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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CBS주말교계뉴스] 여성혐오, 기독교의 반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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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박종민기자)

     


    ■ 방송 : CBS TV (CBS주말교계뉴스, 7월 15일(금) 밤 9시50분)
    ■ 진행 : 조혜진 앵커
    ■ 출연 : 이승규 기자

    - 기독교 전통신학 인간 이원화 "남성은 영혼의 상징, 여성은 육체의 상징"
    - 한국교회, 여성차별적 신학 걸러내지 못한 채 성평등 뒤처져
    - "교회 2030 청년들, 성차별적 불편함에 목소리 내야"
    - "인간을 전인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응시의 혁명 필요해"

    ◇ 조혜진 앵커 >

    벌써 두 달이 다 돼갑니다. 지난 5월 17일 새벽 강남역 인근의 한 건물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무참히 살해당하는 사건이 있었죠.

    이 사건을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조명해야 할까요. 이승규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두 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기자]

    아무래도 사회적 파장이 컸기 때문일 겁니다.

    그저 ‘한 여성이 살해된, 묻지마 살인'으로 피해 여성이나 이 사건이 묻혀 버릴 수도 있었는데요.

    하지만 많은 추모객이 생겨나고, 특히 여성 혐오라는 관점에서 이슈가 부각되면서 여성운동 또 여성에 대한 사회적 반성을 가져온 사건이었습니다.

    ◇ 조혜진 앵커 >

    기독교계에서 이 사건을 조명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여성혐오에 대한 기독교의 반성’이라는 주제를 내걸고 대화의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신학자들이 나와서 강남역 살인사건을 통해 드러난 여성혐오에 대한 사회문화를 진단하고 기독교적 반성과 대안을 살펴봤습니다.

    이 자리에서 특히 교회가 직접적으로 귀 기울여야 하는 부분은 교회가 가진 오랜 문화가 여성 혐오를 강화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장신대 김은혜 교수는 초기 기독교 신학이 여성을 육체적 여성과 영적인 여성으로 이원화해서 보고 있는 점을 지적했는데요.

    특히 남성은 영혼 또는 정신으로, 여성은 육체의 상징으로 여겼다는 겁니다.

    [녹취] 김은혜 교수 / 장신대
    "영혼과 정신으로 대표되는 남성을 끊임없이 죄의 나락으로 파멸하고 지옥으로 떨어지게 하는 그런 비인간적 육체의 상징으로 여성을 보게 하고.."

    사실 지금도 교회 목회자들의 성범죄 문제가 발생하면 사건의 원인을 여성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남성 중심적 기독교 신앙이 여전히 한국교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조혜진 앵커 >

    ‘역사적으로 기독교가 여성혐오를 강화했다’, 이 지적이 한국교회에는 과거형이 아닌 거군요.

    [기자]

    네, 서구사회는 여성신학이 확산되면서 사회는 물론 교회의 여성차별적 문화를 개선해왔습니다.

    하지만 우리사회의 성평등지수는 세계적으로 110권 밖에 있을 정도로 뒤처져 있습니다. 기독교는 그 중에서도 매우 뒤떨어져 있다는 평갑니다.

    [녹취] 김은혜 교수 / 장신대
    "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가부장적 전통신학과 (우리의 유교적 문화가) 굉장히 강고한 결합을 하면서 교회는 21세기 그 어떤 사회단체나 그룹보다도 굉장히 뒤처지게 되는... "

    성경이나 기독교전통에 남아있는 여성혐오를 걸러내지 못하고 여전히 여성을 남성보다 부족한 존재, 남성을 유혹하는 존재, 복종/순종해야 하는 존재로 바라보는 성차별적 문화를 교회가 극복해내지 못하고 있는 게 지금 한국교회의 안타까운 현실인 겁니다.

    ◇ 조혜진 앵커 >

    여성혐오가 사회적 문제이면서 또, 교회 안의 문제라는 지적인데요, 그렇다면 대안은 뭡니까.

    [기자]

    기윤실이 마련한 이번 모임에는 당시 강남역 희생자를 추모했던 추모객들이 나와서 자신의 느낀 점을 이야기했는데요 우선 들어보시죠.

    [녹취] 여유 / 강남역 추모 참가자
    "이 사회가 모든 걸 묵인하고 여성의 폭력과 차별을 있는 그대로 방치하는 걸 이제 침묵하면 안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녹취] 최자혜 / 강남역 추모 참가자
    “제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서 있는 그 자리가 이미 공범자이지 않을까.."

    여성혐오 현상,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 가만히 있어선 안된다는 반성인데요, 바로 이것이 교회에서도 일어나야 한다는 겁니다.

    [녹취] 김은혜 교수 / 장신대
    "한국교회 미래시대를 이끌어가야 할 2030 청년들이 교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성차별적 언행, 관습, 설교, 예화, 태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 불편함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된다, 공론화해야 된다,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이와 함께 사람이 사람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녹취] 백소영 교수 / 이화여대
    "여자든 남자든 사실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한 인간을 한 부분으로 보거나 한 수단으로 보지 않는 전인격적인 응시의 혁명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여성 뿐 아니라 여성으로 대변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약자들에 대해서도 혐오의 대상이 아닌 동등한 인격체로 바라봐야 한다는 이야깁니다.

    두 달이 지난 여성혐오의 문제는 사회 이슈로는 이미 지나간 문제일 지 모르지만 교회에서는 오랜 시간 고민하고 개선해야 할 현재의 과제로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 조혜진 앵커 >

    교회도 성찰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승규 기자, 수고했습니다.


    [영상취재 정선택 / 영상편집 이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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