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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러시아

    [영상] 죽은 친구를 위한 침팬지의 우정

    식물 줄기로 이 닦아주고, 옆에서 사체 지켜

    가까운 친구를 잃었을 때의 슬픔과 상실감은 인간이나 침팬지나 똑같다.

    BBC는 18일(현지시간) 침팬지들의 우정에 대한 섬세하고 유익한 영상을 독점 공개했다.

    잠비아 쿠퍼벨트 지역의 침팬지 보호구역. 울타리 너머 울창한 숲에 침팬지 한 마리가 미동도 없이 누워 있다. 촬영팀이 이 장면을 찍고 있는데, 한 무리의 침팬지들이 누워 있는 침팬지를 발견하고 조용히 에워쌌다.

    뭔가 잘못 됐다는 것을 직감한 침팬지들은 먹이가 제공되는 시간이었음에도 이 침팬지 주위에 20여 분간 머물렀다. 몸을 부드럽게 만지고, 코를 들이대고 몸 냄새를 맡았다.

    이날 죽은 채로 발견된 침팬지의 이름은 9살 토머스. 사인은 바이러스성 박테리아 감염이었다.

    사교적인 성격의 토머스는 이 곳에서 43마리의 침팬지와 함께 살았다. 대부분이 야생동물 불법거래 당시 탈출해 여기서 새 삶을 함께 꾸렸기 때문에 서로 유대감이 끈끈했다.

    5살 때 엄마를 잃은 토머스는 특히 나이 많은 암컷 판과 특별한 우정을 쌓았다. "판이 토마스를 입양했어요. 침팬지 사회에서는 아주 드문일이죠. 덕분에 둘은 자주 시간을 함께 보냈어요." (영장류학자 에드윈 반 리우웬)

    토머스의 사체가 발견됐을 때 판은 토머스를 보기 위해 세 번이나 다시 돌아왔고, 상처라도 날세라 토머스의 몸을 부드럽게 감쌌다. "판의 그런 행동은 주목할 만해요. 판이 무리의 우두머리 수컷이 아니었으니까요." (에드윈 반 리우웬)

    또다른 챔팬지 노엘의 행동도 눈여겨 볼 만하다. 노엘은 토머스의 사체를 본 후 슬픈 표정을 짓더니 손을 자기 입에 갖다댔다. 이후 옆에 있던 풀나무의 줄기를 꺾어 토머스의 이를 깨끗이 손질해줬다.

    "노엘의 행동은 매우 재밌어요. 침팬지 사회에서 신체적으로 친밀한 행동은 거의 일어나지 않으니까요. 마침 먹이가 나오는 시간이었지만 노엘은 자기 배를 채우기 보다는 토머스의 마지막 가는 길을 챙겨주고 싶어했어요." (에드윈 반 리우웬)

    에드윈 반 리우웬은 BBC와 인터뷰에서 "인간이 남보다 친한 친구의 죽음에 더 많이 영향받는 것처럼 침팬지 역시 가까운 친구를 잃었을 때 연민과 동정심에서 우러나는 행동이 일어나기 쉽다"고 했다.
    사진=BBC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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