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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향욱 "99% 민중은 개·돼지" 발언…네티즌 '분노'



교육

    나향욱 "99% 민중은 개·돼지" 발언…네티즌 '분노'

    "나는 1% 지향…출발선상이 달라" 파문…교육부 진화 나서

    (이미지=경향신문 보도 갈무리)

     

    교육부의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정책기획관이 "99%의 민중은 개·돼지로 보고 먹고살게만 해주면 된다"고 말한 발언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교육부 나향욱 정책기획관(47)은 7일 저녁 경향신문 기자들과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저녁식사 도중 "신분제를 공고히 해야 한다"며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은 8일자 기사를 통해 '문제의 발언을 철회하거나 해명하지 않은 점을 들어 대화 내용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나 기획관은 이날 교육부 대변인, 대외협력실 과장과 함께 경향신문 정책사회부장, 교육부 출입기자와의 상견례 식사자리에서 "나는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99%의 민중은 개·돼지로 보고 먹고살게만 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자신은 1%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밝힌 나 기획관은 "어차피 다 평등할 수는 없기 때문에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가 '기획관의 자녀도 비정규직이 되서 99%로 살 수 있다'고 되묻자 나 기획관은 '아니다. 그럴리 없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기획관은 구의역 사고에 대해서도 '우리는 내 자식처럼 가슴이 아프다'는 기자의 말에 "그게 어떻게 내 자식처럼 생각되나. 그렇게 말하는 건 위선"이라고 되받았다. 본인의 소신이냐고 묻는 질문에도 "내 생각이 그렇다는 거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나 기획관은 또, '이 나라 교육부에 이런 생각을 가진 공무원이 이렇게 높은 자리에 있다니... 그래도 이 정부가 겉으로라도 사회적 간극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줄 알았다'는 기자의 말에 "아이고... 출발선상이 다른데 그게 어떻게 같아지나. 현실이라는 게 있는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기자들은 더 이상 대화를 할 수 없다고 보고 자리를 떴지만, 교육부 대변인과 대외협력실 과장이 뒤따라와 해명이라도 들어보라는 말에 다시 돌아가 앉은 자리에서도 시종일관 자신의 뜻은 같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나 기획관은 "공무원으로서가 아니라 개인적인 생각을 편하게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미국은 신분사회가 이렇게 돼 있는데, 이런 사회가 괜찮지 않겠는가...(중략)...상하 간의 격차는 어쩔 수 없고... 상과 하 간의 격차가 어느 정도 존재하는 사회가 어찌 보면 합리적인 사회가 아니냐 그렇게 얘기한 것"이라면서 "이 사회가 그래도 나아지려면 어느 정도 인정하는 게 있어야 할 거 아니냐라고 얘기한 거다"라고 말했다.

    기자들이 녹음기를 틀고 공식적인 해명을 요구하자 "끄고 하자.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는데... 지금은 말 못한다"며 회피했다.

    나 기획관은 이튿날인 8일 저녁 대변인과 함께 경향신문을 찾아 "과음과 과로가 겹쳐 본의 아니게 표현이 거칠게 나간 것 같다. 실언을 했고, 사과드린다"고 말했지만, 경향신문은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고위 간부의 비뚤어진 인식, 문제 발언을 철회하거나 해명하지 않은 점'을 들어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의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네이버 아이디 ysbi****는 "이건 아니지 한나라의 녹을먹는 공무원이 그 나라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먹고사는 사람이 민중을 개돼지라고? 또 음주 과로 핑계지? 과연 이 나라는 누구를 위한 나라입니까? 대한민국은 개돼지를 키우는 우리입니까?"라며 비판했다.

    urev****는 "저런 사람이 나라의 교육을 돌본다니.. 웃음만 나온다 허허. 신분제에 기반한 교육정책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악영향을 끼칠지 소름이 돋는다"고 지적했다.

    skyh****는 "저런 사람이 정책기획관을 맡으니 나라가 점점 비정상이지 뭐 자기자식은 99프로에 들 일이 없다고 생각해? 남의 아이 굶어죽는걸 마음아파하는게 위선? 이거 무조건 공론화되어야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편, 나 기획관은 행정고시 36회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 비서관,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했고 교육부 대학지원과장, 교직발전기획과장, 지방교육자치과장을 거쳐 지난 3월 정책기획관으로 승진했다. 교육부 정책기획관(고위공무원단 2~3급)은 누리과정, 대학구조개혁 같은 교육부의 핵심 정책을 기획하고 타 부처와 정책을 조율하는 주요 보직이다. 최근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주도하고 있다.

    교육부는 9일 성명을 내고 해당 발언과 관련 "소속 공무원의 적절치 못한 언행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드린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나향욱 기획관에 대해 대기발령 조치를 했고 경위를 조사한 후 그 결과에 따라 엄중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향신문이 공개한 대화내용 전문
    “나는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나향욱 정책기획관)

    -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모두 농담이라고 생각해 웃음)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된다. 민중은 개·돼지다, 이런 멘트가 나온 영화가 있었는데….”

    - <내부자들>이다.

    “아, 그래 <내부자들>….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

    - 그게 무슨 말이냐?(참석자들의 얼굴이 굳어지기 시작)

    “개·돼지로 보고 먹고살게만 해주면 된다고.”

    - 지금 말하는 민중이 누구냐?

    “99%지.”

    - 1% 대 99% 할 때 그 99%?

    “그렇다.”

    - 기획관은 어디 속한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1%가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어차피 다 평등할 수는 없기 때문에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는 게 무슨 뜻인가?

    “신분이 정해져 있으면 좋겠다는 거다. 미국을 보면 흑인이나 히스패닉, 이런 애들은 정치니 뭐니 이런 높은 데 올라가려고 하지도 않는다. 대신 상·하원… 위에 있는 사람들이 걔들까지 먹고살 수 있게 해주면 되는 거다.”

    - 기획관 자녀도 비정규직이 돼서 99%로 살 수 있다. 그게 남의 일 같나?

    (정확한 답은 들리지 않았으나 아니다, 그럴 리 없다는 취지로 대답)

    - 기획관은 구의역에서 컵라면도 못 먹고 죽은 아이가 가슴 아프지도 않은가. 사회가 안 변하면 내 자식도 그렇게 될 수 있는 거다. 그게 내 자식이라고 생각해 봐라.

    “그게 어떻게 내 자식처럼 생각되나. 그게 자기 자식 일처럼 생각이 되나.”

    - 우리는 내 자식처럼 가슴이 아프다.

    “그렇게 말하는 건 위선이다.”

    - 지금 말한 게 진짜 본인 소신인가?

    “내 생각이 그렇다는 거다.”

    - 이 나라 교육부에 이런 생각을 가진 공무원이 이렇게 높은 자리에 있다니…. 그래도 이 정부가 겉으로라도 사회적 간극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줄 알았다.

    “아이고… 출발선상이 다른데 그게 어떻게 같아지나. 현실이라는 게 있는데….”

    경향신문 기자들은 더 이상 대화를 할 수 없다고 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뒤따라온 교육부 대변인과 과장이 “해명이라도 들어보시라”고 만류, 다시 돌아가 앉았다. 이때부터는 휴대폰 녹음기능을 틀고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나 기획관은 “공무원으로서가 아니라 개인적인 생각을 편하게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 조금전 발언 실언이냐, 본인 생각이냐.

    “(휴대폰을 가리키며) 일단 그거 꺼라.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린 것도 있고. 내 생각은 미국은 신분사회가 이렇게 돼 있는데, 이런 사회가 되는 것도 괜찮지 않겠는가… 이런 얘길 한 것이다. ‘네 애가 구의역 사고당한 애처럼 그렇게 될지 모르는데’ 하셨는데, 나도 그런 사회 싫다. 그런 사회 싫은데, 그런 애가 안 생기기 위해서라도 상하 간의 격차는 어쩔 수 없고… 상과 하 간의 격차가 어느 정도 존재하는 사회가 어찌 보면 합리적인 사회가 아니냐 그렇게 얘기한 것이다.”

    - 사회안전망을 만든다는 것과 민중을 개·돼지로 보고 먹이를 주겠다는 것은 다르지 않은가.

    “이 사회가 그래도 나아지려면 어느 정도 인정하는 게 있어야 할 거 아니냐라고 얘기한 거다.”

    - 정식으로 해명할 기회를 주겠다. 다시 말해 봐라.

    “공식적인 질문이면… 그거 끄고 하자.”

    - 본인의 생각이 떳떳하면 왜 말을 못하는가. 개인 생각과 공무원으로서의 생각이 다른가.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는데… 지금은 말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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