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판 테슬라'로 불리는 스마트 전기 스쿠터 업체 고고로(Gogoro)가 자동차 산업과 유럽 경제의 심장부 독일에서 전기 스쿠터 공유 서비스를 3일(현지시간) 시작했다.
Gogoro Berlin with Coup
고고로는 독일 최대 전기·전자기기 및 자동차부품회사인 보쉬가 새로 설립한 자회사 쿱(COUP)과 함께 전기 스쿠터 200대를 베를린 시내 곳곳에 배치해 21세 이상 운전면허를 소지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임대해주는 새로운 형태의 공유 서비스를 선보였다.
쿱 이용자는 30분 당 3유로(약 3700원)를 지불하고 전기 스쿠터를 임대할 수 있으며, 20유로(약 24800원)를 내면 하루종일 이용할 수 있다. 우르스 라흐네(Urs Rahne) 쿱 전략 이사는 "독일의 선도적인 보험회사와 제휴했으며, 기본으로 제공되는 보험 비용은 요금에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요가 늘 경우 보다 포괄적인 부가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고로는 홍콩계 미국인으로 대만 휴대폰 제조업체 HTC 최고혁신책임자(CIO) 출신 호러스 루크(45)가 회사 동료였던 매트 테일러와 함께 창업한 스마트 전기 스쿠터 회사다.
그는 최고 시속 96km로 운행할 수 있는 전기 스쿠터를 2015년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인 CES에 처음 공개해 큰 관심을 끌었다.
디지털 대시보드를 갖추고 경적이나 음향, 스쿠터에 탑재된 라이트를 자유롭게 제어하는 스마트폰 앱을 함께 선보였다.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된 것은 사용자가 도심 곳곳에 설치된 키오스크(KIOSK) 형태의 배터리 스테이션에서 새 배터리로 쉽게 교환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고고로의 이번 베를린 공유 서비스는 지난해 대만에 이 서비스를 선보인 후 첫 해외 진출이다.
Gogoro Smart Scooter
대만과 베를린의 서비스 차이점은 대만에서는 스쿠터 구입 고객이 일정한 회비를 내고 배터리 스테이션을 이용하는 방식인데 반해 독일에서는 차량 공유 서비스인 '카투고(Car2go)'나 '짚카(Zipcar)'와 흡사한 회원제 시스템으로 알려졌다.
베를린에서는 대만과 달리 전용 배터리 스테이션이 제공되지 않는다. 대신 스쿠터 배터리 잔량이 20% 이하일 경우 전담 직원이 6~12시간 이내에 주차된 스쿠터 스테이션으로 이동해 직접 배터리를 교체하고 이 작업이 이루어지는 동안 해당 스쿠터는 전용 앱이 지원하는 지도에 노출되지 않고 사용 예약도 할 수 없다.
전기 스쿠터 공유 서비스 쿱 이용 방법은 먼저 전용 라이더 앱을 다운로드 받은 뒤 자신의 운전면허 정보를 입력하고 지도정보를 이용해 가까운 곳에 있는 스쿠터를 찾는다. 앱으로 스쿠터 이용 금액을 지불하고 스쿠터 트렁크의 전자 잠금 장치를 해제한 뒤 안에 들어있는 헬멧을 착용하면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전기 스쿠터의 운행 거리에 대한 우려에 대해 루크 CEO와 라흐네 전략 이사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라흐네 전략 이사는 "사용자의 대부분이 10km 미만을 운행하고 있고, 배터리가 부족할 정도로 이용하는 사람은 극히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고고로 전기 스쿠터는 배터리 완충시 최고시속 96㎞, 최대거리 160㎞를 운행할 수 있지만 베를린에서는 스쿠터의 경우 시속 45㎞로 속도제한이 되어 있다. 그러나 고고로와 쿱은 독일에서도 대만과 비슷한 충전 시스템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ogoro Smart Scooter Battery Station
고고로 전기 스쿠터는 대만에서 지난해 8월 첫 출시된 이후 1만대 이상이 팔려나갔고, 운행거리도 총 2천만㎞나 된다. 하루 7천개의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는 배터리 스테이션 225개를 운영 중이다. '대만판 테슬라'로 불리는 이유다.
이 회사는 배터리 스테이션 확장을 통해 하루 거리 이상 운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고고로는 또, 독일 외에도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해 전세계에 스쿠터 네크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인 우버(Uber)의 심장부 샌프란시코에도 진출할 것으로도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