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비트 제공
국내에 체류 중인 사할린동포 3세에게 100억 원대 유산 상속을 미끼로 금품을 받아 가로챈 국제 이메일 사기단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유산상속을 미끼로 수천만 원의 돈을 가로챈 혐의로 국제 이메일 사기단 조직원 미국인 A(67·여)씨와 A씨의 딸인 B(46·여)씨를 구속했다.
또, 이들 조직이 저지른 추가 범행이 더 있는 것으로 보고 미국 FBI에 국제공조수사를 요청해 아프리카 현지에 있는 나머지 조직원을 쫓을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3월 국내에 체류 중인 러시아 국적의 사할린동포 3세 김모(32·여)씨에게 이메일 한 통을 보냈다.
발신자를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모 은행의 직원으로 사칭한 메일에는 김씨의 친척이 김씨에게 한화로 120억 원 상당의 유산을 남겼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유산 상속인의 성과 이름이 자신과 유사한 것에 현혹된 김씨가 이들에게 답장을 보내자 사기조직의 범행은 본격화됐다.
A씨 일당은 유산이 있는 코트디부아르 은행에서 국내 은행으로 송금이 바로 되지 않아 미국의 은행을 통해 돈을 전달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각종 비용이 발생한다고 김씨를 속였다.
코트디부아르 모 은행 직원에다 해당 은행 고문 변호사, 미국의 은행 부회장 등의 명의로 잇따라 오는 메일에 김씨는 속수무책으로 이들의 범행에 끌려갔다.
이 같은 김씨의 신뢰를 토대로 범죄 조직은 5개월 동안 변호사 선임비와 유산공증서류 비용 등 모두 16차례에 걸쳐 9천7백만 원 상당을 받아 가로챘다.
하지만, 이들의 반복된 금품 요구에 의심을 품은 김씨가 미 영사관에 찾아가 앞서 작성된 공증서류 등의 진위를 확인하면서 범행사실이 드러났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지난 7일 김씨에게 직접 돈을 받기 위해 국내에 들어온 A씨 모녀가 출국하기 직전 이들을 검거했다.
경찰은 A씨 모녀가 앞서 국내에 4차례 더 들어온 사실을 토대로 조사를 진행한 끝에 이들 사기 일당이 기업투자와 기부금 투자 등을 미끼로 수억 원을 가로챈 3건의 추가 범행 자백 받았다.
경찰은 또 미국 FBI에서도 유사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국제공조수사를 요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