했다고 할 수 있죠.

    ◇ 김현정> 그렇군요. 저는 이번 수상 보면서 글쎄요, 문화가 어떤 게 더 좋고 어떤 게 나쁘고 이렇게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 사이 우리나라 대중가수들, 대중가요를 보면 가사들이 너무 인스턴트 후크송으로 치닫는 양상이 있어서 이거 밥 딜런 수상을 보면서 비교도 되고 이렇더라고요. 어떠셨어요?

    ◆ 임진모> 산업화 시대 또 소비시대를 맞다 보니까 사실은 대중음악의 선도 바뀌는 게 당연한 건데요. 사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밥 딜런 세대, 자유 평등 평화에 대해 깊이 고민하던 베이비붐 세대 입장에서는 심각한 노래도 들었단 말이죠. 그런데 그 사람들 입장에서 볼 때 지금 노래가 마땅치 않고 사실 너무 감각적으로 비치는 거에요. 밥 딜런의 이번 수상은 어떤 면에서 이건 좀 확대해석일지도 모르지만 현재 대중음악 또는 대중가요에 약간은 얕음, 가벼움 이거에 대한 일침이라고 볼 수 있겠죠.

    ◇ 김현정> 한림원이 밥 딜런을 노벨문학상을 택한 데에는 대부분의 전 세계 사람들이 쉽게 향유하는 그 대중문화에 대한 일침일 수도 있다?

    ◆ 임진모> 그렇게 해석해도 무방하지 않겠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 임진모> 왜냐하면 그 자체가 이미 어차피 본인들도 위원회에서 선정할 때 대중가수에게 주면 이게 문제가 될 거라는 걸 분명히 알고 있었을 테니까요.

    ◇ 김현정> 파격은 파격이잖아요, 분명히.

    ◆ 임진모> 저는 사실은 아주 오래전부터 거론이 됐기 때문에 파격이라고는 생각은 안 하는데 충격은 틀림 없어요. 쇼킹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노벨문학상에 가수 밥 딜런이 선정됐다는 뉴스, 임진모 씨와 함께 짚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 임진모> 네, 감사합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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