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에 취항 중인 항공사 소속 조종사의 95%가 동남권 신공항 입지로 밀양보다 가덕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발전시민재단이 여론조사기관 ㈜포커스컴퍼니에 의뢰해 '공항 입지에 대한 조종사 인식조사'를 시행한 결과, 항공기 조종사들은 압도적인 다수가 동남권 신공항 입지로 해안 입지인 가덕 후보지를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실제 김해국제공항에 취항하는 항공사 조종사 341명이 참여한 이번 조사에서, 무응답자 7명을 제외한 전체 응답자의 95%인 317명이 신공항의 최적 입지로 가덕도를 꼽았고, 밀양을 선택한 조종사는 겨우 17명(5%)에 그쳤다.
특히 외국계 항공사 조종사와 60세 이상 조종사는 100%, 비행 경력 3000시간 이상 조종사는 98.7%가 가덕도를 선택했다.
지역적 안배나 정치적 고려에서 자유로운 일부 외국인 조종사는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밀양후보지가 "안좋은 선택(Bad Choice)"이라고 기재하는 등 산악지형으로 둘러싸인 공항 입지에 대해서 부정적 인식이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공항 입지 결정 시 주요 고려 사항으로는 안전성(76%)을 꼽은 대답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이어 24시간 운영가능성(15%), 접근성(5%), 기상영향(4%) 순으로 답했다.
안전성이라는 응답은 외국항공 조종사(90%)와 60대 이상(100%), 5000시간 이상의 기장급 비행 경력자(83%)에서 높게 나타났다.
이는 공항의 주된 이용자이자 항공 전문가인 조종사들이 비행 안전성을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공항은 기본적으로 안전하고 24시간 자유롭게 이착륙이 가능한 곳을 선호하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한편, 다른 공항과 비교해 김해공항의 안전성 평가는 위험(72.7%), 보통(17.3%), 양호(10%) 순으로 김해공항이 위험하다는 인식이 매우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공항의 안전 위협 요인으로는 북측 장애물(동대산, 신어산 등)이 80.8%, 안개와 풍향 등 기상상황 9.4%, 항행안전시설 부족 5.6%, 군용항공기 3.2% 등이었다.
비행 경험이 많은 기장급(85%) 조종사가 부기장급(79%)보다 공항 인근 장애물에 대한 위험 인식이 더 높았는데, 이는 2002년 중국 민항기 돗대산 추돌사고의 경험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5월 23일부터 29일까지 설문지 500부를 배포해 미회수된 설문지 159부를 제외한 341명의 설문지를 분석해 이뤄졌으며, 오차한계는 95%, 신뢰수준은 ±5.3%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