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사진=플리커/자료사진)
영국의 EU 탈퇴가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브렉시트 투표 공약으로 정권을 잡은 데이비드 캐머런(51세) 총리가 누구인지 또 그의 정치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66년생으로 40대 때인 2010년 총리에 오르고, 2015년 선거에서 또 보수당의 승리를 이끌어 연임중인 캐머런.
그는 명문 중의 명문이라는 이튼 스쿨과 옥스포드 대학을 졸업한 중상위 계층의 엘리트 출신이다. 젊은 시절 보수당원이 돼 1992년 재무부 장관 보좌관을 시작으로 내부부 장관 보좌관을 거쳐 2001년 하원 의원이 됐다.
그리고 보수당 부대표를 거쳐 2005년 대표에 오른뒤 여세를 몰아 2010년에 영국 총리가 됐다.
2015년 총선을 앞두고 캐머런은 브렉시트 카드를 꺼내들었다.
1975년 영국이 유럽경제공동체 가입 당시 국민투표를 했던 것처럼 40년 만에 비슷한 선택을 한 것이다.
경기침체와 이민자에 대한 반감, 브뤼셀에 있는 정치권력과 사법기관에 대한 소외감과 분노 등이 뒤섞여 "잊혀진 영국의 지배력과 권한을 되찾자"는 수십년된 감정이 폭발하자 선거공약으로 "2016년 6월 23일 EU 탈퇴여부를 국민투표로 결정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시 보수당내 의견을 도출하고 갈등을 봉합하는데 쉬워보이는 편의주의를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내 유럽통합에 반대하는 세력과 도저히 접점을 찾지 못하고 그들에게 너무 시달리다 보니 덜컥 유럽연합의 일원으로 계속 남아있을를 국민에게 묻겠다는 약속을 해버렸다는 것이다.
캐머런이 브렉시트 반대 캠페인을 벌였으나 국민투표를 통해 EU 탈퇴가 확정됨에 따라 영국내 정치 사회적 혼란은 물론 캐머런 역시 국론을 분열시킨 책임론에 휩싸일 전망이다.
보수당 내 브렉시트 찬성파들이 앞으로 캐머런 총리가 수행하는 업무마다 반대할 가능성이 높은은데다 브렉시트 찬반 캠페인을 지켜본 국민들 스스로 EU잔류 여부를 떠나 정치인들의 공방에 많은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캐나다의 한 시사주간지는 캐머런 총리를 '브렉시트 최대 루저'라고 표현하며, 만약 영국이 EU에 잔류하거나 탈퇴하는 어느 쪽의 상황에서도 캐머런 총리의 이기적인 정치적 동기에 의해 한 나라의 운명이 결정된 꼴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캐머런 총리 자신이 놓은 덫에 스스로 걸렸다면서 일시적 정치 이슈가 영국의 다음 세대와 전 세계에 미칠 파급력이 크다면 위험이 낮은 방법을 캐머런 총리가 선택했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칼럼니스트 마틴 울프는 이번 국민투표를 실시한 캐머런 총리를 두고 "내 인생에 있어 영국 정부의 가장 무책임한 행보는 이번 국민투표"라며 "투표 결과는 완전한 파괴뿐 일 것"이라고 일축했다.
영국 일간 선데이타임스는 캐머런의 첫 번째로 캐머런의 국민투표를 공약을 꼽았다.
이번처럼 정부가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올 수 있는 투표를 큰 위험을 무릅쓰고 추진할 필요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신문은 잔류할 것이라고 쉽게 점쳤던 캐머런의 안일함이 문제라며 2014년 스코틀랜드의 독립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와 같은 위기를 영국에서 또다시 재현했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집권 보수당 소속 의원 84명이 캐머런 총리에게 투표 결과에 상관없이 총리직을 유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캐머런도 결과에 상관없이 총리직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캐머런이 총리직을 유지할지 말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그가 집권을 위해 던진 '브렉시트' 승부수(?)가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으며 대격변을 불러올 것이라는 것. 또 한때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리며 세계를 호령했던 영국을 되돌아 보게 하는 계기가 된 것 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