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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릴레이⑬] 지투 "힙합, 그리고 사람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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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힙합릴레이⑬] 지투 "힙합, 그리고 사람이 너무 좋다"

    힙합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래퍼들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하지만 '악마의 편집'이 판을 치는 프로그램에서만 이들을 보기에는 뭔가 아쉽다. 그래서 준비했다. 래퍼들과 직접 만나 근황과 생각을 들어보는 '힙합 릴레이' 인터뷰. 열 세번째 주인공은 베이식이 지목한 지투(G2)다. [편집자 주]

     

    '쇼미더머니'(이하 '쇼미') 다섯 번째 시즌이 최근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루키'들의 활약이 돋보인 시즌이었다. 힙합 레이블 하이라이트 레코즈 소속 래퍼 지투의 이름도 빼놓을 수 없다. 2년 전 힙합씬에 첫 등장, 이제 막 출발선을 지난 이 래퍼는 '쇼미'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내뿜으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독특한 헤어스타일 때문만은 아니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랩에는 귀를 기울이게 하는 묘한 힘이 있었다. 잇따른 가사 실수로 탈락의 고배를 마시긴 했지만, 그는 분명 충분한 재능과 실력을 갖춘 래퍼다. 서울 논현동에 있는 하이라이트레코즈 사옥에서 지투와 만났다. 해맑은 미소를 지으면서도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땐 언제그랬냐는 듯 진지해지는 모습이 꽤 인상 깊었다.

     

    Q. 베이식이 당신을 지목했는데.
    어릴때 베이식 형 노래를 자주 들었다. 그래서 내겐 친근한 이름이다. 지난해 미국 콘서트 때 정식으로 처음 인사했고, 최근에 곡 작업을 함께했다. '쇼미'에서 크게 활약한 것도 아닌데, 피처링 요청을 해주셔서 감사했다.

    Q. 본인 소개를 해달라.
    2014년 키스에이프와 콜라보레이션 앨범을 내면서 언더씬에서 이름을 서서히 알렸다. 하이라이트 형들과 친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레이블에) 들어갔고, '쇼미'에 참가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Q. 미국 국적이라고 들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가족들과 이민을 갔다. 처음 지냈던 곳은 시카고였고, 가장 오래 지낸 곳은 댈러스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미대 진학을 준비하다가 음악이 하고 싶어서 4년 전 한국행을 택했다.

    Q. 큰 결심이었을 텐데.
    자신감은 크게 없었다. 어머니와 누나가 한국에서 지낼 때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작정 왔다. 아무런 인맥 하나 없이 가방만 메고. (웃음).

    Q. 힙합에 빠진 계기는.
    환경 자체가 그랬다. 학교 체육 시간에 코치 선생님들이 힙합 음악이 나오는 라디오를 틀어 놓고 있었을 정도니까. 한국 힙합은 윤미래 앨범을 통해 처음 접했다. 그 당시엔 한국어, 영어 둘 다 서툴렀는데, 가사집을 자주 봤던 기억이 난다.

    Q. 한국에 와선 어떻게 자리 잡았나.
    미국에서 촬영해놓은 랩 영상이 있었다. 우연히 오케이션 형이 그 영상을 좋아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전화번호를 알아내서 만났다. 그 이후 공연장도 같이 가고 팔로알토, 짱가 형 등을 만났다. 그렇게 알게된 키스에이프와 앨범 작업을 함께했고 그 앨범 통해서 또 다른 래퍼들과 동료들을 만났다.

    좋은 형들을 만난 덕분에 몇 단계를 건너뛰었고, 다른 언더 래퍼들이 부러워할만 한 길을 걸었다. 난 축복 받은 사람이다. '인맥 힙합'이란 말이 있는데, 좋게 받아들인다. 정이 많은 편이고 사람이 너무 좋다. 이 세상에 나쁜 사람은 없는 것 같다.

    Q. '루키'로 주목받고 있다.
    그렇게 생각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할 뿐이다. 하이라이트 형들의 영향이 컸다. 아무래도 힙합 커뮤니티에서 리스펙(존경) 받는 회사니까.

    Q. 지투 랩의 특징은.
    내 입으로 이야기하긴 그렇지만, 힘 넘치고 에너제틱한 면을 좋아해 주시더라. 목소리 색깔도 멋지다고 하고. 고마운 일이다. 사실 랩 스타일은 아직 찾아가는 중이다. 유행은 빠르게 지나가니까 나에게 맞는 색을 잘 찾는 게 중요할 것 같다.

     

    Q. '쇼미' 이야기를 해보자. 참가 계기부터.
    간단하다. 모든 래퍼가 비판하면서도 머릿속으로는 '나가 볼까'란 생각을 하고 있을 거다. 나도 시즌3부터 참가를 고민했다. 마침 하이라이트 형들이 나가보라고 권유하더라. 사실 등떠밀어주길 바랐다. 음악할 때도 옆에서 칭찬을 해줘야 더 잘하는 성격이다. (웃음).

    Q. 출연 이후 인기를 실감하나.
    아무래도 헤어스타일이 독특하지 않나. 일찍 떨어지긴 했지만, 알아보는 사람이 많다. SNS 팔로워도 1만 5천 명에서 10만 명으로 늘었다. 인터뷰 요청도 꽤 들어왔다.

    Q. 기억에 남거나 아쉬웠던 순간은.
    아무래도 1차 예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9천여 명이 한 곳에서 랩을 하는데 긴장감이 상당했다. 최근 정준하 씨가 참가한 영상을 다시 봤는데, 그때의 긴장감이 확 느껴지더라. 아쉬운 건 마이크 선택에서 탈락해 본선 무대에 오르지 못한 것이다.

    Q. 유독 가사 실수가 잦았다.
    공연장에서는 내가 주인공이고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지 않나. '쇼미'에선 난 완전 을이다. 컨트롤할 수 없는 상황이 되니 멘탈이 약해지더라. 사실 평소 공연할 때는 가사 실수가 아무것도 아닌 일 수 있는데, '쇼미'에선 가사 실수 한 번 하면 30초 정도 방송에 나온다. 그 강박감을 못 이겨냈다.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 한 것 같아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다.

    Q. 레이블 동료 레디와의 디스배틀은 아직까지 화제다.
    '쇼미'에서 팀은 달랐지만, 그런 걸 다 떠나서 레디 형과 나는 식구다. 자세히 보면 티셔츠도 레알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유니폼으로 맞춰 입었다. 난 형이 잘해서 기뻤다. 내가 형과 눈을 마주치는 순간 실수를 해서 미안해하긴 하더라. (웃음). 쇼는 쇼다. 유치하지만 디스전도 게임의 하나니까 전혀 상처받지 않았다.

    Q. 최근 비프리, 오케이션 등이 회사를 나갔다. 하이라이트 위기설도 나오던데.
    형들과 '식구'라는 곡을 발표했었는데, 리뷰창에 '식구가 빠졌네?'라는 댓글이 달리더라. 자기만의 길을 가기로 결정한 것일 뿐 하이라이트는 전혀 위기가 아니다. 계약서상으론 하이라이트가 아니지만, 나에게 비프리, 오케이션 형은 평생 식구다.

     

    Q. 그 외 힙합씬의 핫이슈는 뭔가.
    늘 그랬듯이 '쇼미'다. (웃음).

    Q. 활동하면서 아쉬운 점은 없나.
    사람들이 너무 가사 하나하나를 분석하고 논리를 만드려고 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소설도 만들어진다. '쇼미' 역시 가벼운 예능이지 않나. 그런데 사람들이 지투와 레디가 친하다 안 친하다를 두고 이야기를 만들어내려고 하는 것 같아 아쉽다.

    Q. 1세대 래퍼들이 리스너들에게 평가절하되기도 하던데.
    한국은 '꼰대' 문화가 세지 않나. 유일하게 힙합은 그런 게 없다. 1세대 래퍼 이런 걸 떠나서 음악을 잘하면 리스펙트하게 되는 것 같다. 팔로알토 형도 흐름에 맞게 계속 발전하고 있지 않나. 그런게 힙합의 매력이다.

    Q. 아직 솔로 앨범이 없다.
    작업하는 중이다. 욕심 같아선 내일이라도 당장 내고 싶다. 처음엔 정규 앨범을 내고 싶었는데, 형태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회사에서 형들과 조율 중이고 생각보다 빨리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쇼미'에서 팀 AOMG로 함께한 그레이 형도 도움을 많이 주고 있다.

    Q. 어떤 메시지를 담고 싶나.
    뻔할 수도 있지만, 지투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이야기하고 싶다. 책에 있는 머리말처럼 앨범을 듣고 '지투는 이런 사람이구나'를 알 수 있게 만들 거다.

    Q. 지투의 대표곡을 꼽아달라.
    아직 없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대표곡을 만들겠다.

    Q. 다음 인터뷰이를 지목해달라.
    플로우식 형을 지목하겠다. 어릴 때부터 팬이었다. '쇼미'를 통해 친해졌고, 앞으로 함께 작업도 자주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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