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현지시간) 스페인에서 투우사가 투우 경기 중 쇠뿔에 받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투우 폐지 논란이 재점화됐다.
10일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투우사 빅토르 바리오(29)는 전날 스페인 동부 테루엘에서 열린 투우 경기에서 쇠뿔에 가슴과 허벅다리 등을 찔려 병원으로 실려갔지만 목숨을 잃었다. 이날 경기는 TV로 생중계됐다.
스페인 투우사가 경기 중 사망한 건 1985년 호세 쿠베로 이후 31년 만이다. 이날 남편의 경기를 투우장에서 지켜본 아내 하쿠엘 산츠는 "할 말을 잃었다. 힘이 하나도 없다. (남편의 죽음은) 불공평하다"고 슬퍼했다.
이날 바리오를 죽음으로 몰고 간 소의 이름은 로렌조로, 무게가 529kg이다. 사고 직후 스페인 동물보호단체 'PACMA'는 로렌조의 어미소를 살리기 위한 캠페인에 돌입했다. 투우사에게 치명상을 입힌 소의 어미를 도살하는 전통이 있기 때문이다.
투우는 고야, 피카소 등 스페인 화가 작품에 주요 소재로 등장하면서 스페인을 대표하는 전통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투우 반대' 목소리가 게세지고 있다. 작년 12월, 16~65세 스페인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19%만이 '투우를 찬성한다'고 답변했다.
정당의 정치성향에 따라 투우에 대한 찬반의견이 엇갈리고 있기도 하다. 올초 급진좌파 신생정당 포데모스(Podemos)는 스페인령 발레아레스 제도에 투우 금지 법안을 만들었다. 중도좌파 사회노동당(PSOE) 소속 발레시아 시장은 '투우사가 소를 칼로 찍어 죽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중도우파 국민당(PP)은 투우를 찬성한다. 공교롭게도 바리오의 아내 산츠는 국민당 소속 정치인이다.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