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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소행성: 적인가 친구인가'



책/학술

    신간 '소행성: 적인가 친구인가'

    우주로부터 오는 위험과 기회를 바라보는 방식

     

    신간 '소행성 적인가 친구인가'는 소행성의 위협과 그 위협을 극복할 수 있는 인류의 기술들, 그리고 소행성이 인류에 가져올 새로운 기회를 꼼꼼하게 담은 과학 다큐멘터리 같은 책이다. 또 이런 기술들을 바탕으로 인류가 어떻게 미래에 우주로 나아갈 수 있는지, 왜 인류의 미래는 저 우주에 있는지에 대한 흥미진진한 서사를 담고 있다. 이 책은 소행성 전문가인 독일 저자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의의 해박한 지식과 깊이 있고 날카로운 통찰력을 바탕으로 우주로부터 오는 위험과 기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고, 우리 인류를 소행성으로, 우주로, 그리고 미래로 항해하도록 돕는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다. Part 1 ‘태양계와 우주’에서는 천문학의 역사 속에서 인류가 소행성을 어떻게 알게 됐고, 또 소행성의 위협을 언제부터 인식하게 됐는지부터 시작한다. 6500만 년 전 공룡의 멸종 원인을 소행성 충돌로 보고 지구 지층 속에서 그 증거를 찾는가 하면, 우주로부터 오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들을 살펴보면서 우주적 시각에서 지구라는 행성이 결코 안전한 곳이 아니라고 경고한다.

    Part 2 ‘소행성과 지구’에서는 소행성 충돌이라는 위협을 객관적으로 살펴보고, 이를 대비할 수 있는 현실적 방법을 모색한다. 이 책의 저자는 할리우드 재난 영화처럼 소행성을 파괴하는 것은 소행성 충돌을 막는 현실적인 방법이 아니라고 지적하며, 어떻게 하면 소행성과의 충돌을 막을 수 있는지 인류가 현재 가지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기술들을 통해 설명한다. 저자는 사이언스 픽션에나 등장할 법한 기술들, 즉 ‘태양 범선’, ‘카이네틱 임팩트’, ‘이온 엔진’, ‘우주 엘리베이터’ 등이 더 이상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기술이 아니라 실존하는 기술이며, 이런 최신 과학기술들은 소행성의 위협을 막을 뿐 아니라 인류가 소행성을 이용하여 우주개발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강조한다.

    Part 3 ‘인간과 미래’에서는 소행성 충돌의 위험을 극복한 인류가 어떻게 더 먼 우주로 나아갈 수 있을지 내다본다. 우주에서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우주 방사선이라는 현실적 문제들을 짚어보고, 인간에게는 너무나 드넓은 우주를 어떻게 이동할 수 있을지 미래 기술들을 예측한다. 과연 인류는 지구 밖 우주에서도 살아갈 수 있을까?

    이 책은 물리학, 천문학 등 탄탄한 과학적 지식과 현대 우주과학의 최신 이슈를 바탕으로 지구와 소행성에서 시작해 광활한 우주로 삶의 영역을 넓힌 미래 인류의 이야기까지 흥미롭게 확장시킨다.

    1908년 6월 30일, 작은 소행성 하나가 지구와 충돌했다. 이 충돌로 시베리아 한가운데에는 웬만한 대도시 크기의 지역이 초토화됐다. ‘퉁구스카 대폭발’로 알려진 이 사건은 당시 피해 지역이 인구밀집 지역이 아니었고, 지금과 같이 통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기였기에 큰 이슈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날 이와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난다면 엄청난 재앙으로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킬 것이 자명하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23개국에서는 이 퉁구스카 대폭발 사건을 통해 소행성의 위협을 모두에게 알리기 위해 매년 6월 30일을 ‘소행성의 날(Asteroid Day)’로 정하기도 했다.

    퉁구스카? 1908년이라면 벌써 100년도 넘은 이야기 아닌가? 그러나 지구와 소행성의 충돌은 과거 혹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지금 당장이라도 일어날 수 있는 현실이다. 실제로 지난 2013년 2월 15일 러시아의 첼랴빈스크에서 있었던 소행성 충돌은 지구인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전 세계의 많은 이들이 소행성이 떨어지는 장면을 영상으로 생생하게 목격했기 때문이다. 이날 아침 첼랴빈스크에 떨어진 소행성은 지름 17미터, 질량 1만 톤가량으로 추정되는 작은 크기의 소행성이었다. 하지만 이 작은 소행성이 지구 대기에 돌입해 지상으로부터 15~20킬로미터 상공에서 공중 폭발했을 때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소행성이 폭발하면서 내뿜은 폭발력은 500킬로톤으로 자그마치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20~30배에 달하는 것이었다. 다행히 큰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이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지구가 선택받은 안전한 행성이 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물론 많은 과학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소행성과의 충돌을 막기 위한 방법을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다. 이를테면 가장 기본적인 소행성 감시부터, 충돌 가능성이 높은 소행성의 궤도를 변경하는 ‘태양 범선’, ‘카이네틱 임팩트’, ‘이온 엔진’ 등이 그런 것들이다. 중요한 점은 이런 연구들이 단지 소행성 충돌을 막는 데만 쓰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행성 충돌을 막는 방법은 결국 인류의 소행성 개발과 우주 진출에 도움이 되는 기술이기도 하다.

    실제로 소행성은 지구에서 구하기 힘든 희귀한 자원들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런 자원들은 인류의 우주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 이미 알다시피 지구에서 우주로 자원을 보급하려면 엄청난 비용과 노력, 그리고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주에서 필요한 자원을 우주에서 바로 공급받을 수 있다면 어떨까? 아마도 소행성을 우리의 목적에 맞게 활용할 수만 있다면 인류의 우주 진출은 훨씬 앞당겨질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소행성은 결코 인류를 위협하기만 하는 존재는 아니다. 오히려 인류가 태양계를 탐험하고 더 먼 우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존재에 가깝다.

    과연 소행성은 인류의 적일까, 친구일까? 소행성 충돌이라는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 책은 소행성에 대한 거의 모든 것과 함께 소행성으로 인해 변하게 될 우리의 미래를 조망할 수 있게 한다. 미래 인류가 소행성 충돌의 위협을 극복하고 소행성을 발판 삼아 태양계 너머 먼 우주를 탐험할 수 있을지 이 책을 통해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10만 킬로미터가 넘는 길이의 케이블로 지구와 우주를 연결시키고 엘리베이터를 운행한다? 아직은 사이언스 픽션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로 들리지만 이 ‘우주 엘리베이터’가 생기면 인류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우주여행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지금까지 사이언스 픽션으로만 알던 모든 상상이 현실이 될 것이다. 커다란 우주정거장을 건설하고, 소행성의 원료를 지구로 실어올 수 있으며, 우주선을 타고 다른 행성들로 날아가고, 우주에 태양 발전소를 건설하여 우리의 에너지 필요량을 충족시키게 된다. 우주나 달에 커다란 천문대를 건설하여 최신의 학문적 인식을 얻는 것도 가능해질 테고, 오늘날에는 상상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성능 좋은 우주 엘리베이터를 만들게 된다면, 우주에서의 모든 계획들을 훨씬 쉽고 저렴하게 실행할 수 있게 된다.

    과연 인류는 우주 엘리베이터라는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까? 우주 엘리베이터는 인류의 보편적 우주 시대를 열어줄 열쇠가 될 수 있을까? 언젠가 아서 C. 클라크는 우주 엘리베이터가 실현되기까지 얼마나 걸릴 것 같냐고 누군가가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그에 대해 코웃음을 그치고 나서 10년쯤 뒤에 실현될 것”이라고. 실제로 현실에서 인류는 이런 프로젝트의 실행을 목전에 두고 있다. 불과 몇 년 후에는 실제로 우주 엘리베이터를 제작하는 데 부족한 것은 단지 우주 엘리베이터를 만들려는 의지(그리고 필요한 지원금)뿐일 것이다. 이 책은 한 과학자의 상상에서 출발한 우주 엘리베이터라는 기술이 현재 어느 정도까지 진보를 이루었는지 해박한 과학 이론을 기반으로 꼼꼼하게 점검해주는 한편, 앞으로 어떤 기술이 가까운 미래에 이 멋진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줄지 펼쳐 보이고 있다.

    소행성 충돌이라는 화두에서 시작한 이 책은 이처럼 듣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현대 우주과학의 최전선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저자는 소행성을 막을 기술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태양 범선’과 ‘이온 엔진’처럼 현재 이미 가지고 있는 기술이나, ‘소행성 개발’과 같이 추진하고 있는 일들, 그리고 ‘우주 엘리베이터’와 같이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기술들에 대해 조망하며 마치 우주 한 바퀴를 돌아보고 온 것 같은 흐뭇함을 선사해준다. 이와 함께 ‘핵 펄스 추진’, ‘제너레이션 우주선’, ‘워프 항법’, ‘다이슨 구’까지 더 먼 우주를 항해할 인류를 위한 미래 과학기술의 발전 방향까지 흥미롭게 전망한다. 사이언스 픽션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들이 더 이상 상상 속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 그것은 언제나 흥미진진하고 가슴 뛰는 일이 아니겠는가.

    원자 폭발로 추진되는 우주선을 타고 다른 항성계로 비행하는 이야기, 우주 엘리베이터를 타고 거대 우주 정거장을 지나 달나라를 여행하는 이야기, 소행성 광산에서 채굴한 원료로 달과 화성에 인류의 새로운 거주기지를 건설하는 이야기, 태양계를 넘어 다른 항성계로 여행하는 이야기……. 사이언스 픽션에서나 들어봤음 직한 이야기들이다. 어쩌면 이와 같은 일들이 현실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 '소행성 적인가 친구인가'를 본다면 이런 이야기들은 머지않은 미래에 현실이 될 것이라고 생각을 바꿀지도 모른다.

    책 속으로

    오늘날 우리는 소행성이나 혜성과 충돌하는 것이 태양계에서는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1898년 최초로 근지구 소행성을 발견한 이래, 천문학자들은 화성궤도와 금성궤도 사이에서 1만 개가 넘는 크고 작은 암석 덩어리들을 발견했다. 이들은 언제든 지구의 궤도와 교차할 수 있다. 커다란 행성에 근접하면 작은 천체들의 궤도가 변하고, 언제 일어나든 충돌이라는 재앙은 찾아오게 되어 있다. (중략) 태양계에는 충돌이 많이 일어난다. 지구는 많은 표적 중 하나일 뿐이다. 우리는 지질학적 연구를 통해 과거에 지구가 우주에서 연신 날아오는 암석 덩어리와 충돌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첼랴빈스크의 운석과 같은 사건들은 이런 충돌이 여전히 일어나고 있음을 입증한다. 천문학적 인식에 따르면 인류는 미래에도 소행성 충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런 일이 단지 창문 몇 장 깨지는 결과로 끝나면 기뻐해야 할 것이다. 우주에서 일어나는 충돌은 그보다 훨씬 더 불쾌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본문 36~37쪽 중에서)

    ‘소행성이 얼마나 자주 지구와 충돌해왔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지구만 관찰하는 것으로는 얻기 힘들다. 지구에서는 세월이 흐르면서 비바람이 크레이터의 흔적을 지워버리기 때문이다. 물론 그밖의 원인에 의해서도 지표면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대륙들은 천천히 이동하고 서로 충돌하기도 한다. 전에는 해저에 있었던 지각이 산맥으로 솟아오르기도 하고, 다시금 지구 내부로 사라졌다가 그곳에서 암석이 녹아 다른 곳에서 용암이 되어서는 지표면으로 흘러나와 새로운 땅을 이루기도 한다. 이렇게 몇억 년이 흐르고 나면 지구상의 크레이터는 더 이상 알아볼 수가 없다. 다행히 우리에겐 가까운 이웃, 달이 있다. 달은 너무 작고 빨리 식어버리는 바람에 판구조 활동이 진행되지 못했다. 달 표면은 생긴 그대로 변함없이 유지된다. 그리하여 세월이 흐르면서 얻은 거의 모든 크레이터를 지금도 볼 수 있다. 또한 달에는 대기도 없기 때문에 크레이터를 침식시키는 비바람도 역시 없다. 뿐만 아니라 지구와 달리 달에는 작은 소행성들에게 브레이크를 걸어 파괴시키는 대기막도 없으므로, 아무리 작은 소행성이라도 거침없이 달 표면에 충돌하여 작은 크레이터를 남길 수 있다. 따라서 달의 크레이터를 가만히 세어보면, 우리가 위치한 태양계의 소행성 활동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본문 49~50쪽 중에서)

    우리는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수 있음을 늘 의식해야 한다. 이 책의 이야기는 지구와 충돌할 뻔한 소행성으로부터 시작했다. 이런 종류의 자연 재앙은 지구를 완전히 바꾸어놓고, 지구상의 생명을 싹쓸이해버릴 수 있다. 소행성만이 아니라, 우리 인간도 그럴 수 있다. 우리 역시 지구를 바꾸어버릴 수 있는 자연의 위력을 행사할 수 있다.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말이다. 우리가 조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지구 쪽으로 돌진하는 커다란 소행성처럼 우리의 문명을 철저히 파괴해버릴 수도 있다.
    반면 우리가 노력한다면, 우리는 소행성이 초래할 재앙을 막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소행성을 활용하여 지구를 변화시키고, 우리 스스로를 넘어설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사는 동안 내내 지표면에만 머물렀다. 모든 사람이 이곳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살았다. 소수의 탐험가들만이 잠시 지구를 떠나는 경험을 했다. 지구는 좋은 곳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더 좋은 곳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우리는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인류가 장기적으로 생존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할 것이다. 인류의 미래는 별에 있다. (본문 275~276쪽 중에서)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 지음/유영미 옮김/갈매나무/288쪽/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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